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9일 수요일
이른아침 -- 아내가 주방에서 달그락 달그락 뭔가 지할일을 하고있다
강서동 로제비앙으로 이사온후 아파트 내부 구조상 거실쪽과 안방사이에 있는 문하나를 닫으면 둘만이 사는 이집은 완전히 다른 공간이된다
이렇게 하룻밤을 이별했다가 아침일찍 내가 머무는 거실쪽과 맞다은 주방에서 아내가 하는 하루일과의 첫번째 일은 평생 먹어야 한다는
갑상선 약봉지를 따는 일이다 아내는 39살때 경부암 수술직후 연이어 다시 갑상선암 수술을 했었다
지금은 아찔했던 그때의 일들이 옛이야기가 되었지만 20여년전 그때는 암선고가 사형선고나 진배 없었다 그런중에도 지금까지 건강하고 밝게 살아
가는 아내를 바라볼때면 스스로 대견스러워 물끄러미 동선을 따라 움직이는 뒷모습을 쳐다보는게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특히 아침일찍 오늘처럼 하루시작을 갑상선 약으로 달그락 거릴때면 버릇처럼 아내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그것은 지난날 두번씩이나 암을 앓았던 -- 어쩌면 아내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놀란가슴에 악몽들이 지금까지도 나의뇌리에 선연히 남아있기에
매일매일 하루하루를 활발하게 잘살고있는 아내를 바라볼때면 고맙고 자칫 안스럽고 애틋하기에 오늘날 까지도 아침시간 침상에서
아내의 뒷모습을 확인하는것은 어쩌면 다음날 못일어나면 어쩌나하는 그때의 두려움과 조바심이 지금까지도 나의 마음속에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 나 가요 ~~ 그렇게 매일매일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아낸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한마디를 던지곤 6시20분에 상윤이 집으로 갔다
오늘아침 KBS 1 Tv에서 방영한 아침마당 ~~ 꿈의도전무대 ~~ 는 출연자 각인들의 절절한 삶에 희노애락이 녹아 있었는데 모두가 하나같이
고난에 순간들을 이겨내고 오늘 이자리에 섰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고백의 무대였기에 그들의 사연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면서 덩달아 나자신도
그들과 함께 웃고 눈시울 붉힐수 밖에 없더라
특히 두번째 무대에 올랐던 ~~ 한돈 ~~ 이란 출연자의 사연은 애달팠다 이사람의 나이가 가수 데뷔하기엔 걸쩍지근한 나이였다 ≪ 66세 ≫ 이사람이 늦은 나이에 가수가된 이유는 한살때 서울 신촌 연탄공장 부근에서 헤어진 그당시 한살짜리 여동생을 찿기 위해서 양복기술자로 일하면서 노래연습을 열심히해서 가수가되고 오늘 이렇게 전국에 방영되는 이자리에 섰다는 것이다 이야기 내내 굵은 안경테를 콧잔등이에서 걷어내며 하얀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쳤는데 나이탓인가 ?사연자체를 조리있게 전하지 못하자 이를 딱하게여긴 방송 진행자 최재원 아나운서가 이사연을 정리해서 따로 멘트식으로 그자리에서 재방 형식으로 다시 설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분의 이름이 ( 한돈 ) 좀 이색적인 감이 있었는데 출연자 개그맨인 황기순씨가 한돈을 금한돈으로 그때 한살배기 여동생의 돌반지로 --- 여차저차로 웃길려고 하다가 전체적인 방송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결론 내지못하고 얼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그에 당황스런 끝마무리가 더 코메디 적이더라 오늘 아침마당에 출연한 이들은 모두가 어디선가 자신의 영역에서 나름
활동하는 현역 가수들이다 다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무명가수 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붙어다니는 서러운 무명가수라는 팻말을 유명가수로 바꾸어볼려 그나마 선택적으로 이자리에 섰으니 그들에 꿈에 무대가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 2승을 따낸 30세의 최재원씨는 딸기하우스에서 일하며 일구어낸 8년차 가수라 했는데 내가 듣기에도 그에 섬세하고 조용한 바이브레이션은 때묻지않은 자연속의 개울물이 흐르는듯한 미성에 흔들림 이더라 인간사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겐 저마다 숨겨진 가슴아린 사연들이 있다 그런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은 고백이나 다를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