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이야기하는 경양지는 경호, 연지, 영지, 경호영지, 경양방죽이라고도 불리웠다고 합니다.
장죽은 조선조 세종 22년(1440년) 김방이 세종의 중농정책을 받들어 만 2년여의 공사 끝에 완공한 인공호수입니다.
수심 10m, 면적은 4만 6천여평으로 광주시가지에서 담양으로 가는 길 서쪽 일대까지 뻗쳐 현재의 광주고등학교, 계림국민학교, 전 광주상업고등학교의 정문?J으로 통하는 담양가도를 사이에 두고 북서쪽으로 부채꼴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지요.
호수에는 두개의 섬이 있었으며, 물에는 잉어, 붕어, 가물치가 많아 먹이를 두면 물 위로 뛰어 올랐다고 합니다.
이 방죽의 수원은 광주천이었는데
불로동과 금동의 경계지점에 취수구를 만들어
불로동, 황금동, 충장로, 대인동, 계림동을 거텨서 경양방죽가지 물길을 내 물을 끌어들여
1천 1백 50마지기의 논에 물을 대어 광주 서북부 평야의 가뭄을 이겨내는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연례적으로 겪었던 광주천의 홍수 피해를 막는데도 크게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또 1km가 넘는 방죽의 둑 양쪽에는 호안과 방풍을 위해 수많은 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다고 하며,
수종은 팽나무, 귀목나무, 왕버드나무가 조종을 이루었었다고 하네요. 이 나무들은 둘레가 평균 1백50cm가 넘었고, 수령도 2백~3백년이 된 거목들로 큰 숲을 이루어서 여름이면 숲 그늘에서 많은 시민들이 땀을 식힐 수 있었지요.

만수 때의 경양지 (1946년)

경양방죽.

현재의 광주시청 자리인 경양방죽 둑가 느티나무 아래에서 무등산쪽을 바라보며. 경양방죽은 학생들에겐 우정을 약속하던 낭만의 공간이었지요.

겨울엔 스케이트를 타고 즐길 수 있었던 경양방죽.
이러한 경양방죽에 대하여
일본은 일본 건국 기원 2천6백년(1940년) 기념사업으로 이전의 광주상고와 계림국민학교 뒷산인 경호대 일대를 헐어내고 그 토사로 이 방죽을 매립하여 저렴한 ?E으로 일본인 집단 거주지를 만들기로 했지요.
이에 분개한 광주 지방민들은 '경양방죽 매립 반대 투쟁위원회'를 결성하여 매립 반대 이유를 밝히고, 반대의사를 전달하였습니다.
그 이유들 중 하나로
"장차 광주가 대도시로 발전할 때를 대비해서 경관이 수려한 풍치지구로 아름답게 보전되어야 한다."
는 것이 들어 있습니다.
일제 관리들은 주민들의 이러한 강력한 반대에 부?H치자 계획을 변경하여 3분의 2만 매립하고 나머지는 남겨 놓게 됩니다. 1937년 전면매립은 아닐 지라도 4만 6천평의 호수면적은 1만 6천 3백평으로 줄어들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경양방죽은 우리들 손에 의해 나머지마저 완전히 매립되고 말았습니다.
1966년 ~1968년 몽리답의 수원으로서 그 기능이 약화되고, 방죽 안에 부근 주택지에서 버린 쓰레기와 오물들이 쌓여 악취와 수질오염이 심각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매립해 버린 것이지요.
매립에 쓰인 흙과 돌은 태봉산을 헐어 충당하구요.
이 공사로 우리 광주는 경양방죽과 아래 사진에 보이는 태봉산의 두 아름다운 경관을 한꺼번에 잃게 되어 버린 것입니다.

태봉산. 태봉산은 시가지의 북쪽 신안동 광주 신역 옆(지금의 대한통운 자리)에 위치하였던 해발 52.5m, 넓이 약 1정보쯤 되는 무덤같이 동글 납작한 산이었습니다.
1967년 광주시의 시가지 정리계획에 의하여 깎아 경양방죽을 매립, 흔적마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이 태봉은 조선조 인조(1623~1649)왕이 '이괄의 난'으로 공주에 피신(1624년)중 왕자를 낳아 태를 묻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1928년 7월 하순 가뭄이 계속되자 주민들이 태봉산에 암장한 무덤을 파혜치다가 우연히 태실과 함께 많은 유물을 발견하게 되어 종래에 전설로만 내려오던 태봉산이란 이름을 비로소 고증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태봉산을 헐어 경양방죽을 메우는 일은 광주시민들의 많은 반대에 부딪쳤다고 합니다. 여의주인 태봉산이 있어야만 용이 하늘에 오를 수 있어 광주가 재난을 받지 않고 발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뿐만 아니라 자연의 원형을 파괴한다는데 대해서도 심한 반발을 보였다고 하네요.

태봉산 앞 기름진 옥토에서.

대인시장 입구(1951년). 동계천
**참고 : 박선홍 선생님의 [광주1백년사]
첫댓글 이렇게 멋진 방죽이 있었나요? 귀한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