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시러 수종사를 가기로 합니다.
빼어난 풍광과 맛있는 차로 유명한
초의선사와 다산 정약용이 만나 차를 마시던 곳.
버스로 석수역
석수에서 전철로 용산
용산에서 4호선 환승후 이촌역에서.. 친구를 만납니다.
다시 용문행 중앙선을 타고 운길산역에서 내립니다.
역사를 나오자 마자 사방이 탁트이고 먼산들이 다 보이는 시원한 느낌..
오랫만의 나들이임을 실감합니다.
우리가 갈 수종사를 쳐다보니 높은산 낭떠러지에 걸려있는듯 보입니다.
동네길을 지나 오르막길을 걸어올라갑니다.
바람없이 맑은 하늘 밝은 햇살 봄날같이 따뜻한 날입니다.
그 옛날 초의선사가 해남에서 걸어서 친구와 차를 만나러 왔던길..
가다 쉬고 또 가다가 좀 쉬고..
걸어간다는 것,
달린다는 것,
하늘의 별에 자신을 걸고 가기, 매달려 가기
힘들지 않게 걷기.. 영혼이 따라올 수 있게 가다 쉬며 기다려 주기..
멈춰서서 화장을 지운듯 한 앙상한 겨울나무도 보고 딱따구리집도 보고 저 아래 강물도 내려다 보고..
이층 정자에 올라가 자리펴고 차를 한잔 하며 또 쉽니다.
1시간 10분만에 수종사에 도착합니다.
수종사에서 운영하는 무료차방 삼정헌에 들어가 앉습니다.
따뜻하고 조용한 차방
창밖으로 보이는 양수리, 두물머리, 정약용생가, 양평대교, 더멀리 희미하게 경안습지까지..
그 시원한 눈맛이란.. 감탄 또 감탄입니다..
차를 우려마시는데 고소하고 향기로운 차맛 또한 일품입니다.
차가 좋아서일까?
물이 좋아서일까?
걸어서 올라왔으니 탁기가 빠져나가서일까?
2시간 차를 마시고 나서 4시가 다 되어 일어섭니다.
차를 마시고 땀을 내고 나니 몸도 마음도 가볍고 개운합니다.
내려오는 산길은 발길도 사뿐사뿐.. 체중이 느껴지지 않고 날으는듯 합니다.
따뜻한 보약같은 햇살받으며 내려오는 길.
살아있음이, 두발로 걸을수 있음이, 건강한 몸이.. 다 감사합니다.
바쁘지 않게 걸어서 다니는 여행.. 참 좋네요..
중미산 쌈지골에 저녁 예약을 해 놓고,
다시 중앙선으로 아신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좀 남네요.
걸어서 까페블랑으로 갑니다
오랫만에 들르니 주인부부가 반겨주시고 얼른 커피를 내려주십니다.
역시 커피는 까페불랑.. 간단히 한잔 마시고..
저녁을 먹으러 중미산 쌈지골로 갑니다.
몸살이 난 리버마켓 감독님 부부를 초대해서 저녁을 대접합니다.
쌈지골.. 마당은 넓은 놀이터같은 운동장에
비닐하우스 안 식당
큰 도자기 접시에 나물이 다섯가지씩 담아서 3접시.. 그리고 묵
항아리 함지박에 푸짐하게 담아서 나오는 닭백숙과 녹두, 옥수수를 넣은 죽까지..
즉석에서 무쳐 나오는 나물들이 하나같이 맛있네요.
겉은 비닐하우스, 그릇은 고급 한정식, 맛은 엄마손맛.. 반전에 반전입니다.
저녁을 먹고 다시 까페블랑으로 갑니다.
커피와 함께 크리스마스 특별빵이 나옵니다.
슈툴렌.. 버터로 코팅해서 하얀파우더를 뿌리고 안은 갖가지 견과류와 말린 과일이 듬뿍 들어간 빵
썰어둔 모양이 예수님이 태어나신 구유, 아기예수모습, 그 위에 이불을 표현하였네요.
1300년경부터 크리스마스 빵으로 만들어지고 옛날에는 교황의 허가를 받아야만 만들 수 있었던 빵,
그 맛이 환상적입니다.. 2~3주 숙성시켜 먹으면 더 맛있다네요..
맛있는 빵과 함께 여러가지 커피를 마십니다.
케냐, 코스타리카, 콜럼비아, 과테말라..
그리고
즐거운 대화.. 커피에 대한 이야기..빵에 대한 이야기
아하~그렇구나, 그랬었구나
이종인 선생님의 얘기는 늘 재미있고 배움이 있습니다.
슈틀렌과 깜빠뉴, 코스타리카 커피를 사서 일어납니다.
크리스마스라 오늘 마신 커피값은 모두 무료라네여.. 와아~~
시간이 늦어 이종인 선생님이 양평역까지 태워주십니다.
기차표를 끊으니 시간이 1시간쯤 남아 달밤의 양평장터를 한바퀴 휘 돌아봅니다.
양평역에서 기차로 청량리
청량리에서 4호선 용산역
용산에서 1호선 석수..
석수역에 내리니 바람같고 보슬비같은 눈발이 날립니다. 아~
12시10분전.. 10분간의 화이트크리스마스..
좋은 날씨, 좋은 차, 좋은 사람들.. 만나는 사람마다 덕담에 즐거운 대화를 나눈 날입니다.
역시 성인이 태어나신 날.. 참 좋은 날입니다.
하루가 꿈을 꾼듯 하네요.
첫댓글 글을 보니 머리속에 여울각시가 밟은 길이 고스라니 느껴지네요.^^수종사까지 걸어올라가실라면 급경사진길을 끊임없이 올라가셨을진데 대단하시네요..한적한 나들이 부럽습니다.ㅎ
옛날 차로 올라갔을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
힘들지 않게 걷는법으로 발바닥의 감촉을 느끼며 천천히 걸으니 지루하지 않게 올라갔어요.
차방에서 본 풍광, 차맛..
지난번 차모임하신 분들 나들이 나오시면 좋겠다 싶었어요.
우와~ 걸어서 수종사까지,,,,
저도 적어 주신대로,
언제고 한번 시도 해 보고 싶네요^^
네.. 하루나들이로 좋아요..
멀지 않고 올라가는 길이 힘들지 않고
올라가면.. 풍광에 감탄하고, 차맛에 할말 잃지요..
글을 쭈욱~ 읽고있자니 마음이 여유로워져요
요새 뭐가 뿔이났는지 자꾸만 틱틱 거리는....내가 왜?? 이러러나 생각조차 안하고있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요새 여유가 없었나봐요... ㅎㅎㅎㅎ
네..
그럴때는 잠시 일상을 떠나보세요.
우리는 남에 대한 배려와 신경은 많이 쓰지만
자신을 살펴보고 대접하는데는 소홀하기 쉽지요..
저두 수종사에 홀로 함 가보고 싶네요 산을 오르고 난뒤에 마시는 차맛과 풍경이 저를 마구 손짓하는듯합니다
걷고 싶습니다~~ 여유롭게~~^^
좋은 글과 함께 저의 마음도 여유로워집니다
감사해요~~^^♡
동민언니 함께 가보실래요 ~~^^
동민언니가 누구신지??
여정이 엄마예요 ~~^^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