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애국기업 ③ - 기술국산화 애국기업 (주)캐리마 우리 기술로 ‘100년 만의 산업혁명 3D프린터’
30년 광학․화학기술 집약, 국내 최초로 3D프린터 개발 3D프린팅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올 2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연두 국정연설에서 3D프린팅을 “제조업에 혁신을 가져다줄 산업”이라고 강조했고, 올 초 내한했던 미국 3D프린터업체 스트라타시스 아시아․태평양 지사장은 “3D프린팅은 3차 산업혁명”이라고 단언했다. 얼마 전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도 3D프린팅 기술을 차세대 핵심기술로 지목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처럼 전 세계의 시선이 3D프린팅 기술로 향한 가운데, 국내 최초로 3D프린터를 개발한 곳이 있어 반갑다. 30년 광학전문기업으로 외길을 걸은 (주)캐리마가 그 주인공이다.
3D프린팅은 디지털 디자인 데이터로 3차원 물체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기존 2D프린터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3D프린터는 가히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서에 잉크를 분사해 2차원 종이에 출력하는 기존 프린터와 달리, 3D프린터는 ‘3차원’의 물체를 ‘출력’하는 개념이다. 즉, 디자인을 입력하면 재료를 한 층 한 층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물체를 곧바로 만들어낸다는 얘기다. 3D프린팅이 100년 만에 제3차 산업혁명을 불러올 제조업의 혁신기술로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캐리마는 30년 디지털광학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5년여 동안 100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쏟아 부어 2009년 우리나라 최초로 3D프린터 ‘마스터(Master)’를 개발해냈다. 마스터는 광조형적층방식을 이용한 3D쾌속광조형기로, 특수 광경화 수지를 시트 위에 자동 적층시켜 컴퓨터에 입력한 영상데이터를 빠르게 원하는 실물모형으로 제작한다. 이를 DLP(디지털광학기술)방식이라고 하는데, 정교하고 섬세한 표현이 가능한 만큼 높은 기술력을 요한다. 최소 12미크론의 독보적인 캐리마의 수직광학적층은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혁신 기술로 꼽히고 있다. 2009년 해외전시회에서 첫 선을 보인 마스터는 당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광학기술이 뛰어난 일본을 비롯해 호주, 벨기에, 이집트, 러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주문전화가 쇄도해 현재 20여 개국으로 수출 중이다. 또, 캐리마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에 선정됐으며 2009년 VIP ASIA 어워드에서 올해의 제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3D프린팅 기술이 이미 상용화 단계로 접어든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리마의 3D프린터 개발은 단연 돋보이는 행보다. 기존의 생산기술이 닿지 못했던 영역에서 제조업의 신 가치 창출, 글로벌 제조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는 물론, 생산기술에 대한 제약 없이 아이디어가 곧 시제품화로 이어질 수 있고, 제품 디자인의 획기적인 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개인맞춤형 제품 제조나 1인 제조업 비즈니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또 한 가지, 캐리마는 특히 부품 대부분을 국산화하고 제품 조립, 생산까지 국내에서 진행하며 뜻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가 인정한 수직광학적층방식, 혁신적인 차기작도 준비 중 척박한 국내 환경에도 불구하고 캐리마가 순수 우리 기술로 3D프린터를 개발해낸 데에는 이병극 대표의 탁월한 안목과 지치지 않은 연구개발 노력이 숨어 있다. 지난 1983년 광학기기전문기업을 창업한 이 대표는 당시 컬러사진을 현상, 인화하는 기계를 개발해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하면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1990년대 후반 들어 디지털카메라가 필름카메라를 대체하면서 경영 위기를 맞은 그는 거금을 투자해 아날로그 현상기를 디지털로 변환하는 모듈을 개발했으나 불과 몇 달 만에 중국산 데드카피제품이 풀리면서 그야말로 궁지에 몰렸다. 이 대표가 3D프린팅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그즈음이다. 이스라엘에서 아날로그필름으로 3D형상을 만들었다는 정보를 접한 그는 무릎을 쳤다.
“바로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이 기술을 디지털 분야에 접목해 연구개발한다면 아날로그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부가가치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처럼 이 대표의 강한 의지에 30년 동안 쌓아온 캐리마의 독자적인 광학․화학기술과 노하우가 뒷받침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3D프린터인 것이다. 이 대표는 뛰어난 기술력에 비슷한 수준의 외국제품보다 기기 가격은 30% 이상, 소모품 비용은 50% 이상 저렴하다는 것 외에 마스터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다이렉트 캐스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치아, 보청기, 반지 등 다양한 제품을 금형 없이 바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특히 이 기술은 모든 분야에 무궁무진하게 응용할 수 있어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기대와는 별개로 전 세계 3D프린터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1년 17억 달러 규모를 기록한 이 시장이 오는 2016년에는 31억 달러로, 6년 후인 2019년에는 61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제조하는 제품의 가치를 더하면 2019년에 13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이병극 대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가능성과 비전을 생각한다면, 세계 3D프린터시장에서의 진정한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3D프린터를 개발한 만큼 앞으로 더 콤팩트한 사이즈로, 더 저렴한 가격으로, 더 놀랄만한 기술력을 자랑하는 3D프린터를 선보일 것입니다. 전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새로운 3D프린터를 개발하겠습니다.”
쾌속광조형기 ‘MASTER PLUS’ 쾌속광조형기 마스터플러스는 디지털 3D 디자인 데이터를 전송하면 재료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적층식)으로 제품을 출력한다. 광조형 적층방식을 이용해 부드러운 곡면과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며 고정밀도, 최고의 속도, 최저 가격을 자랑한다. 외산 장비보다 제작 속도가 2배가량 빠르고, 디지털 광학기술(DLP) 방식으로 정밀도가 높은 것. 더욱이 복합적인 재료를 이용할 수 있다는게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