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급 공무원이 되다~
작은 인연으로 송천마을신문의 기자가 되었지만 마을 이야기를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였다. 송천동에 살면서도 동네를 너무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스러웠었다, 마을신문 기자가 해야 할 일은 마을이슈와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 낙후되고 소외된 공간, 문화공간, 위험 지역등 모든 소식을 알려 주민들과 화합하고 서로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마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때마침 우리 집 아파트 입구에 통장모집 공고가 붙여있었다. “아하~ 이거다”통장이 되면 송천동 주민 센터에 나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살고 있는 곳이 13통이란다. 20년 가까이 살면서 13통이라는 사실도 이제야 알았다. 통장이 되기 위한 구비 서류 중에 주민의 10%로의 서명을 받아야 한단다. 신일아파트 102동은 200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20층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살고 있는 라인만 서명 받아도 40집이 된다. 알고 지내는 지인도 많이 있지만 승강기를 타고 20층으로 올라갔다. 무작정 벨을 누르고 사람이 나오면 통장이 되고 싶으니 서명 좀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지만 흔쾌히 해주셔서 30분도 안 돼 준비되었다. 또 5년 동안의 봉사활동 확인서류도 제출해야 했다. 그동안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온 덕분에 프린터로 출력했다. 서류접수 접수하고 면접날이 되었다. 많은 통장 지원자 분들이 계셨다. 난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3.3 , 5.5 서로들 아시는 듯하다. 한사람씩 차례로 들어가 면접을 보는데 헉~ 52평생을 자격증이나, 취직으로 인해 여러 번 면접을 봤지만 이렇게 많은 면접관과 대면하기는 처음인 듯 하다. 동장님을 비롯해 주민자치위원, 통장협회회장, 행정민원지원팀장, 생활민원지원팀장님등 면접관님들이 계셨다. 20분이 넘게 면접을 보고 나왔다. 면접을 마친 뒤 집에 돌아와 생각하니 언짢은 기분이 들었다. 무슨 큰 벼슬이라고 통장 면접에 그 많은 면접관이 필요해? 친한 지인에게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 그 친구는 웃으며 놀려댄다. “몰랐어? 통장은 10급 공무원이잖아~” 순간 엄청 웃었다. “그래 난 10급 공무원이야~” “하늘에 별 따기가 공무원이라는데 가문에 영광이네?” 편안한 마음으로 곰곰이 생각해 보니 “통장은 주민복지를 위해 행정조직과 주민들과의 중간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그러므로 면접은 중요한 것이었다. 경솔하게 불평했던 내 자신이 한순간 부끄러웠다.
2017년부터 1월부터 통장님으로 선정되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하루 종일 나도 모르게 실실 웃고 다녔다. 통장회의에 참석하여 많은 사람들과 사귀고 10급 공무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생각을 하니 즐겁고 설레기 까지 한다. 또 마을 소식들을 많이 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송천마을신문의 기자로써 봉사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꺼라 생각하니 고민해왔던 문제가 순식간에 사라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