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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확정 매뉴얼:드로잉 시점 』
2021 미술여행-2. 여름프로젝트
전시작가 ▶ 강영민, 강주현, 권민호, 김용철, 김정기, 김태중, 민성홍, 민찬욱, 박수만, 박승예, 박윤경, 배윤환, 보라리, 샌정, 성립, 송진수, 안수진, 안재홍, 유승호, 윤성필, 이건용, 이승현, 이지연, 장순업, 전경화, 전용환, 전윤정, 정은별, 정혜련, 좌혜선, 지희킴, 최성임, 한호, 한기창, 허윤희, 홍남기, 황선태
전시일정 ▶ 2021. 07. 23 ~ 2021. 09. 05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8:00(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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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립미술관(YANGPYEONG ART MUSEUM)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문화복지길2
T. 031-775-8515(3)
www.y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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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 양평군청_양평교육지원청_한국박물관협회
(사)한국예술단체총연합회_(사)한국미술협회
양평미술협회_코레일양평역
● 비확정 매뉴얼:드로잉 시점
라현정(양평군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양평군립미술관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2021년 미술여행-2, 여름프로젝트로 <비확정 매뉴얼:드로잉 시점>展을 개최한다.
양평군립미술관은 양평군의 미술문화를 확산하고 육성하고자 2011년 12월에 개관하였다.
양평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이자 글로컬시대 양평문화브랜드 정착을 위한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전문성과 독창성으로 시즌별 특성화된 기획전시와 내실 있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새로운 시대문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또한 매년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다양한 형태의 미술품을 수집한 소장품 전시를 통해
지역민과 일반 대중에게 수집된 가치와 현대미술의 흐름을 공감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2021년 여름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비확정 매뉴얼:드로잉 시점>展은
오랜 시간 동안 변화를 거듭하며 발전해온 드로잉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기획하였다.
회화의 토대인 드로잉은 現시대 다양한 매체와의 결합을 꾀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미학적
가치를 생산해 나가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양평군립미술관의 창의적 문화생산을 위한 노력과
그 뜻을 함께한다고 할 수 있다. 미술관의 기본적인 기능을 토대로 다양한 변화와 시대적 흐름에 맞는
새로운 변화로의 모색과 열린 사고, 실험적 창작활동의 창조적 가치 창출을 만들어내는
전문성과 유연함을 장착한 또 다른 10년을 위한 새로운 도약의 의지를
이번 전시와 함께 드러내 보이고자 한다.
‘소묘에서 인터페이스까지’
From Drawing to Interface
일반적인 정의에서 드로잉은 대체로 선과 단순한 색이 주된 요소로 사용된 회화적 표현이다. ‘그린다’라는 개념으로 출발한 드로잉은 본 작업을 위한 구상단계의 기본적인 이미지와 텍스트로 다양한 선과 명암 등을 이용해 형태를 그려내는 작업이다. 회화의 기본적인 요소인 드로잉은 ‘선’을 기초로 그려진 데생(소묘), 스케치, 크로키 등으로 분류되며 선은 손에서 표현되어지는 터치와 힘, 속도감, 형태에 따라 여러 감정과 표현요소를 발견할 뿐만 아니라 작가의 내면적 감성을 가장 솔직하고 순수하게 드러내는 정신적 행위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작가는 심리적인 치유와 함께 시대와 사회를 경험하고 느끼며 생각하는 것들을 그들만의 표현방식으로 자유롭게 표출한다. 작가는 그러한 작업과정을 통해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되는 시대의 상황과 흐름을 내면세계로 드러내는 가장 기본적인 작품활동이라는 결과를 만든다. 이렇게 자유롭고 순수하며 솔직한 드로잉만의 강력한 힘은 광고나 영상 등 대중문화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회화의 틀에 국한되지 않는 모든 그래픽(graphic) 예술에서 적용되고 있다. 드로잉은 現시대 다양한 매체와 기술과의 결합을 꾀하며 그 자체로 미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과거 밑 작업이나 기록, 대상의 재현을 위한 수단에서 그치지 않고 평면을 벗어나 공간을 이용하거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확장된 예술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생겨난 다양하고 새로운 전달 매체들은 작가들의 특정 대상 연구에 관한 집요함과 통찰력이 감각을 통해 일어나는 직관적 우연성과 결합하여 관객들에게 독특한 물질성(체계화되어 가시화된 결과물)과 함께 사고의 일루젼(illusion)을 경험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대 드로잉에서부터 현대 드로잉의 개념과 표현방식을 고찰하며 분류한 4가지의 섹션을 통해 현대미술의 전반적인 양상으로 분포되어 있는 드로잉의 형태와 드로잉이 갖는 아우라(Aura)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 이승현, Masterpiece virus 009
장지에 먹, 243.5 x 525.5cm, 2010
▲ 장순업, 이야기
캔버스에 아크릴, 162.2 x 130.3cm, 2020
◀ 배윤환, 망치, 실크스크린, 28.5 x 23cm, 2020
▲ 배윤환, 바늘, 실크스크린, 28.5 x 23cm, 2020
▶ 배윤환, 송곳, 실크스크린, 28.5 x 23cm, 2020
1. 소묘적 관점에서의 드로잉
- 원초적 행위와 진화
Drawing from the Viewpoint of Delineation
- Basic behavior and evolution
이승현 샌정 허윤희 배윤환 장순업 지희킴
드로잉은 시각예술의 근원적 행위이자 창작의 토대를 이루는 중요한 영역이다. 선묘를 통해 구체적인 형상을 그린 선사시대의 유적이나 벽화도 일종의 소묘(드로잉)로 선사시대 인류에게도 시각적 표현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욕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소묘는 르네상스 시대에서 출발하여 관찰과 표현을 위한 작품구상의 준비단계이자 회화적 훈련의 기초적인 방법으로서 그 자체로는 완성되지 않고 독립되지 않은, 완성을 위한 한 과정에 지나지 않은 것이었다. 하지만 학문이나 예술의 부활과 재생이라는 문화운동이었던 르네상스 시기에 자연과학, 경제적 발전과 인문주의(휴머니즘)가 부활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종교(신)에서 인간중심으로 변화시켰으며 예술가들은 인간의 창조성을 억압하던 봉건적 제도와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이 지니는 가치와 창작행위의 주체자로 자유롭게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문화와 예술뿐만 아니라 정치, 과학, 사회 전반의 영역에서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실험을 시도하게 되었다. 이후 다양한 재료가 보급되고 구입이 용이해지면서 조각을 모사하거나 원근법, 인체, 해부 등의 관심으로 실제 대상을 묘사하기 시작하였다. 미완성의 미학이라 여겨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페엘로 등의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주도한 천재 화가들의 소묘가 남겨지게 되었고 현재까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상을 묘사하는 데 있어 드로잉은 선을 만들어내는 기법과 선들과의 결합, 다양한 농도와 윤곽의 변화를 적절하게 사용한 작가의 필력이 주는 아우라를 느끼게 한다. 19세기에는 사실주의와 인상주의의 예술운동으로 자연현상에 관심을 가지며 자연의 풍경과 구도, 날씨, 자연 그대로의 명암과 색채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현상에 주목하게 되었고, 시각과 사고의 범위가 확장되었다. 전통적 미술을 거부하며 전위적이고 독자적으로 발생한 20세기의 다양한 미술운동이 등장하면서 현대의 드로잉은 미술의 재료나 형태가 아닌 작가들의 실험과 개념을 통해 만들어지는 작가의 예술 행위, 그 자체로 존중되었고, 선, 원근, 명암 등 드로잉의 기본적인 요소를 감각적으로 변형하여 작가의 내면을 독창적으로 표현해내는 사고(의식)의 개념으로 가치를 논하게 되었다. 소묘적 관점에서의 드로잉은 이렇게 창작의 개념과 방법이 다양화되고 확장되는 현재에서 ‘그린다’, ‘기록한다’라는 드로잉의 원초적인 행위와 같이 선이 주된 요소로, 선묘를 통해 구체적인 형상을 그린 작업들과 함께 대상의 관계, 질서, 균형, 대비 등 회화 영역의 공통적으로 적용된 요소를 통한 드로잉과 페인팅의 모호한 경계에서의 작업들을 선보인다.
▲ 보라리, 공간지속 리듬
Polyester and wire, 가변설치, 2020
▲ 이지연, 심심한 상상
메쉬천에 UV인쇄, 290 x 130cm, 2020
▲ 안재홍, 나를본다
동파이프 구리선 산소용접, 가변설치, 2009
2. 네거티브 스페이스(Negative Space)로서의 드로잉
- 개념과 표현의 확장
Drawing as a Negative Space
- Expansion of concepts and expressions
강영민 민성홍 박윤경 전경화 전용환 이지연 송진수 김용철 전윤정 최성임 보라리 안재홍
현대미술은 회화와 조각은 물론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매체의 다양성과 그에 따른 기법을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고 있는 현대미술에서 드로잉은 모든 실험적 과정과 매체를 수용하며 변화하고 있다.
- 선을 구성하는 점으로 시작하여 형태를 구성하는 선으로 발전하고
3차원적 구성을 위해 명암과 빛을 첨가하고 한 공간에 함께 구성되는 형상들을 만들어낸다. -
네거티브 스페이스는 사진, 건축, 조각, 미술 등의 장르에서 오브제가 차지한 이외의 공간을 일컫는 것으로 관찰하는 시점과 인식주체의 관심으로 재구성되는 공간이다. 현대의 드로잉은 종이나 캔버스와 같은 2차원의 평면을 벗어나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창작의 개념과 방법이 다양화되어 페인팅과 구별되지 않으며 텍스트, 영상, 조각 등으로 확장되어 평면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선, 면, 형태, 명암 등 기본적인 드로잉의 요소가 2차원의 평면에서 사물과 공간을 만나 3차원적 조형성으로 발전하게 되고 우리가 살아가는 3차원의 공간으로 평면과 입체작품은 물론 개인의 공간에 대한 기록으로 연출되기도 한다. 철조를 이용해 사물과 인체를 통한 공간화, 조명에 의한 그림자 표현, 벽면 위에 시각적 착시를 주는 테이핑 작업 등 공간 속에서 자유롭고 광범위하게 만들어지며 관람객에게는 드로잉 특유의 생동감으로 작가의 예술적 의식 속으로의 경험과 참여를 유도한다.
- 재현하거나 이용하려는 주체로서의 행위, 드로잉의 실체에는 인간의 실존이 담겨있다.
인간의 실존을 가장 압축하는 것, 그 행위와 태도가 바로 드로잉이라 할 수 있겠다. -
현대의 드로잉은 작업의 과정과 작가의 의도(개념)가 중요한 가치로 자유로운 감성의 표현과 순간성, 우연성을 강조하게 되는데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표현을 보장받는다. 드로잉은 가장 기본이면서도 다양한 매체와 기술의 결합을 통해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과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성격을 갖는 드로잉이 다양한 기법과 형식을 수용하며 개념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작가는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자 주체자로 작가적 개념에 기반한 내밀한 상징과 기호로 표출하게 되었고 우연과 과정을 그 개념에 도입시킴으로써 현대미술의 경계를 흔들고 더욱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표현을 위한 실험적 창작형태를 띠게 된다. 현대미술의 수많은 미학적 쟁점들과 함께 복합적으로 사용되고 발전해 온 현대의 드로잉은 그 특성을 하나로 요약하기 어렵다. 이러한 영역의 모호함 속에서 드로잉은 작가가 어떠한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네거티브 스페이스로서의 드로잉은 작가의 시점으로 찾아낸 공간을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창조하며 시각적 효과와 함께 행위의 과정과 감각적으로 작동되는 연속적 우연으로 더욱 풍성하고 자유로운 선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 이건용, Bodyscape76-1-코로나19
Acrylic, Oilpen on Paper, 가로 300 x 높이 가변크기, 2021
▲ 박승예, I can be anyting for us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4
▲ 김정기, 헐리우드의 아시아
Ink on Paper, 3 x 2m, 2019
3. 예술과 대중사회의 관계 속 드로잉
- 유기적 소통체제로서의 비결정적 예술
Drawing in the Relationship Between Art and Mass Society
- Indeterminate art as an organic communication system
한기창 이건용 박승예 좌혜선 성립 김태중 김정기 박수만 유승호 정은별
드로잉은 작가 내면의 의식세계를 자유롭게 드러내게 하는 매개체이다. 작가의 창작과정에서 환경, 장소, 공간에 따라 내밀하고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표출하게 되는데 작가 내면의 감정을 드로잉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의미와 상징이 부여되기도 하며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과 명상 혹은 치유적 행위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 현 사회를 살아가며 느끼는 것들과 일상 속에 가치 있는 요소들을 찾아가는 창조적 행위로 삶에 대한 본질적 질문과 함께 시작되기도 한다.
- 예술과 사회는 표현할 수 없는 비정의에서 시작하여
작가에게 추상적인 경험을 거치게 하면서 구현 가능한 표현으로 재탄생된다. -
예술과 대중사회의 관계 속에서 유기적 소통체제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데 필요한 상상력과 통찰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지점에서 예술과 사회는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마주하게 한다. 이러한 개인의 내적표현은 복잡한 현대사회를 관찰하여 포착한 시대의 흐름과 배경, 맥락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반영되어 작가만의 감성과 개성이 녹아든 독창적이고 고유한 창작물이 되는 것이다. 동시대 삶과 문화를 예술영역으로 가져와 그것들을 내면적이고 주관적으로 인식한 세계를 개인관점의 정체성에 관한 요소로 결합하고, 동시대 문화에 대한 범위를 인종과 환경, 세계로 넓히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드로잉적 요소를 담는다고 할 수 있다. 드로잉은 작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작품활동이자 경험한 사건들에 대한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현상학적 사건과 역사적 기억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하며 예술과 대중사회의 관계 속 간극을 통념과 치유적 형태로 공유하기도 한다.
- 해당 관점에서의 드로잉은 기존에 관습적으로 이어져 왔던 생각의 틀을 깨면서
새로운 관점화에 도달하려는 의지라는 큰 틀에 기초한다. -
드로잉은 관습에 제한되지 않는 심미적 태도를 가지면서 창작성을 확산하려는 의지를 갖춘다. 그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창작이 확산되는 바탕에는 드로잉이라는 동력이 존재하며 시각예술은 드로잉이라는 동력을 통해 발전되고 확산되어 왔다. 주체적이고 개별적인 관점에서 출발한 드로잉은 기존의 프레임을 벗어나는 상상력과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인식론적 사고와 결합하여 형상화된다. 그런 의미에서 드로잉은 내면적이고 주관적으로 그려낸 상징성과 그것들의 관계를 전달하는 방식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비롯한다고 볼 수 있다. 사회와 소통할 수밖에 없는 예술이라는 본성을 역동적인 변화를 거치면서 실현 가능한 상상력으로 제시한 것이 드로잉이다. 이것이 바로 소통의 한 체제라는 점에서 드로잉 자체는 비결정적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비결정적 예술이란 구현 가능한 변화를 경험하게 하는 비현실적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구현 가능한 변화라는 점은 고난과 위기에서 창의성을 가지며 정쟁과 대립을 극복해가며 실행력을 갖춰왔다는 것이다. 또한 작가들은 개인에 대한 관계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에서 따온 요소들을 표현주의적 경향으로 융합한다. 현대의 드로잉에서는 텍스트와 이미지, 기호, 사진, 신체, 오브제, 미디어 등의 무한한 매체를 수용하여 표현방식을 연구하는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결합하며 발전하게 된다. 이것은 드로잉에서 출발하여 미디어라는 새로운 기술이 구현되었고, 드로잉은 미디어와 공존하면서 창작이라는 주체를 확산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의 드로잉은 사회와 대중문화 속에 녹아들어 미술의 영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중매체(음악, 영화, 사진, 도서 등)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려는 포스트모더니즘적 가치를 가지는 작가들을 통해 대중과 예술가가 함께 주체가 되어 삶이 예술이 되고 예술로서 사회와의 소통을 꾀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예술과 대중성의 충돌과 갈등은 현대 드로잉의 영역과 활동 범주에서 ‘갈등의 해결’이라는 미학을 연장하며 예술미학과 대중예술라는 쾌감을 아우르며 ‘예술’이라는 동일성을 견고하게 유지하게 되었다. 예술에 있어서 소멸과 비약은 없으며 단지 달라지고 변화할 뿐이라는 개념이 대중문화와 드로잉의 관계 속에서 입증되는 것이다. 예술과 대중사회의 관계 속 드로잉은 여러 가지 현대의 미술사적 이론에서 어떠한 현대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또한 그것들이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는 방식과 작품영역의 확장적 측면에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연관성을 어떠한 의미와 상징으로 담고 있는지 살펴본다.
▲ 한호, Eternal light - Garden of Line
혼합재료, 가변크기, 2021
▲ 권민호, 가야빌딩2
트레이싱지에 혼합재료, 애니메이션 프로젝션 매핑
가변설치, 2014
▲ 정혜련, A line of projection
Mixed Media, 가변설치, 2021
4. 인터페이스(Interface)로서의 드로잉
- 예술과 기술의 융합
Drawing as an Interface
- Fusion of art and technology
황선태 안수진 홍남기 강주현 민찬욱 권민호 윤성필 한호 정혜련
현대사회에서 드로잉의 개념과 확장은 다양한 매체의 활용과 표현방식으로 일반적 매체와 개념, 창조방식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특히 기법에서 많은 변화를 보이는데 현대의 디지털 테크놀러지(digital technology)를 결합한 전혀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테크놀러지 문화는 예술창작의 수단을 혁신하고 확장한 것만이 아니라 기법의 변화와 함께 이를 통한 사고와 개념 자체의 변화를 가져왔다. 따라서 창작의 주체자로서의 작가, 예술과 관객, 작가와 관객 간의 소통방식과 관계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게 된 것이다.
- 예술은 미적 대상을 통해서 발현되고, 예술가는 사회현상 속의 어떠한 가치를 찾아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존재를 투시한다. -
4차 산업혁명 이후 새로운 기술의 변화는 기계가 인간의 삶에 밀접하게 다가오면서 예술과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과학과 기술이 융합된 디지털 형태로 가속되고 있다. 테크놀러지의 발달과 대중문화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작가들이 이러한 기술력에 힘입어 더욱 새로운 감각과 자극을 줄 수 있게 되었고, 관객과의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현재 드로잉은 다원예술의 중심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드로잉은 간단하면서도 가장 아날로그적인 정교한 방법으로 실재 대상을 재현할 뿐만 아니라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표현하는 예술이라는 면에서 역설적으로 디지털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다 풍부한 전달력과 적극적인 메시지 전달이 가능한 미디어 테크놀러지(media technology)는 빛의 공간, 움직이는 키네틱아트(Kinetic Art), 관객의 참여로 비로소 완성되는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 art)의 형태와 예술가의 행위를 대신하는 장치 개발 등의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진화되고 이를 통해 색다른 공간감과 함께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경험을 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작가들은 작품과 관객과의 간극을 좁히고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다양한 예술의 영역에서 기술과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인터페이스로서의 드로잉은 디지털 시대의 기술과 예술의 통합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이후 새로운 기술의 변화와 함께 발전하고 진화해온 작가들의 창작에 대한 다양성과 실험적 자세를 살펴보고자 한다.
‘비확정적 예술로서의 드로잉’
Drawing as an Indeterminate Art
이번 전시에서는 예술적 가치와 아우라(Aura)를 표현하고 담아내는 방법으로 존재하여 현대미술의 전반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고 있는 드로잉의 총체적인 양상을 4가지의 섹션(section)을 통해 선보인다. 이렇게 구성된 4가지의 섹션 매뉴얼(manual)은 드로잉의 총체적인 양상이자 현대미술에서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여러 신(scene)들의 시퀀스(sequence)로 표현방식과 매체 수용의 다양성에 있어 ‘드로잉은 하나의 개념 속에 정의 될 수 없는 비확정적인 영역’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를 통해 드로잉의 역사를 조망함과 동시에 작가들의 실험적 창작의 예고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제시하고 작가들의 내면과 개성이 드로잉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발현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양평군립미술관은 <비확정 매뉴얼:드로잉 시점>展의 참여작가들과 함께 드로잉이 현대미술에서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모색함과 동시에 드로잉 역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작가들의 지역, 정치, 사회적 주제를 반영하는 등 그들의 작업이 내포한 수많은 고민을 드로잉이라는 주체적이고 총체적 영역으로서의 작품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더불어 드로잉을 통해 오늘날의 시대적 미학과 그 사유방식으로 현대미술, 나아가 현대 문화현상에 대해 올바른 비평적 사고와 보다 넓은 시야를 견지하고자 한다. 예술가들의 활동에 있어 기본적 행위와 더불어 행위의 과정 속 우연과 조력한 그들의 혼신과 현상에 대한 집요함의 결과물로 이루어진, 연대하는 미적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