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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산악회 2024년 3월 산행 결과
- 대만 북부 명산/해안 트레킹 -
7. 탐방 일정 및 낙수 : 그 셋째 날
7-7. 3월 8일 (금) 타이베이, 야류 : 흐림, 양명산국가공원 : 흐리고 바람
Aloft Hotel, Beitou(09:05) → 버스 → 야류지질공원 주차장(10:21) → 야류지질공원안내센터(10:30) → Queen’s Head II(10:38) → 단체인증사진(10:41) → Queen’s Head 뒷모습(11:13) → 풍물시장(11:26) → 야류지질공원안내센터(10:30) → 女王小吃店(중식, 11:35~12:15) → 7-11(12:18) [야류지질공원 트레일 거리 약 1.6km, 1시간, 중식 40분]
야류지질공원 주차장 출발(12:26) → 버스 → 칠성산 소유갱주차장입구 도착(13:08) 小油坑 주차장(13:13) → 칠성산 들머리(13:22) → 七星山 小油坑步道觀景臺(13:50) → 觀景平臺2(14:08) → 地殼變動基準點(14:15) → 七星山 主峯(1,129m,14:32~15:10) → 七星山 東峯(15:30) → 七星山 登山口觀景臺(16:08) → 陽明山 冷水坑第1停車場(16:33) → 菁山懸垂橋(16:58) → 擊天崗草原 안내판(17:21) → 웨딩 촬영지(17:31) → 嶺頭喦土地公廟(17:35) → 菁山懸垂橋(17:55) → 冷水坑第1停車場 冷水坑第1停車場(18:02) [七星山 & 擊天崗 트레일 산행거리 약 7.5km, 산행시간 3시간 22분, 휴식시간 1시간 26분]
冷水坑第1停車場 출발(18:15) → 韓國燒肉吃到飽(Korean BBQ) 韓時代 석식(19:07)∽20:35) → 식당 출발(20:40) → 베이터우 Aloft Hotel 도착(21:04)
7-8. 3월 8일 야류지질공원 및 칠성산 & 격천강 트레일 낙수
어제 저녁부터 숙박키로 한 베이터우구의 19층짜리 Aloft 호텔/정해진 자기 방으로 가려면 룸키로 승강기에 room 체크를 하여야 해당층으로 이동되고 또 내릴 수 있었으니 이미 알고 싶지도 않던 디지털 기기에 뭘 잘 모르는지 룸키를 여기저기 대보기도 하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그냥 바로 닫히기도 하니 급히 뛰어 내리느라 몸만 내리고 캐리어는 엘리베이터 안에 두고 내리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니 우리도 해당 층에서 내리지 못하여 19 층까지 갔다오기도 하며 한참을 웃었다. 엘리베이터에 남은 캐리어를 배달해 드리기도 하였고....
오늘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오전에 야류지질공원을 편안하게 완보로 산책을 함으로써 비오는 전날의 강행군의 무리를 풀고자 하였다. 점심을 먹고나서 오후에 이번 산행 여정중 가장 어려운 칠성산에 도전키로 하였다. 그리고 이 호텔에서 1박을 더하고 익일 오전중에 고궁박물관을 들러 옛 중국의 문화 역사를 쉬업쉬엄 살펴보기로 하였으니 오늘 산행은 간단한 배낭과 음료 및 간식이면 해결될 것이라 하였다. 아침 일찍 호텔 3층 식당에서 양식으로 식사를 하고 나온 후, 이연식님은 일정 이해를 못하였는지 현관으로 캐리어까지 들고 나오셨다. 다시 룸에 들어갔다 나오느라 09시 출발이 약간 늦어졌으나(?) 마지막으로 호텔문을 나서며 엊저녁에 이은 해프닝에 해맑게 웃는 모습이 모두를 즐겁게 하여주었다.
호텔을 출발한 버스는 1번 고속국도를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지룽시 치두구 인근으로 62번 국도를 따라 북측으로 방향을 틀어 北部濱海公路 2번 국도의 북해 해안을 따라 가다 보면 신베이시 만리구 야류지질공원 입구에 다다른다.
타이베이 분지의 북쪽에 있는 양명산국가공원은 다툰산(大屯山) 화산군과 치싱산(七星山) 화산군이 있어 독특한 화산 경관을 보여주고 있는데 지금 가려하는 野柳地質公園은 말로는 다툰산의 지맥이 바다로 뻗어져 나와 형성된 반도중 하나라 한다. 지각의 단층 작용과 조산 운동 등으로 만들어진 이 조그마한 반도는 오랜 세월동안의 계절의 변화에 이어지는 강력한 태풍이나 바람에 의한 풍식과 함께 이어지는 파도의 침식 작용등으로 독특한 자연 경관을 만들어냈다. 암석의 윗부분은 단단하고 아랫부분은 연약해 오랜 세월동안 차별 침식을 받아서 대부분의 모양 바위들이 형성되었으며 이러한 모양이 만들어지는데 4,000여년의 시간이 걸리고, 1년에 0.2~ 0.5cm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여왕머리 바위’는 야류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이며, ‘귀여운 공주바위’는 포니테일을 한 듯한 모양이다. 낙타바위, 사랑바위, 용 머리바위, 킹콩 바위, 선녀 신발바위. 땅콩바위, 이십사효 바위, 진주와 보석 바위 등 암석들이 예류지질공원의 중요한 형태의 바위들이며 자연 생태 보전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주차장에 도착한 일행은 야류지질공원 안내센터에 모여 가이드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서 한시간이 지난 11:30까지 다시 원점 회귀하기로 하였다. 들어가는 우측 건너편에는 낙타모양의 바위, 萬里駱駝峰이 보인다. 하기사 모양에 따라 이름을 붙인 것이니 그럴듯하다. 조금 가니 야류공원의 랜드마크인 여왕두 바위는 앞으로의 풍화 침식에 무너질 것을 대비하여 그 모양을 본뜬 모조품 바위 모양을 만들어 놓았다. 10여분을 더 걸어들어가니 태평양 바다의 맹렬한 파도가 포말을 만들면서 야류반도 해변을 맹렬히 들이치고 있었다. 주로 이 바닷물에 의한 해식 작용이 이 지역 여러 모양의 바위를 만들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다양한 모양의 버섯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 스머프 마을인 듯하였다. 들어가는 길 좌측 1구역 입구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전에 후딱 단체사진을 한컷 하였다. 먼저 와본 일행들도 있으리라 보이지만 그래도 오면 신기하고 같이 오니 더 즐겁지 아니할까?
사랑바위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안쪽 2구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저멀리 삐쭉 튀어나온 바위가 보이니 이를 목표로 가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머린 버드‘라나? 가다보니 조그마한 해식 씽크홀도 보이고 화석인 듯한 바위도 나타나고 황금 표범모양의 바위도.... 바위마다 나름의 이름을 붙일 수 있으리라! 이름모를 조그만 의자모양의 바위를 주변의 구멍바위들이 널따랗게 둘러싸는 모양안에서 성환 형님의 독사진을 찰칵하니 뒤따르던 강계중님, 이어서 곽총무님, 또다시 이연식님, 김종운님까지 찍으려 하는데 계춘님이 헐레벌떡 뛰어오며 ’나도나도’ 함에 결국 차례차례 찰칵하는 편안한 즐거움이 되었다. 머린 버드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 Queen’s Bookstore 앞을 지나 여왕두 바위쪽으로 가서 접근금지 표시 빨간 선 뒤에서 바다를 바라다 보았다. 들이치는 파도가 매우 힘차다. 대만에 태풍이 불어 올때마다 들이치는 어마어마한 파도의 모습은 생각하기 어려울 듯하다. 그 안에는 고래인 듯 아닌 듯, 또 코끼리인 듯 아닌 듯 요상한 모양의 까만 바위들이 들이치는 파도를 맨몸으로 맞으며 숨어 있다. 여왕두바위엔 접근 금지로 인식하여야겠다. 그 앞에서 한컷 사진을 찍기 위해 50여m 늘어서 있다. 같이 서기는 시간이 부족하니 옆에서, 뒤에서 살짝 한컷씩 하고 돌아설 수 밖에....
시간이 다 되어 가는 모양새다. 출구를 통하여 시장 상가를 거쳐 원점으로 돌아오니 딱 한시간이 걸렸다. 이제 점심을 든든히 먹고는 메인 이벤트로 가야한다. 주차장에서 잠시 걸어 중식장소로 이동하였다. ’女王餐廳(女王小吃店)’ 여왕두 머리바위때문인지 식당 이름에 여왕이 붙었다. 가재찜 1마리, 이름모를 생선찜, 전복찜 6개, 새우찜, 오징어두루치기(?)등의 요리와 된장국에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오후엔 칠성산 등반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주류는 자제를 하기로 하였지만 그래도 서운하지 않게끔 맥주 6병을 시켜 파이팅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빠른 시간에 식사를 마치고 7-11에 들러 칠성산 등반에 필요불가결한 간식류와 청주 2병, 금문주1병을 사서 야류지질공원 주차장을 출발하였다. 이때가 12시 26분이었다.
버스로 40여분 가량 걸려서 칠성산 소유갱 정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는 길은 해발 0m인 야류 해안가에서 진산구를 거쳐 구불구불한 산길을 돌아 양명산국가공원에 오는 길인데 아열대 지방인지 길가에 야생 원숭이들도 돌아다니는 움직임도 있었으며 해발 고도가 500 여m이상으로 점차 올라가면서는 길가에 화사하게 핀 복사꽃과 벚꽃도 간혹 보이기도 하여 반가운 마음이다.
소유갱 관광객센터는 해발 830m 정도이니 우선 이곳에서 복장들을 점검하고 출발에 앞서 舊 火口 앞에서 단체 인증사진을 한 장 하였다. 칠성산은 활화산이다. 화구쪽으로 이동하니 여기저기서 유황개스들이 분출하고 있었으며 바람이 사방으로 불어서 가스가 비산하고 있었다. 한곳에서는 물이 뽀글뽀글 끓으며 솟아오르고 있었다. 계란을 삶을 수 있을 정도로.....
출발하기 전에 어제의 경험상 가능하면 오늘은 다 같이 끌고 밀고 함께 올라갑시다 하였다. 그러나 그게 뭔말인가하면서 몇몇 일행이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차츰차츰 선두와 후미는 벌어지고 있었다. 중간쯤 서서 조율을 하고자 하였으나 올라간 사람은 내려오고자 하진 않는 것이고 후미는 발걸음 걸음마다 스스로의 걷는 습관이 있으니 경사는 가파르고 힘은 드니 격차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이젠 포기할 수 밖에....
여기 사람들은 거리개념을 출발점에서부터의 거리를 표기하지 않고 종착점에서부터 얼마 남았는지를 표기하나보다. 칠성산 주봉이 1.6km, 현재위치 0.2km, 소유갱 0km로 표기하였으니 200m가면 칠성산 주봉 1.6km, 현재위치 0.4km, 소유갱 0km로 표기되었다. 그러하니 칠성산 주봉까지의 거리가 줄어드는 맛이 있어야하나 항상 1.6km이니 처음엔 무척이나 낯설었다.
식생은 들머리서부터 키큰 대나무로 보이더니 올라갈수록 키작은 초목들이 우세해져 초령고도 고개에 있다는 갈대같은 망초들이 산사면과 등산로 곳곳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고 있었다. 사람키와 비슷한 이들 초목사이를 바람을 맞으며 걸어가는 모습은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그리고 군데군데 뿌연 연기와 함께 역한 냄새도 풍기고 있는 분기공도 우리에게는 매우 이색적이었다.
한참을 올라가니 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바람은 여전히 세게 불고 있었으나 같이 올라가고 있는 김계춘님과 각각 기념 독사진 한 장씩을 찍었다. 여기가 칠성산 소유갱보도관경대(七星山 小油坑步道觀景臺)이다. 많이 올라온 것 같은데 겨우 30분을 올라온 셈이다. 다시 일다경을 올라가 빽빽한 대나무 숲에 들어서니 그렇게나 세게 불던 바람이 잦아든다. 따뜻한 느낌이다. 대나무 숲을 벗어나니 바로 제2觀景臺가 놓여 있고 여기에 올라서니 손에 닿을 듯 칠성산 주봉이 눈앞에 놓인다. 희미하게나마 주봉의 나무팻말이 보이는 양 뭔가가 삐죽 솟아있다. 또 먼저 간 신홍준님이 청주 한잔하는 모습도 보이는 듯 상상하여 본다. 나랑 같이 움직였으면 나도 한잔 했을텐데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잠시 쉬었다. 여전히 그 움직임이 궁금한 후미는 그래도 ‘쉬엄쉬엄 올라 오시겠지‘ 하고 다시 길을 재촉하였다. 주봉으로 올라가는 길 대나무숲 안쪽엔 대만의 經濟部 中央地質調査所가 2020년 07월에 설치한 地殼變動 基準點이 매설되어 있다. 칠성산의 화산활동은 18세기 이후에 분출활동은 없었고 다만 여러곳에서 화산개스의 분출만 있는 상태이나 예측하기 어려운 화산활동을 사전에 감지/위험을 예방코자하는 것이다.
이후부터는 완만한 산길이 계속되다가 막바지 경사길을 오르면 바로 정상으로 이어진다. 정상에 올라서니 시간은 두시반, 소유갱 관광센터를 출발하여 1.6km를 올라오는데 1시간 20분여가 걸렸다. 정상에는 아직은 젊고 기운이 팔팔하여 먼저 등정에 성공한 인사들, 기태석님, 신홍준님, 이연식님, 박덕원님, 고귀종님 그리고 마나님등 6인이 모여서 내가 관경정에서 탐내던 청주 한잔씩을 하고 있었다 주봉 정상에는 거칠 것 없는 바람이 쌩쌩 불어오고 있는 와중에 청주 한잔이 건네진다. 이렇게 맛날수가 없었다. 땀에 젖은 웃옷을 벗으니 한기가 느껴진다. 바로 오리털 내피를 꺼내입고서 주봉 앞에서 인증사진을 한 장씩 찍었다.
세상에 수많은 절경들이 있겠으나 1,100 여m의 칠성산 고지에서 내려다보는 모습, 광활하게 펼쳐진 사람키만한 수없이 많은 갈대(?) 숲과 곳곳의 대나무 그리고 이름모를 수목들 사이사이로 넘나들며 서있는 사람을 날려 버릴듯한 엄청난 기운의 바람, 곳곳의 분기공에서 뿜어져나오는 역한 냄새의 허연 유황가스들이 서로 어우러져 있는 오늘의 칠성산은 그야말로 세상사에 찌들려 꽁했던 마음을 탁 깨뜨려 세상을 다 품을만한 호연지기를 가져다 주는 듯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카메라 줌을 꺼내어 올라오던 길에 만났던 제2관경정을 당겨보았다. 두사람이 서있는 모습에 우리 후미(?)가 아닌가 하였다. 동봉을 당겨보니 한사람이 핸드폰 사진을 주봉쪽으로 찍고 있었다. 산 아래쪽으로는 명암이 뚜렷치 않고 표적이 별로 없어 인식하기 어려웠고 다만 북서방향의 신북구와의 경계선, 주능선상에 레이다 기지인지 여러 구조물이 보이고 있었다. 아마 다툰산 화산군이 아닌가 하였다.
30분 정도 지나자 드디어 후미조의 김성환님이 올라서시며 고귀종님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와! 드디어 성공하셨다! 감격스러웠다. 이어서 강계중님, 곽용완총무, 권병수님 그리고 가이드가 마지막 본인의 임무를 다하며 정상으로 올라섰다. 그 사이사이에는 고귀종님, 기태석님, 김계춘님, 신홍준님이 보이니 언제 깜짝 마중하러 나가셨나 하였다. 감사할 일이다. 서 있는 사람이 휘청할 정도로 세디센 바람이 계속해서 불어대니 올라오는 대로 바로 개인 인증샷을 한컷씩하고는 가이드에게 부탁하여 손을 하늘로 향하여 들고 파이팅하며 단체 인증샷을 한 장 하였다. 이제 오늘의 성공적인 산행을 축하하는 정상주가 남았나 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 칠성산 정상에 서 왔을 것이고 또 그들은 그들의 생에서 수없이 많은 산을 올랐을 것이나 그 정상이라는 것이 그냥 정상이 아니라 사실은 똑바로 사는 것이 '정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척이나 크고 벅찬 감동을 가져다 주었다. 큰 소리로 “내가 왔다” 소리쳐 보았다.
이젠 하산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칠성산 동봉을 거쳐 냉수갱까지 가는 길이다. 경사가 급할 것으로 보이니, 여태까지 잘 쓰지않던 스틱을 꺼내서 조립하고는 동봉을 향하여 걷기 시작하였다. 동봉으로 가는 길은 나지막한 초원 숲길에 사람다닌 길이 마치 두더쥐가 길을 뚫어놓은 양 길게 요리조리 뚫려있었다. 그리 멀지 않은 300m 정도 되는 거리이다. 동봉으로 가는 푸른 초원의 그 오르막 두더지 길속엔 파랑, 연두, 빨강이 줄줄이 꼬불꼬불 움직이고 있었다. 어느새 칠성산 주봉을 먼저 출발한 일행들 모습이다. 뒤늦게 곽총무와 권병수님과 함께 출발한 후미조는 동봉 오름길에서 김성환님을 추월하고 동봉에 도착하였다.
동봉에서의 기념사진을 함께하고선 본격적으로 냉수갱을 향하여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이길은 청석계단길로써 좁고 구불구불한 길의 회전반경이 작을 뿐더러 경사가 급하니 아차하여 자기발에 걸리든가 계단턱에 걸리거나 하면 미끄러져 넘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길이다. 어제처럼 비가 아니오길 다행이다. 스틱을 짚으며 한발한발 조심스레 내디뎠으나 위아래로 또 좌우로 시도 때도 없이 불어오는 세찬 바람은 스틱도 흔들어대고 온 몸을 휘청하게 하였다. 수 많은 계단을 내려오는 과정에서 산을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다리와 발목을 후들거리게 하였고 세차게 부는 칠성산 바람이 몸의 흔들림을 더하여 거드니 저런! 힘들게 내려오는 김성환님은 다리가 풀리면서 한바탕 넘어져 오른 무릎에 멍이 드는 경상을 입으셨다. 큰 부상이 아니었기 다행이었다.
오후 4시가 조금 넘어서 七星山登山口觀景台를 통과하였고 5시가 다 되어서야 마지막 후미 일행이 서로 어깨동무 부축을 하면서 자동차 찻길 바닥을 밟을 수 있었으니 성공적으로 대만의 칠성산 등정에 성공하였다 선언할 수밖에!!! 하지만 하산길이 너무나 힘이 들어 결국은 후미조는 대부분 냉수갱 차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의 일정은 칭티엔강(擎天崗) 초원을 산책하기로 되어있었다. 칭티엔강(擎天崗) 초원은 푸른 하늘과 흰구름이 맞닿은 드넓은 목장에 물소들이 삼삼오오 유유히 거닐고, 맑은 날에는 북쪽으로 대만 북해안의 진산(金山), 남쪽으로는 타이베이시의 스린(士林)까지 내려다 보인다한다. 용암 단구 윗면인 칭티엔강 초원은 동북 계절풍을 맞는 곳에 위치하여 큰 식물이 생장하기 어렵고. 지세가 평탄하고 남방계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어 야생 물소의 주요 방목 지역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한다. 칭티엔강 초원의 주요 경사진 산책로 주변에는 끝없이 펼치지는 은빛 갈대의 물결도 볼 수 있다하며 경사가 점차 완만해지면서 산책로는 울창한 삼림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한다.
하지만 칠성산 트레일이 늦어지는 바람에 격천강초원 트레일도 늦어지게 되었다. 따라서 1시간 시한을 잡고 돌아오기로 약속을 하고 냉수갱을 출발, 청산 현수교를 경유하여 초원의 언덕위로 올라서고자 하였다. 당초 이 칭티엔강 트레일을 트레킹하기위해 냉수갱을 출발하여 초원을 길게 한바퀴 돈 후 격천강 정차장까지 도착하는 경로를 잡았으나, 가이드 왈, ’대형 2층버스라 격천강정차장으로 들어가지 못한다’하기에 하는 수 없이 가득이나 부족한 시간안에 냉수갱으로 다시 회귀하기로 하였다.
초행길이라 코스잡기도 수월치 않았고 의외로 가려는 길의 오르내림도 큰 탓에 시간이 좀 더 소요되었다. 고귀종님은 시간이 별로 많지 않고 마음이 급해지니 오르막을 단숨에 뛰어오르다 종다리에 쥐가 나기도 했단다. 가는 중간에 김종운님이 돌아갔다는 야그도 있었지만 냉수갱으로 돌아가심은 아는 길이라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됨이라 생각하고 그 이후의 상황은 무시하고 진행하였다.
초원길을 당초 가려했던 길로 가지못하고 앞선 선두의 뒤를 따라가다보니 폭넓게 돌게 되었다. 즉 擎天崗環形步道(Qingtiangang Circular Trail)로 가게 되었으며 이 길의 끝은 嶺頭喦土地公廟을 만나 격천강정차장으로 연결이 되었다. 그래서 돌아가는 길을 왔던 길로 가기는 내키지 않았던 바, 오던 길로 계속 가면서 돌아가는 길을 찾고자 하였다. 그래도 늦은 시간이었지만 넓디넓은 격천강 초원에는 저녁 노을에 맞추어 웨딩 촬영을 위한 훌륭한 view를 줄 수 있는가보다. 가는 길에 한쌍이 보였고 저멀리 金包里大路城門(擎天崗城門)쪽에도 희미하게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듯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는 칭티엔강 초원의 모습을 어스름한 저녁에 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아쉬워하며 해가 쨍하는 밝은 낮에 방문하였더라면 하였다.
격천강 정차장에 도착하여 차도로 따라 도는 것이 쉬우리라하고 차도를 타고 내려가기로 하였다. 격천강정차장에서 차도를 따라 돌아 내려오면서 속으로는 고생하는 가이드를 욕하면서 '이 차도를 따라 왜 우리 차가 못들어올까?' 하였다. 가다가 청산현수교로 가는 오솔길쪽으로 좌회전하여 약속했던 1시간만에 가까스로 냉수갱 정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서야 곽총무와 김종운님이 뒤따라 오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날은 벌써 어두워졌다. 폰까지 두고간 곽총무는 불통이었고 때마침 그때서야 로밍을 완료한 순간 김종운님과의 통화가 이루어짐으로써 뒤따라오는 길을 쉽게 설명을 하여 문제가 해결되었고 점점더 어두워지는 시간에 시야 확보와 길 찾기가 만만치 않을 듯하니 김계춘님이 마중나가겠다고 뛰쳐나가셨다. 현수교쪽으로 가서 함께 만나 돌아왔으니 큰 다행이었다. 마중나가주신 김계춘님께 감사드리고 실종대원(?)들의 무사귀환을 감사드린다.
6시 반경이 되어 출발코자 차내를 정리하고 있는데 냉수갱에 산행을 왔다가 공공버스를 놓친 현지인 남녀 4인이 도움을 청하자 동승키로 하였다. 가이드왈 오늘 저녁은 대만 스타일 한식 고기부페로 저녁 식사키로 하였단다. 모두들 산을 넘어오느라 힘도 들고 허기도 지고하니 저녁식사는 모두 만땅이 되리라 하였다. 한 시간여를 달려 韓國燒肉吃到飽(Korean BBQ) 韓時代에 7시 10분이 되어서야 도착되었다.
삼겹살판에 연통을 달아놓은 완전 한국식 식당이다. 두툼한 삽겹살과 얇은 차돌박이에 양파, 김치와 마늘을 한꺼번에 구워서 반주와 함께 먹는다. 신홍준님이 요리사로 나섰다. 세 테이블을 차지하고는 현지 주류를 먹어야 하나 소주와 막걸리를 시켜 먹으니 소주, 막걸리값이 400 DT$이니 우리돈으로 18,000원이나 한다. 칠성산을 넘느라 피곤도 하고 허기도 지니 무슨 술을 먹던 그 누가 뭐라 하랴! 물주인 곽총무가 걱정이나 할까? 호텔에 가서 2차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하였다. 오늘이 대만 특별산행의 마지막 만찬이나 마찬가지인데 냉수갱 출발이 늦어져 예약된 시간이 8시까지란다. 흑!흑!흑! 식사 시간도 모자란다. 부지런히 구워서 소주 한잔에 고기 한첨! 브라보하면서 한잔 또 한잔! 파이팅하면서 또 한잔! 테이블을 돌아가며 같이 또 한잔! 뭘 먹었는지 기억이 별로다. 가이드는 8시가 되어간다고 다음 예약손님이 기다린다하며 재촉이 말이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주인에게 양해를 받으며 된장찌개에 밥을 말 듯이 비벼서 한그릇하였다. 겨우 버티면서.... 시간이 벌써 8시 반이다. 우리가 앉았던 뒤 테이블은 어느 새 다른 손님을 받았다. 아니 이 테이블에 앉았던 우리 일행은 벌써 갔나? 마자막 한 숟깔을 입에 넣으며 호텔까지 얼마나 걸리냐하나까 약 30여분 걸리리라 한다. 그래도 쉬는 하고 가야지! 차는 8시 40분에 출발하였다.
베이터우 Aloft 호텔에 도착하지 9시가 조금 넘었다. 이 호텔은 싸우나가 없으니 룸에서 샤워로 만족해야 했다. 잠시후 카톡메세지가 온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조금 더 대화시간을 가지실 분은 어제 그 방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술 쪼끔. 과자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9시 40분까지 오세요.” 어제 그방! 발렌타인도 떨어졌을텐데.... 그 방으로 가려면 해당층 룸키가 없으니 엘리베이터를 세울 수가 없다. 한 층아래이니 비상계단을 통하여 들어가 “술 쬐금 하시고 일찍 주무시라” 권고 부탁하였다. 이렇게 오늘 길고 긴/숨가쁘게 사연많은 하루가 지나갔다.
ㅇ 글 : 유인걸
7-9. 3월 8일 야류지질공원 사진
광 우 산 악 회
첫댓글 대만 특별산행 그 셋째날! 야류와 칠성산&격천강 트레일 낙수가 떴습니다. 이야기 거리도 많고 사진도 많아 씨리즈로 또 갈라질 수 밖에 없나봅니다. 야류지질공원만 봐도 이번 대만행은 만족할 수 있다 하셨지만 세번째날의 모습을 기억에 되살려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연일 수고가 많으신 곽총무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