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콜레스테롤 확 낮춰…치료약과 똑 같은 효과?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콩(대두) 단백질이 단순히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고지혈증(고 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스타틴’만큼이나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리노이드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UIUC) 연구팀이 콩 19종에 대해 위장관 소화 시뮬레이션 실험(모방실험)을 수행한 결과다.
전 세계에는 2500종 이상의 콩이 있다. 콩의 주요 단백질 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큰 ‘베타-콘글리시닌’ 수치가 높은 콩이 앞으로 큰 인기를 끌 것 같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메디닷컴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콩을 먹으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대 4%까지 줄일 수 있다. 콩은 전 세계적으로 2500종 이상이나 된다. 연구팀은 콩이 인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두 가지 단백질(글리시닌, 베타-콘글리시닌) 덕분이라고 봤다. 연구팀은 글리시닌과 베타-콘글리시닌의 수치가 각기 다른 콩 19가지를 골랐다. 이들 콩을 분쇄기로 갈고 탈지해 가루로 만든 뒤 콩가루를 입, 위, 십이지장, 결장의 소화액 및 소화효소와 섞은 뒤 지방세포를 이용해 위장관 소화 시뮬레이션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각 콩가루 품종에 대한 시뮬레이션 실험을 한 뒤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이 얼마나 잘 흡수되는지 측정했다.
특히 ‘베타-콘글리시닌 수치’ 높은 콩, 앞으로 큰 인기 끌 것
연구 결과 소화된 콩가루의 펩타이드(단백질을 구성하는 중요 성분인 아미노산이 2개 이상 결합된 중합체)는 몸 안에 지질이 쌓이는 것을 50~7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지질 축적을 60%까지 줄이는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또한 베타-콘글리시닌 수치가 글리시닌 수치보다 더 높은 콩이 훨씬 더 잘 콜레스테롤 대사를 조절하고 지방산 산화를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타-콘글리시닌 수치가 높은 콩을 섭취하면 간과 심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데 훨씬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의 제1저자인 UIUC 엘비라 드 메지 교수(식품과학)는 “콩을 잘 골라 충분히 섭취하면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춰 죽상 동맥경화증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죽상 동맥경화증은 심혈관병의 약 85%를 차지한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가급적 약 100mg/dL 이하로 유지하길 권장하고 있지만 130㎎/㎗ 이하면 정상이다.
이 연구 결과(Selected Soybean Varieties Regulate Hepatic LDL-Cholesterol Homeostasis Depending on Their Glycinin: β-Conglycinin Ratio)는 국제학술지 ≪안티옥시던트(Antioxidant)≫에 실렸고 영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가 소개했다.
콩 외에 아몬드·호두 등 견과류, 귀리 등 골고루 먹어야
미국 애틀랜타 심장 전문의 제인 모건 박사는 “지금까지도 콩은 트리글리세라이드(중성지방),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이번에 그 내용이 한층 더 보완된 셈”이라고 말했다. 휴스턴 등록영양사 이사벨 바스케스는 “콩뿐만 아니라 견과류, 귀리 등을 골고루 먹는 게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앞선 연구 결과를 보면 대두, 검은콩, 강낭콩 등 콩의 단백질의 펩타이드는 혈압을 높이는 화합물의 기능을 방해해 고혈압 예방에 좋다. 풍부한 지질 성분과 피트산(Phytic Acid)은 심혈관병 위험을 낮춰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