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착성 관절낭염·회전근개파열
중장년층 대표적 어깨질환 꼽혀 증상 비슷해 오인…원인 찾아야
3~4주 통증 지속땐 병원 방문을
경북 봉화에서 버섯 농사를 짓는 김성경씨(63)는 5년 전부터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뻐근함과 함께 통증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흔한 오십견 증상과 비슷해 자연스레 회복되겠거니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통증은 극심해졌고 스스로 팔을 올리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 병원을 찾아 검진을 해보니 오십견이 아니라 회전근개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중장년층이 어깨가 아프면 으레 쉽게 낫는 오십견이라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사례가 꽤 있다”면서 “김씨처럼 파열 범위가 넓어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니 3∼4주 어깨 통증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원인과 치료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 어떻게 다를까=흔히 오십견이라 부르는 유착성 관절낭염과 회전근개파열은 중장년층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어깨 질환이다. 두 질환이 언뜻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통증이 생기는 원인은 다르다.
오십견은 노화·당뇨 등으로 어깨 관절을 감싸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비정상적인 관절낭이 쪼그라들어 어깨 가동범위가 제한되는 염증성 질환으로 구분된다.
이와 달리 회전근개파열은 노화뿐만 아니라 어깨를 많이 사용하거나 어깨가 외부 충격을 받아도 생길 수 있다. 어깨 회전운동과 안정성에 깊은 관계가 있는 극상근·극하근·소원근·견갑하근 4개 근육으로 이뤄진 회전근개가 찢어져 통증을 유발한다.
두 질병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구분할 방법이 있다. 오십견은 다른 사람이 도움을 줘도 팔을 올리기 어렵다. 하지만 회전근개파열은 타인의 도움이 있다면 팔을 들어 올리는 게 가능하다.
또 오십견은 모든 동작에서 통증을 느끼기 쉬운데, 회전근개파열은 특정 동작에서 통증을 호소하고,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최근 관심 높아진 혈류량 보존 힘줄 봉합술=오십견의 수술 치료로는 내시경으로 관찰하며 어깨 내부 염증과 유착 조직을 제거하는 관절 내시경술이 많이 쓰인다.
회전근개파열 환자는 봉합술과 인공관절치환술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최근에는 봉합술 가운데 ‘혈류랑 보존 힘줄 봉합술’이 주목받는다. 기존 회전근개 봉합술과 견줘 불필요한 매듭수를 되도록 많이 줄여 회전근개로 가는 혈류량을 보존하는 방식이다. 기존 봉합술보다 재파열률을 3분의 1가량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인다.
조남수 제일정형외과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기존 봉합술은 다시 파열이 일어날 확률이 18.6%인데, 혈류량 보존 힘줄 봉합술은 5.9%로 재발 확률이 뚝 떨어졌다”면서 “미국 스포츠학회지에도 게재된 이 수술법은 힘줄의 치유능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설명했다.
콜라겐을 활용한 혈류량 보존 봉합술도 있다. 힘줄을 봉합할 때 피부 조직과 비슷한 콜라겐 조직을 손상된 부위에 얹어 회전근개를 보강한다. 마치 낡고 해진 옷감에 새 옷감을 덧대 너덜너덜해진 부분을 한층 탄탄하고 촘촘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
◆재활 때 저주파치료기 도움=질병 예방과 치료만큼 중요한 게 재활이다. 오십견이나 회전근개파열 환자도 마찬가지다. ‘W&A 견갑골운동’은 어깨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 첫번째 자세는 손바닥을 바깥으로 돌린 상태에서 팔 모양을 위로 열린 디귿(ㄷ) 형태로 만들어 2∼3초간 유지해 주는 것이다. 그다음 머리 위로 손바닥을 맞닿게 한 후 위로 쭉 뻗으면 된다. 두 동작 모두 총 30회를 세번에 나눠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활 운동을 하는 기간 신경근자극(NMES)·경피신경자극(TENS) 기능이 함께 있는 저주파치료기를 쓰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술 후에 통증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가동범위까지 제한적이라 운동 동작을 배워도 제대로 따라하기 어렵기 마련이다. 시중에서 ‘피티100(PT100)’과 같은 다양한 저주파치료기를 직접 살 수 있다.
김승연 제일정형외과병원 재활의학센터 원장은 “신경근자극 기능은 해당 부위 근육 수축을 활발하게 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면서 “이뿐만 아니라 수술 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잔여 통증을 잡아주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