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록 8막66장 (7부)
드디어 회고록을 막을 내릴때가 된것 같다.
작년부터 띄엄띄엄 시간 날때마다 집필하다 보니 서로 연계성이 미흡 할수도 있고 , 지루 할수도 있으나 65년 인생을 간단 명료하게 쓰는것 또한 만만치 않은 과제였다.
이후 발생되는 사건들은 어찌보면 회고록이 아닌 진행형을 하루 늦게 쓰는 신문처럼 추억 거리로 만들기에는 부족하였다.
나는 욕심 같으면 내가 사는 날까지 회고록을 진행할까 하였으나 그것은 나의 욕심일 뿐이다.
회고록은 어찌보면 태고적 사건이 더욱 가치가 있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렇다고 어제 생긴 일들이 가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추억은 망각에 의해 아니 기나긴 세월에도 사라지지 않고 뇌세포 구석에서 꼭꼭 숨어 기나긴 세월을 잉고해온 자그마한 추상체인 것이다.
손으로 잡을수도 없고 눈으로도 볼수 없는 그추상체는 3차원 공간의 미로속에 꼭꼭 숨어 수십년을 견뎌온 것이다.
그래서 더욱 값진 것이고 어제의 추억과는 견줄수 없는 삶의 증거이며 역사의 응고체 였던 것이다.
나는 조그마한 화분 삽을 들고 나의 뇌를 헤집고 다녔다.
파손된 추억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인 뇌세포 속에서 금광노다지를 캐듯 나의 수십년전 추억을 찾아 2년여를 소진하였다.
지칠때로 지친 나는 다시 삽을 꼭 잡고 뇌세포를 갈갈이 파헤쳐가며 수십년 어두 침침한 동굴속에 살법한 추억거리를 하나 둘 찾아 내였다.
그럴시면 추억은 수십년 어두침침한 공간에서 눈이 부신지 가는 눈을 지그시 뜨며 나를 반겨주었다.
나는 그들을 찾아내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였다.
내가 버린 시간중에 내가 지나간 발자국 틈새에 그들은 소실적 모습 그대로 있었다.
고무신을 신고 있는가 하면, 적삼 저고리를 입은채 방긋 웃고 있었다.
남포불 그림자 놀이가 즐거운지 손가락을 만지작 거렸고
세발자전거 타고 골목길 다니며 으싸하며 골목대장을 자청하기도 하였다.
나는 그들을 찾아내고 처음에는 내가 아닌줄 알았다.
너무나 예쁘고 깜찍한 외모와 온순한 성격에 내가 아닌줄 안것이다.
65년이라는 세월속 풍파에 휘들려 일그러진 나의 모습과 성격이 그때와는 판이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점점 괴물로 진화하는 나의 모습은 후손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소실적 종이 접어 딱지치기 하던 내가 늙은이가 되여 그때일을 회상하니 세월을 탓하기 보다는 세월에 감사할 따름이다.
추억과 회상은 세월이 없으면 불가능 한 것이다.
만약 세월이 흐르지 않고 호수처럼 정체한다면 세상의 모든것은 정지되고 말것이다.
세월은 흐름이며 시간인 것이다.
만약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태어나지도 않고 내 후손들도 태어나질 못하였을 것이다.
기차밖 차창모습으로 스쳐 지나가는 산야 처럼 우린 기차를 타고 이곳까지 같이 몰려온 것이다.
중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내린분도 있으나 우린 이곳까지 기차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온 것이다.
다음역에서는 누가 내릴지 아무도 모른다.
만약 기차가 이곳까지 온것은 세월의 힘일줄도 모른다.
그리하다보니 세월은 우리를 늙게 만든 주범이 아니라
후손의 육신을 빌어 다시 태어나게 하는 신비스러운 조력자 였던 것이다.
세월이 아니면 어찌 내가 태어나고 내 후손들이 태어났을꼬
세월이 멈춘다고 생각해 보아라
그러면 세상의 모든것은 멈추어지고 썩어서 괴사되고 말것이다.
세월은 참으로 고마운 존재이니 늙어감에 세월 탓하는자 어찌 후손을 쳐다보리오.
누구나 죽음을 준비하는 이는 드물다.
기껏해야 선산이나 공원묘지를 예약하기도 하고 부호들은 변호사 선임하에 유언장과 상속권 배정을 매듭짓는다.
나는 변호사를 선임하며 후손들에게 유산으로 남길 아무것도 없다.
변변치 못한 인생 종말에 목숨 연연하기 바쁘니 후손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사실 내가 회고록을 쓰게 된 동기도. 어찌보면 후손들의규범으로 무엇인가 해주고 싶었다.
고민끝에 나는 재물이 아닌 꿈을 유산으로 넘기고 싶었다.
꿈은 무엇인가?
그것의 해답은 후회이다.
만약 내가 꿈을 이루지 못한다면 추후 후회를 하게 될것이다.
그때가 되면 나이가 들어 그때로 돌아갈수 없는 뒤안길에 서서 우두커니 과거를 쳐다보며 땅을 칠것이다.
나는 후손들에게 아무 이야기거리도 되지 않은 평범한 인생을 수천페이지를 쓰며 회고록을 작성했을꼬.
그것은 다시 말하지만 꿈인 것이다.
만약 자신의 꿈이 사라진다면 인생은 삶의 목표가 사라져 무미건조해 진다.
꿈이 있는자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처절한 인생을 살면서 가장 실수한 것이 바로 꿈이 없었기 때문에 처절한 인생을 살게 된것이다.
만약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꿈을 간직한 아이로 자라고 싶었다.
나는 지금도 처절히 후회하는 것이 꿈이 사라진 어느 한 사람의 인생길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후손들은 깊이깊이 간직하기 바란다.
꿈
우리 후손들은 모두 꿈을 가지고 살기 바란다.
추후 할아버지가 지켜볼껴...
우리 가족 화팅!
그동안 애독해 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