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가 돌아왔어요
재밌지 않고 유익하지도 않지만
오글거리긴 해요.
5. 월드컵은 수원에겐 그저 여유로운 휴식기일 뿐이었다. 퐈이야를 외친 수문장만 아니었다면.
5월 일정이 모두 끝나고 리그는 월드컵 기간 동안 잠시 휴식기에 돌입하는데, 수원은 국가대표 멤버라고는 정성룡
한 사람 뿐이었고, 따라서 월드컵에서 부상으로 전력 이탈을 하거나 피로가 쌓여 돌아오거나 반짝스타가 되어 해외로
빠져나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설사 뽑혔다 했더라도 월드컵에서의 한국은 피로가 쌓일 만한 경기수를
소화하지도 않았고 (피로가 쌓일만한 경쾌한 회식은 있었던걸로) 당연히 반짝스타가 될 선수도 없었다.
그렇게 실패와 불신,치욕만이 남은 국가대표팀이 귀국하는 비행기 안, 넷상에서 거의 능지처참급 형벌에 처해진
수원의 골키퍼는 급기야 광역 어그로를 시전하며 수원을 제외한 타 팀 팬들에게 응원구호를 만들어 주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신줄을 놓았다고 키득거렸으나, 이후 펼쳐진 리그경기에서 정말로 정신줄을 놓고 왔음을 확인시켜 주게 된다.
하지만 주전 키퍼가 무슨 똥을 싸지르고 다니던 간에 수원은 수원의 길을 가야 했는데,
휴식기 동안 영입을 통한 전력보강을 할 만한 상황과 여유가 안 되었기 때문에 팀은 조직력을 끌어올리는데에 집중했다.
그러나 팬들은 이미 전반기의 모습을 보며 뚜껑이 열리기 일보직전이었고, 만약 이 휴식기가 지난 뒤에도
변함없이 같은 상황이라면 2012년 7월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지 말란 법은 없었다.
월드컵은 그렇게 불안감 속에서 지나가고 있었다.
6. 우리.. 잘하는건가요? 못하는건가요?
KCLASSIC - 13R 7월 5일 경남전 Home / 무 / 0:0
휴식기 이후 홈에서 첫경기로 찾아왔고, 상대 경남은 꼴지 인천에 이어 강등 유력 후보였다.
수원은 분위기 반전, 승점, 순위 모든 이유를 따져서 가릴거 없이 이 경기를 잡았어야 했다.
하지만 후배 김승규가 월드컵에서(정성룡 때문에) 영웅 대접을 받고 돌아오자 마음 한켠이 복잡했던지
김영광은 미친듯한 선방을(정성룡의 소속팀에) 보여주었고,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이 난다.
KCLASSIC - 14R 7월 9일 울산전 Home / 승 / 3:2
조민국은 이미 울산에서 모가지가 날아간 감독 취급을 받고 있었고, 수원에겐 승점따기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로저와 산토스가 일찌감치 한골씩을 넣었지만 팬들에겐 지난 4월의 울산에서
2점을 앞서가다 순식간에 동점이 되어버린 경기가 데자뷰마냥 남아 있었고, 귀신같이 후반 실점.
김은선의 추가골로 앞서가자마자 5분도 안되어 또다시 실점.. 무난할것만 같던 경기는 그렇게 지저분하게 끝이 났고
그래도 기분좋은 3점을 맛봄과 동시에 수비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내가뽑은 올시즌 수원의 베스트 포토.. 개머싯
KCLASSIC - 15R 7월 12일 북패전 Away / 패 / 0:2
홍철이 부상으로 결장했기 때문에 수비라인을 신세계 조성진 구자룡 헤이네르로 꾸렸고
그 결과는.... 폐기흉이 다시 도질 뻔했다.
공격과 수비 둘 다 되는게 없었고 결국 X진규에게 전반 끝나기 전 작년 8월에 이어 또다시 헤딩골을 먹었고
후반 내내 북패의 역습에 영혼까지 털렸다. 정성룡이 아니었다면 2라는 스코어가 몇으로 바뀌어있을지 끔찍.
그리고 나서 결국 후반 추가시간 추가실점.
이날 경기는 지금 글을 쓰면서도 욕이 나올 정도. 수원 내려오는 차 안에서 모두까기 인형이 되었던 생각이 난다.
KCLASSIC - 16R 7월 19일 인천전 Home / 승 / 3:2
전반이 끝났을 때에는 이제 비실비실한 인천 상대로는 3점쯤은 기본이라 생각했고,
앞으로 딱 2골만 더 내서 5:0을 만들자고 했는데 딱 2실점을 더 하면서 쓸데없이 대승을 똥줄승으로 바꾸어 버렸다.
고차원 서정진 산토스의 득점이 있었고, 이 경기로 수비라인의 불안감이 최고조를 찍었으나 이 이후부터는
크게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KCLASSIC - 17R 7월 23일 부산전 Away / 승 / 2:0
부산 수비의 어수선함을 틈타 정대세와 산토스가 각각 1골씩을 넣으며 깔끔한 2:0 승리.
작년 부산의 기민함은 없어진지 오래고 윤감독의 2년차 어설픔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이쯤되면 감독을 1년씩 단기알바로 뛰시는건 어떠실런지요.
경기 내용도 무난, 이범영이 감독 잘못만나 고생하던 기억만 난다.
7. 억수로 비 오는 8월. 아챔 티켓을 향하여
KCLASSIC - 18R 8월 3일 포항전 Home / 승 / 4:1
"우리가 포항을 어떠케 이겨요ㅋㅋㅋ"는 포항전마다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인데 설마하니 4:1 대승일줄이야.. 정말 기뻣다.
이 날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 비가 정말로 정말로 많이 왔었다. 난 우산 안가져와서 정류장에 한시간 갇혀있었음..
이날 구단에서 승리시 물대포 쏜다고 하길래 설레발 떠는거 보니 무난하게 지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또 시작하자마자 산토스가 골을 넣어 문득 작년 정성룡이 슬램덩크를 시전한 스플릿 홈에서의 포항전이 뇌리에 스쳐갔다.
(그 경기도 시작하자마자 산토스 득점)
아니나 다를까 정성룡이 실책성 실점을 했지만 다행히 포항에는 이명주도 없었고 신화용도 없었고
조찬호도 없었고 황진성도 없었다. 다만 김다솔이 있었을 뿐..
산토스, 로저, 권창훈의 연속골이 터짐으로써 4:1이라는 스코어로 승리를 가져왔고, 포항을 1위자리에서 끌어내리게 된다.
또 권창훈이 이 경기를 기점으로 팬들에게 신뢰를 조금씩 쌓아가게 된다.
계속 물을 뿌려줘.. 우리의 뜨거운 열정으로 빅버드가 타버리기 전에...
KCLASSIC - 19R 8월 6일 전북전 Away / 패 / 2:3
시즌 통틀어 가장 아쉬운 경기.
선제 실점을 하고도 염기훈의 프리킥과 김두현의 중거리 슛으로 2:1 역전을 이루어내며 최근 상승세를 보여주는듯
했으나, 불과 5분만에 2골을 내리 내주며 아쉽게 패배를 하고 말았다.
경기력도 좋았기 때문에 순간의 집중력이 정말로 아쉬웠고, 3연승 이상은 찍지 못하는 수원의 끗발을 여실히 보여줬다.
KCLASSIC - 20R 8월 10일 남패전 Home / 승 / 1:0
분명 직관갔던 기억은 나는데.. 경기 내용이 도무지 기억이 안나서..
하이라이트를 돌려보니.. 김은선이 프리킥 찬스때 멋지게 돌아들어가서 골넣은 그 경기였다.
경기내용보다 빅버드의 쌍무지개가 더 기억에 남은 경기.
그러고 보니 8월달에는 매치데이때마다 비가 미친듯이 쏟아졌었던..
쌍무지개 처음 보는 1人
KCLASSIC - 21R 8월 17일 전남전 Away / 패 / 1:3
아시안게임 멤버 뽑혀↑컨디션인 안용우와 친정팀에 예우를 한껏 갖추는 스테보에 의해 포풍실점
현영민은 그 더러운 성격 못버리고 뜬금 갑자기 시비를 걸었고 최재수는 말려들어 박치기를 하여 퇴장당한다.
남는게 하나도 없는 경기. 그나마 산토스가 한 골을 만회하면서 시즌 8호골 달성.
이 날 전남 볼보이가 걸어다니느라 헤이네르가 직접 펜스를 넘는 진풍경 연출.
치졸하게 볼보이 교육 좀 그렇게 안시켰음 좋겠다 제발.
KCLASSIC - 22R 8월 24일 성남전 Home / 무 / 1:1
산토스의 동점골로 승점 1점 획득. 성남이 하위권을 걷고 있어도 항상 맞대결에서는 좋은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 같다. 이게 다 김종혁 때문인가?
이 날 조지훈은 조쏘공을 연출했는데 너무 어이가 없는 각도로 솟구쳐올라서 당시엔 수원 팬들에게 작별인사라도 하는 줄 알았다.
KCLASSIC - 23R 8월 30일 경남전 Away / 승 / 1:0
중계로 경기 보다가 너무 지루해서 인터넷 창으로 다른거 보면서 왔다갔다 하고 있었는데,
어찌어찌 로저가 골을 집어넣었다.. 사실 이길 수 있을거 같지 않았던 경기.
아마 이때쯤부터 무패행진을 이어나가며 승점을 쌓았다.. 다만 무승부가 좀 많았던게 막판 우승경쟁때 뒤처진 원인.
별루 특별할게 없던 경기라 코멘트할 게 없다..
9. 극장은 열렸고, 아챔 티켓보다 높이 보이는 금빛이 아른거린다.
KCLASSIC - 24R 9월 3일 부산전 Home / 무 / 1:1
전반 로저의 pk골로 앞서가기 시작했지만, 이어 찾아온 골 찬스에서 로저가 계속해서 날려먹더니 결국
후반 프리킥 동점골을 먹히고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만 했다.
'최소한 용병이라면, 골잡이라면 이 정도는 해결해야 되는데 그래서 한골정도는 넣어줘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때쯤 로저는 매 경기 핸들과 오프사이드를 꼬박꼬박 찍었고 난 로저가 정말로 브라질 사람인지 여권이 보고 싶었다.
KCLASSIC - 25R 9월 10일 울산전 Home / 승 / 2:0
아챔티켓의 등불. 승점의 전도사. 조민국은 사랑입니다.
김근환의 자책골과 서정진의 골로 2:0 무난한 승리를 거둿다.
김근환 자책골때 로저가 찰지게 세레머니를 하며 단독원샷을 받는 장면이 깨알 개그요소.
머리카락도 없어서 스치지도 않았을 터인데 무슨 자신감이었을지 궁금하다.
KCLASSIC - 26R 9월 14일 남패전 Away / 무 / 0:0
울산전에서 김두현이 부상을 당해 이 경기부터 한동안 권창훈이 선발. 꽤나 잘해주었다.
내용은 정말로 한장면도 기억이 안난다...못봤던가..? 득점도 없었고, 사실 승점으로 보면 중요성이 있는 경기였는데
승부를 짓지 못했다. 이날 승부를 짓지 못해 다음 포항전이 중요하게 되었고, 다음 포항전은..
KCLASSIC - 27R 9월 20일 포항전 Home / 승 / 2:1
포항은 이명주 이적 이후 시즌 종반으로 갈수록 점점 경기력이 떨어지는 중이었지만
수원에겐 여전히 껄끄러운 상대였고, 아직 10R 이상 남은 순위경쟁을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야만 했다.
정성룡이 pk를 내줬지만 선방을 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나 싶었지만 바로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을 해버렸고
이후 80분이 넘도록 득점이 없었다. 하지만 로저가 코너킥 헤딩골로 동점을 만든뒤 이어진 기회에서 역전의 영웅이
될 기회를 시원하게 걷어차버리고 주장 염기훈에게 기회를 넘겨주며 짜릿한 극장 승부를 만들어냈다.
로저는 이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었음에도 내년에는 데리고 가면 안되겠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그리고 이 승리로 수원은 2위인 포항보다 오히려 우승컨텐더로 지목을 받기 시작한다.
이런건 무해설로 봐줘야 제맛
KCLASSIC - 28R 9월 27일 상주전 Away / 승 / 1:0
상주 상대로 지긋지긋한 무승을 끊어냈다. 득점의 주인공은 로저. 이제와서 정리하면서 알게 된 것은 로저가
생각보다 정규 시즌 말미에 득점을 꽤나 잘해주었다는 것이다. 근데 왜 내년까지 데려가고 싶은 맘이 없지...
기분 탓인듯 하다.
part2는 여기서 끝
이제 10월이랑 11월 일정만 쓰면 끝나겠네요.
우리 경기를 이렇게 많이 했구나..
내년에 행여라도 또 하게 되면 매경기마다 다 안쓰고 그냥 월별로 정리만 해야될듯..
넘 힘드러..
첫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자할랰ㅋㅋㅋㅋ완전잘씀b
ㅋㅋㅋㅋㅋㅋㅋ하나하나따져보니 승이생각보다별루업는듯ㅋㅋㅋ 역시 무승부가많은게...문제엿나봐
9월20일 포항전 염기훈의 왼발 결승골이 올시즌의 클라이막스 였던듯 싶어 ㅋ 그런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준 로저에게 감사해야 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저가 시야만큼 발기술도 좋았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