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로 국립공원 캠핑장...
어젯밤부터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와서 짐을 다 넣고 잠을 잤더니...
텐트가 터질지경이다...
깔끔하게 조성된 캠핑장...
오토캠핑을 할수도 있고, 텐트를 칠수도 있고, 통나무집을 빌릴수도 있고,
잔디밭위에 미리 쳐놓은 텐트를 빌릴수도 있다...
구시로는 동부 홋카이도 최대의 항구도시로서...
구시로 습원 국립공원이 있어서인지 "안개의 도시"로 불리운다...
이곳역시 캠핑카와 바이크가 많이 주차되어 있다.
카누를 빌릴수도 있다. 1시간에 1,000엔...
달랑 하나 가져간 우산은 살도 하나 뿌러지고...
비는 와도 우리가...모닝커피 한잔은 마셔야겠죠?
커피를 마시고...
구시로 습지 산책을 했다
원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학술적으로 중요한 식물이 많이 자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벌레도 무지많고...
따라다니며 무는 애들도 많다.
습지 전체를 산책하려 하였으나...
이슬비도 내리고...무는 아이들도 있고...갈길도 바쁘고 해서...
한시간정도 산책하고 길을 나섰다...
이슬비정도였으나...
신발은 젖고...으실으실 춥기까지 했다...
부츠는 젖으면 잘 마르지 않아서...메쉬?운동화를 신고갔더니...
비에 젖자...바람이솔솔...발이 시려웠다...
마트에 들어가서 간식을 사먹고...비닐봉지 두개를 얻어서 양말위에 신었다...
그리고 운동화를 신었더니...발이 하나도 시렵지 않아...금방 그렇게 행복할수가 없었다...
간식을 사면서...여보에게 나는 우유를 주문했다...
며칠 여행했으니...우유정도는 사올수 있겠지 싶었다...
우리여보...500cc정도로 보이는 종이팩을 들고왔다...
"추우니까...데워달라고 할까? " 물었더니...울여보...그냥 마시잔다...
빵을 한입먹고...우유를 한모금 마셨다...
에잉? 우유가 아니라...쿨피스 비슷한 쥬스였다...
며칠여행했는데...우유도 못사오냐며...핀잔을 주면서...우리둘은 폭소를 했다...
좀전에...우유를 데워달라고 했으면 어쩔뻔 했을까?ㅋㅋㅋ
우리여보 하는말...
"내덕분에 챙피 안당한줄 알어...아까 이것좀 데워주세요...했으면...
얼마나 이상한 여자로 알거여?"라고 한다....
멈추지 않는 웃음을 그렇게 웃어본 것은 정말 오랫만이었다...
배가 아푸도록 웃었다...
계속 오락가락하는 빗속에...
지독한 안개속에...후라노 팜도미타에 도착했다...
후라노 비에이...얼마나 유명한 곳인가? 드넓은 구릉지대에 온갖꽃이 만발한....
기대에 차서...빗속을 뚫고 갔건만....
우린 여행온이래 처음으로 실망했다...
차라리 에버랜드가 훨 멋있었고 규모도 크다고 생각했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지...
관광차에서 단체로 온 중국인들은 여기저기서 시끄럽지...
이것저것 심난한 마음에 더더욱 예쁘게 보이지 않았던것 같다...
그동안 우린 너무도 한적하고 여유있는 자연의 길들에 길들여져있었는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온 예의로...사진 몇컷 찍고...
아이스크림 하나도 먹지않고...나와버렸다...
그리고 비에이를 갈것인가...바로 노보리베스로 갈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비에이를 포기하고 노보리베스로 결정했다...
비도 오기때문에 운행을 빨리 마쳐야할것만 같았다...
노보리베스로 가는 도중 ....
늦은 점심을 먹었다...
카레라이스와 돈가스 정식...와...맛있다...
노보리베스로 가는 도중....빗방울은 굵어지고...
도로는 편도1차선이라서...추월할수도 없고...
비가오니...오후세네시인데도 하늘은 깜깜하고...
마음은 조급해지고...빨리 어딘가 따듯한 곳에서 쉬고 싶엇다...
우린 그동안 너무나 좋은 날씨 덕분에...
계획했던대로...아니 계획보다도 더 알찬 여행을 했던것이다.
오늘은 안전하게 숙소에 들어가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하야...
오늘은 고속도로를 타기로 했다...조금이라도 빨리 숙소에 들어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한시간정도 달렸나?
톨비가 1350엔정도 나왔다...
톨게이트를 나오자 노보리베스 온천 이정표가 보였다.
얼마나 반갑던지...
온천지역에 들어가서...방을 잡기위해 여기저기 다녀본 결과...
예약하지 않은 이상...거의 방이 없었고...
방이 있는곳은 흐미~~~일인당 1,700~1,800엔을 달라고 하였다...
(머리속으로 계산을 한다...둘이면 40만원정도....켁)
밤에 들어가서...새벽같이 나올건데...그렇게는 못들어갈것 같아서...몇군데 더 돌아보기로 했다...
다 마찬가지였다...
에이...모르겠다...비오지만...캠핑장에 가자...고 결정하고...캠핑장이 어디에 있나 묻자...
여긴 캠핑장이 없단다...그럼 우리보고 어쩌라고...
후회할망정...비에이까지 가서...구경하고...그곳에서 자는게 좋았을뻔했다...
몇번이고 후회하면서...
역근처에 숙소가 있을것 같아...무작정 역으로 갔다..
역무원에게 이 근처에 숙소가 있는지 묻고...알려준 대로 찾아갔더니...
민박 비슷한 곳이 나왔지만 서너군데 다녀본 결과...다 방이 없단다...
정말 막막하고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그러다가...간신히 방을 하나 잡아 들어갔다...
감사한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사진으로 보기엔 그럴싸하지만....
방에서 먼지는 폴폴 날리지...샤워실은 물때가 껴있지...
처음으로 심난한 밤을 보냈다...
그래도...이런 전통 가정에서 하룻밤 보내고 싶었던 마음은 있었던지라...그렇게 위안을 삼았다.....
오늘의 경로...
446킬로미터...비만 오지않았더라면 별것도 아닌데...흠냐흠냐...
첫댓글 내덕분에 챙피 안당한줄 알어...아까 이것좀 데워주세요...했으면... 얼마나 이상한 여자로 알거여?"--- 웃움섞인 스파이더맨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6일째는 비 때문에 고생하셨겠어요?
ㅋㅋ 일본어는 모르지만 아마도 우유를 "미루꾸"라고 하지 않을까... 어릴 적에 구멍가게에 가면 밀크 캬라멜을 미루꾸라고 불렀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