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라는 말은 올바른가?
얼마 전에 ‘그리스도의 도인가, 기독교인가’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세상은 기독교라는 종교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기독교’는 중국인(또는 일본인)들이 ‘그리스도’라는 발음을 똑같이 할 수 없어서 ‘기독’이라고 표현한 겁니다(여기서 잠깐, ‘그리스도’는 구원자라는 뜻이고, 원어 발음은 ‘크리스토스’입니다). 우리 한글은 소리글자라서 똑같이 ‘그리스도’라고 표기할 수 있는데도, 번역된 ‘기독’을 그대로 사용했고, 여기에 종교와 철학, 이념과 사상 등에 붙이는 ‘교(敎)’를 붙여서 ‘기독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불교(Buddhism), 이슬람교(Islamism), 일본의 신도(Shintoism), 심지어 유대교(Judaism) 등 모든 종교에 'ism'이 붙고, 철학도 칸트철학(Kantism)이나 헤겔철학(Hegelianism), 도덕에 유교(Confucianism), 이념의 공산주의(Communism), 인본주의(humanism) 등 모든 종교와 철학, 도덕, 이념에 무슨 주의(主義, -ism)’을 붙이는 것처럼 기독교도 ‘기독(그리스도)’에 ‘교’를 붙여서 기독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영어로 '크리스쳐니즘(Christianism, 기독교주의, 기독교 교리)'이 아닙니다. ‘크리스채너티(Christianity, 기독교)’입니다. 기독교는 영어로 ‘-ism’이 붙지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성경 어디에도 ‘기독교’라는 말은 없습니다. 성경을 쓴 예수님의 제자들은 이 신앙을 ‘그리스도의 도’(히 6:1), '생명의 도'(행 7:28), ‘십자가의 도’(고전 1:18) 등으로 표현했습니다(여기서 잠깐, ‘도(道)’라고 번역한 것은 성경 원문으로 보면 ‘말씀’(로고스)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기독교’라는 명칭보다는, 원어로는 ‘크리스토스 로고스’(히 6:1), 한글로 번역하면 ‘그리스도의 도(말씀)’라고 해야 더 올바른 표현이라는 겁니다.
여기엔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기독교라고 부르지만)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란 것입니다. 종교란 사람이 만든 것입니다. 사람이 절대자의 뜻을 깨닫고 선한 행위라는 노력을 통해 구원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하나님이 계시하지 않으시면 사람이 깨달을 수 없는 것이며, 하나님이 사람에게 오신 것이며, 사람의 노력이 아닌 하나님의 노력으로 구원받는 것이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말씀이 기독교로 ‘종교화’되면서 그리스도의 생명력을 잃고 비슷비슷한 종교의 하나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던 초대교회가 로마의 공인을 받아 제도권으로 들어오면서 빛과 맛을 잃어버린 것처럼 말입니다. 세상이 기독교라고 분류하니 우리도 기독교라고 부르지만 소금의 맛과 생명의 빛을 잃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2024년 11월 24일 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