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국산차 판매량이 집계됐다. 날씨가 풀리면서 10개 모델을 제외한 대부분의 차가 판매량이 늘었다. 3월 국산차 총 판매량은 13만 9,432대로, 10만 5,432대가 팔렸던 2월에 비해서 무려 3만 4,000대 상승했다.
그러나 쉐보레는 우려대로 꼴찌를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를 앞세워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3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쉐보레, 점유율 4.5%로 최하위 기록
군산공장 철수 이슈로 앞날이 어두워진 쉐보레가 예상대로 최하위로 주저앉았다. 3월 쉐보레 판매량은 6,272대를 기록 점유율 4.5%를 차지했다. 지난 달보다는 판매량이 늘었다.
쉐보레의 판매량 증가는 3월이 되면서 자연스레 전체 자동차 시장의 판매가 늘었고, 쉐보레가 실시한 ‘쉐비 프로미스’ 이벤트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들이 차를 더 잘 팔아버린 덕분에 빛 바랜 성과가 됐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2,518대로 22위에 오른 스파크다. 지난 달보다 판매가 5%늘었다. 말리부는 판매가 -21.7% 감소하면서 909대를 출고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국내 도입 물량이 모두 완판된 신형 볼트 EV가 160대를 출고하면서 어두웠던 쉐보레의 낯빛에 한줄기 희망을 드리웠다.
대박난 신형 싼타페
싼타페는 그야말로 대박이다. 지난 달 1만 3,076대를 출고하면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1년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그랜저를 약 2,500대 차이로 따돌렸다.
늘 싼타페의 앞길을 가로 막았던 쏘렌토 보다 두 배 가까이 팔았다. 점유율은 9.4%로 3월 한 달간 팔린 국산차 10대 중 1대가 싼타페였다.
관건은 신차 효과가 얼마나 이어지느냐다. 현재 싼타페의 누저계약대수는 무려 3만 2천대를 넘었다. 출고 대기 물량만 1만 3천대다. 지금부터 약 3개월간은 출고량 월 1만대 이상을 무난하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 K3, 아반떼 위협할까?
새로 나온 기아 K3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3월 5,085대가 팔리면서 처음으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5위 아반떼는 5,928대로 K3와 약 800여대 차이 난다.
K3 판매량에는 이전 모델인 K3(YD) 판매량 1,615대도 포함돼 있다. 기아차는 현재 YD 모델에 대해 ‘생산월별 특별혜택 15%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비록 선착순 1천대 한정이지만 K3 판매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결국 신형 K3(BD)의 실제 판매량은 3,470대로 아반떼와의 격차는 약 2,500대로 벌어진다. 지난 2월 13일 출시된 점, 아반떼 보다 더 큰 차체, 호평받은 준수한 운동성능에 비하면 왠지 아쉬운 성적이다.
3천대 고지 넘은 렉스턴 스포츠
대한민국의 많은 아저씨들이 구입을 고려중이라는 렉스턴 스포츠는 3월 3,007대를 판매하며 3천대 고지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 코란도 스포츠카 월 2,209대를 판매한 것에 비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다만, 아직까지 신차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G4 렉스턴은 1,541대를 기록했다. 가격대와 덩치가 비슷한 기아 모하비, 현대 맥스크루즈의 고객들을 상당부분 끌어오는 모습이다.
너무 안타까운 신형 벨로스터
2월 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한 신형 벨로스터! 과연 3월 성적표는 어떨까?
많은 이들이 많은 기대를 품었던 모델이지만 판매량은 고작 297대다. 차값이 1억 원에 육박하는 제네시스 EQ900보다 안 팔렸고, 출시된지 1년도 훌쩍 넘은 i30보다도 판매량이 저조하다.
현대차에서 밝힌 벨로스터 연간 판매 목표는 2만 대! 목표를 달성하려면, 한 달에 약 1,600대 이상은 팔아야 한다. 물론 엄청난 판매량을 기대해 볼만한 모델은 아니다. 전세계적인 SUV 인기 속에서 가장 위축됐던 시장은 C, D 세그먼트 세단 영역과 해치백이었던 터라 어느 정도 판매량 상승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대치에는 한참 못 미친 수준.
다음 달에는 어떤차를 주목할까?
3, 4월은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유난히 행사가 많다. 자동차 기자들의 4월 일정표가 빽빽하다. 이 많은 행사를 언제 다 갈까 싶다. 특히, 지난 3일 출시된 K9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현재 기아차는 올해 K9 판매 목표를 1만 5천대로 잡고 있다. 4월 부터 12월까지 9개월 동안 월간 약 1,700대를 팔아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경쟁모델인 제네시스 G80이 월 3천대, EQ900은 월 9백대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 여기에 가격분포가 겹치는 수입세단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의 수요까지 끌어와야 K9이 성공할 수 있다.
일단 K9에 대한 평가는 후하다. 디자인, 품질, 가격 등 어느 영역에서도 혹평이 나오고 있지는 않다. 과연 K9은 제네시스가 점령한 국산 대형 세단 시장을 흔들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