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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관지도(衣冠之盜)
관복 입은 도둑이라는 뜻으로, 직책을 다하지 않는 공직자나 무능한 관리, 횡포하고 무례한 관리를 비난하는 말이다.
衣 : 옷 의(衣/0)
冠 : 갓 관(冖/7)
之 : 갈 지(丿/3)
盜 : 도둑 도(皿/7)
출전 : 명사(明史) 사걸열전(謝杰列傳)
'갓 쓴 도둑'이란 말이 있다. 옛날 어른이 된 남자가 머리에 쓰던 갓은 쓰는 순간부터 점잔을 빼는 물건이었다. 사대부나 선비들이 거들먹거리며 뒷짐 진 모습이 떠오른다. 도적질하는 벼슬아치를 조금 점잖은 말로 의관지도(衣冠之盜)라고 한다. 관복 입은 도둑이란 뜻이다.
겉으로 보기엔 높은 뜻을 품고 사는 진정한 벼슬아치인줄 알았는데 실은 의관(衣冠)을 갖춘 도둑이더라(之盜)는 말이 이 성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책임을 지는 공직자들이 들으면 펄쩍 뛸 말이지만 옛날부터 그런 말이 내려왔기에 더욱 몸가짐에 주의하라는 교훈으로 새기면 되겠다.
명사(明史) 사걸열전(謝杰列傳)에 따르면 사걸이 우부도어사(右副都御史)로서 지방을 시찰할 때 뇌물을 바치며 추천받으려는 자가 있었다. 자가 한보(漢甫)인 그가 지방을 시찰할 일이 있었다. 그 고을의 벼슬아치가 자신을 추천해 달라며 뇌물을 바쳤다.
사걸(謝杰)이 물리치며 엄중히 꾸짖었다. "뇌물을 받고 추천하는 것은 전쟁을 부르는 도둑(賄而後薦, 干戈之盜)이고, 천거한 후에 뇌물을 받는 자는 관복 입은 도둑(薦而後賄, 衣冠之盜)이다." 명사(明史) 열전에 전하는 이야기다.
같은 명나라의 학자 장한(張瀚)도 송창몽어(松窗夢語)라는 저작에서, '이민족 도적들을 물리치기는 쉽지만 중국의 도적을 물리치기는 어렵다. 중국의 도적을 물리치기는 쉬워도 관복 입은 도적들을 제거하기는 어렵다(去中國衣冠之盜難)'라는 좋은 말을 남겼다.
조선에선 아예 부패한 관리를 낮도둑(晝賊)이라고 불렀다. 명종, 선조 때의 문신이자 청백리 이기(李墍)는 함경도의 수령들이 가혹한 징수와 혹독한 형벌을 일삼아 낮도적이라 불렸다고 문집 송와잡설(松窩雜說)에 실었다.
또 성균관(成均館)을 '조정에서 낮도둑을 모아서 기르는 곳(朝廷聚會晝賊而長秧之處)'이라 썼다며 다산(茶山)이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인용했다. 그리고 “다른 벼슬은 구해도 좋으니 목민의 벼슬은 구하지 말라”고 했다. 목민관이 잘못하면 그 폐해가 직접 백성에게 닥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 공무원 모두에게 '부패 DNA'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들은 어려운 시험에 붙어 공직자가 됐다.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젊은이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들 역시 부패예비군이란 말인가. 시스템이 문제다. 눈에 보이는 바퀴를 잡고 또 잡아도 바퀴를 없애긴 어렵다.
바퀴가 서식하는 음습한 환경을 먼저 없애야 하지 않을까. 연고주의,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온정주의, 상명하복보다 무서운 갑을(甲乙)관계, 관주도 경제와 관치금융, 과도한 규제와 재량권…. 이런 게 복합적으로 작용해 공직사회에 부패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된다.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정부가 공직사회 부패 척결을 위한 사정 드라이브를 본격화 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부패는 유기체처럼 진화한다. 사정이라는 '백신'이 투여되면 일시적으로 위축되지만 곧 적응해 활동을 재개한다. 부패친화적인 환경부터 도려내야 한다.
의관지도(衣冠之盜)
땀의 가치는 무겁고 크다. 아니 고귀하다. 반면 일하지 않고 버는 불로소득은 가볍고 작기 그지없다. 그래서인가. 중국 당송 팔대가 중 한 명인 대문호 소동파는 “아무 까닭 없이 천금을 얻는 것은 큰 복이 아니라 반드시 큰 재앙이 있을 것이다(蘇東坡曰 無故而得千金 不有大福 必有大禍)”라고 일갈했다.
사리가 이러하기에 부를 쌓아도 방법이 정당해야 한다. 하물며 공복(公僕)인 관리가 부정한 방법으로 축재를 하는 것은 사회 기본질서를 무너뜨리는 큰 범죄다. 물론 관리의 비리 역사는 짧지 않다. 조선에선 아예 부패한 관리를 ‘낮도둑(晝賊)’이라고 불렀다.
명종, 선조 때의 문신이자 청백리인 이기(李墍)는 함경도의 수령들이 가혹한 징수와 혹독한 형벌을 일삼아 낮도적이라 불렸다고 문집 송와잡설(松窩雜說)에 실었다. 또 성균관에 대해선 ‘조정에서 낮도둑을 모아서 기르는 곳(朝廷聚會晝賊而長秧之處)’이라고 기록했다며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이를 인용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명나라의 학자 장한(張瀚)은 송창몽어(松?夢語)라는 저서에서 “관복 입은 도적을 제거하기는 어렵다(去中國衣冠之盜難)”라고 강조했다.
‘갓 쓴 도둑’이란 말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높은 뜻을 품고 사는 진정한 벼슬아치인 줄 알았는데 실은 의관(衣冠)을 갖춘 도둑(之盜)이라는 말이다.
이 같은 악습이 오늘날에도 사라지지 않고 있음이 재확인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몇 년째 말레이시아, 필리핀, 중국 등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정치경제리스크컨설팅시(PERC)는 한국사회에서 인허가, 규제·검사기관 등에서 뇌물관행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고 보고서를 낸 것이다. 본분을 망각한 일부 정치인과 관리의 일탈이 전체 공직자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있다. 청렴사회가 언제쯤 구현될까. 아니, 가능하기나 할까.
공직자의 갈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
익숙한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삼라만상이 다 그렇다. 개인 차원이 아니라 조직도 마찬가지다. 국가도 다르지 않다. 이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무장해제 된다. 긴장감과 경계심이 사라진다. 그러니 함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문제가 심각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불감증으로 지나치기 십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안보불감증이다. 한국은 군사지정학적 위험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법치 도전의 일탈에 무감각
휴전선은 세계 최대 군사밀집지역이다. 더구나 일본도 사실상 핵 무장능력을 기술적으로 완비한 나라이니 북한 핵을 포함해 세계에서 완전히 핵무력으로 포위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지구상 어느 나라도 사방이 핵 무장국으로 포위된 나라는 없다. 우리의 생존 실체, 생명 조건은 세계 최대 군사경쟁 핵심 지역, 세계 안보 문제군의 진원지에서의 삶이라는 사실을 벗어날 수 없다.
북한이 연신 미사일을 발사해도 국민은 무감각이다. 익숙해져선 안 될 일에는 익숙해지지 않는 사회라야 안전하고 건강할 수 있다. 국가 안보의 위해(危害) 요인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법치 도전의 일탈이 만연하는 현상도 마찬가지다. 사회 전반에 일상화 돼 익숙해진 나머지 심지어 파렴치한 범죄에 대한 사회적 감각까지 둔해지고 있다.
웬만해서는 놀라지도 않는다. 잔혹성 등이 ‘묻지마 범죄’ 정도인 흉악범이 나타난 뒤에라야 충격적인 일로 인식해 사회 안전에 대한 방어망 정비 등을 서두르는 식이다. 국민은 공직 비리 역시 워낙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이미 익숙해졌다. 이제 그 부정부패의 행태가 엽기적인 수준이라야 놀라면서 화제로 삼게 된 상황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퇴직이후에도 논란의 중심
대통령실이 지난달 28일부터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들을 투입해 전 부처에 대한 복무 점검에 나섰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등으로 기강 해이 논란이 불거진 공직사회를 대통령실이 직접 다잡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비현실적인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겠다고 한다. 그동안 과도한 규제가 우리 경제와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어 온 게 사실이다.
공무원이 지위를 남용하거나 인허가권을 틀어쥐고 잇속 챙기기 수단으로 활용해온 탓이 크다. 퇴직 이후에도 논란의 중심이 된다. 고위직 인사청문회만 열렸다 하면 공무원 퇴직후 기업체나 로펌에서 받은 연봉이 단골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 국민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액수의 급여는 놀라움을 넘어 상실감, 박탈감을 안겨주고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공분을 넘어 ‘도적질 한다’는 비판이 일기도 한다.
도적질하는 벼슬아치를 조금 점잖은 말로 의관지도(衣冠之盜)라고 한다. 관복 입은 도둑이란 뜻이다. 명(明)나라의 장한(張瀚)이 편찬한 ‘송창몽어’에는 “바깥 민족의 침공을 제거하기는 쉽지만 중국의 도적을 제거하는 것은 어렵다. 중국의 도적을 제거하기는 쉽지만 중국의 관복 입은 벼슬아치를 제거하는 것은 어렵다(去中國衣冠之盜難)”는 말도 있다.
이번 대통령실의 공직사회 다잡기가 세상은 달라졌지만 세상 바뀐 줄 모르고 어둠의 세상에서 ‘관복’ 입고 설쳐대는 직업공무원제의 대수술로 이어져야 한다. 공직자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지, 그리고 나라와 민생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절대 다수의 공직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돼야 대통령실의 공직기강 바로 잡기가 빛을 발할 수 있다. 전관 특혜, 공직 비리가 생기는 틈을 그대로 둔 채 공직기강 확립의 실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주변을 돌아보라. 공무원들이 부패의 유혹에 노출되는 환경이 적잖다. ‘우리는 남이 아니다’로 상징되는 연고주의,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온정주의, 상명하복보다 무서운 갑을(甲乙) 관계, 관주도 경제, 과도한 규제와 재량권…. 이런 게 복합적으로 작용해 공직사회에 부패친화적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는 우리 모두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썩은 공복(公僕)이 활개 치는 나라라면 국가 선진화도, 공정사회 구호도 공염불에 불과하다.
▶️ 衣(옷 의)는 ❶상형문자로 衤(의)는 동자(同字)이다. 옷을 입고 깃을 여민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옛날 상반신(上半身)에 입는 것을 衣(의), 하반신(下半身)에 입는 것을 裳(상), 옷 전체를 의상(衣裳)이라 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衣자는 '옷'이나 '입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衣자는 '윗옷'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서는 옷깃과 양쪽 소매, 그리고 밑자락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衣자의 본래 의미 역시 '윗옷'이었다. 고대에는 상의는 衣로 하의는 裳(치마 상)으로 구분했다. 상의와 하의를 합친 '옷'을 의상(衣裳)이라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衣자는 이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단순히 '옷'과 관련된 의미만을 전달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衣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衤자로 바뀌기 때문에 示=礻(보일 시)자의 부수자와 혼동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衣(의)는 책의(冊衣)의 뜻으로 ①옷 ②웃옷 ③깃털, 우모(羽毛) ④옷자락 ⑤살갗, 표피(表皮) ⑥싸는 것, 덮는 것 ⑦이끼 ⑧옷을 입다, 입히다 ⑨덮다 ⑩행하다, 실천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옷 복(服)이다. 용례로는 옷으로 몸을 싸서 가리거나 보호하기 위하여 피륙 따위로 만들어 입는 물건을 의복(衣服), 의복과 음식을 의식(衣食), 의복으로 모든 옷을 의상(衣裳), 옷 등속의 총칭을 의류(衣類), 옷과 갓으로 정장의 비유로 의관(衣冠), 옷걸이로 옷을 걸어 두도록 만든 물건을 의가(衣架), 옷을 벗음을 탈의(脫衣), 속옷을 내의(內衣), 삼베로 만든 옷을 마의(麻衣), 죽은 사람을 염습할 때에 송장에게 입히는 옷을 수의(壽衣), 저고리로 상체에 입는 옷을 상의(上衣), 옷을 입음을 착의(着衣), 비단 옷을 금의(錦衣), 속옷으로 겉옷의 안쪽에 몸에 직접 닿게 입는 옷을 츤의(襯衣), 도롱이로 짚이나 띠 따위로 엮어 허리나 어깨에 걸쳐 두르는 비옷을 사의(蓑衣), 여행에 쓰는 옷가지를 객의(客衣), 아름다운 무늬가 있는 옷감으로 지은 옷을 문의(文衣), 갑옷으로 예전에 싸움을 할 때 적의 창검이나 화살을 막기 위하여 입던 옷을 갑의(甲衣), 벼슬이 없는 선비를 포의(布衣), 책의 위아래 겉장을 책의(冊衣), 환약의 겉에 입힌 가루를 환의(丸衣), 국경을 지키는 병사를 방의(防衣), 비단옷을 입고 밤길 가기란 뜻으로 출세하고도 고향에 알리지 않음의 비유 또는 아무 보람이 없는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의금야행(衣錦夜行), 비단옷을 입고 그 위에 안을 대지 않은 홑옷을 또 입는다는 뜻으로 군자가 미덕을 갖추고 있으나 이를 자랑하지 않음을 비유한 말을 의금경의(衣錦褧衣),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가는 영광이라는 뜻으로 입신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의금지영(衣錦之榮), 옷걸이와 밥주머니라는 뜻으로 옷을 입고 밥을 먹을 뿐이지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의가반낭(衣架飯囊), 애써 법을 정함이 없이 인덕으로 백성을 교화시키고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일컫는 말을 의상지치(衣裳之治), 옷은 헤어지고, 신발은 구멍이 났다는 뜻으로 빈천한 차림을 이르는 말을 의리폐천(衣履弊穿), 비단옷 입고 고향에 돌아온다는 뜻으로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옴을 이르는 말을 금의환향(錦衣還鄕), 비단옷과 흰 쌀밥이라는 뜻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르는 말을 금의옥식(錦衣玉食), 옷의 띠와 같은 물이라는 뜻으로 좁은 강 해협 또는 그와 같은 강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접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일의대수(一衣帶水), 옷을 따뜻이 입고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다는 뜻으로 의식 걱정이 없는 편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난의포식(暖衣飽食), 해어진 옷과 부서진 갓이라는 뜻으로 너절하고 구차한 차림새를 이르는 말을 폐의파관(敝衣破冠), 벼슬이 없는 사람으로 군대를 따라 싸움터에 나감을 백의종군(白衣從軍), 몸에 맞게 옷을 고친다는 뜻으로 일의 처한 형편에 따라 적합하게 일을 처리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양체재의(量體裁衣) 등에 쓰인다.
▶️ 冠(갓 관)은 ❶회의문자로 쓰는 것을 뜻하는 민갓머리(冖; 덮개, 덮다)部와 머리를 뜻하는 元(원)과 손을 뜻하는 寸(촌)으로 이루어졌다. 머리에 쓰는 것을 쓰는 일, 또 그 관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冠자는 '갓'이나 '관', '쓰다', '관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冠자는 冖(덮을 멱)자와 元(으뜸 원)자,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冠자는 머리에 모자를 씌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모자'란 관직에 오른 사람이 쓰던 '감투'를 뜻한다. 옛날에는 관직에 있지 않더라도 감투를 쓸 기회가 한 번쯤은 있었다. 바로 결혼식이었다. 그래서 冠자는 '관'이나 '관례'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冠(관)은 (1)머리에 쓰던 쓰개의 한 가지. 검은 머리카락이나 말총 따위로 정교(精巧)하게 엮어 만드는데, 방형(方形), 복익형(複翼形), 편형(扁形) 따위 여러 가지 모양이 있음 (2)족보에서 결혼(結婚)한 남자를 이르는 말 등의 뜻으로 ①갓, 관(冠) ②닭의 볏 ③관례(冠禮) ④관례(冠禮)를 올린 성인(成人) ⑤성년(成年), 나이 스무 살을 이르는 말 ⑥으뜸, 우두머리 ⑦(갓을)쓰다 ⑧(무리에서)뛰어나다 ⑨덮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스무살이 되어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찌고 어른이 되던 예식을 관례(冠禮), 관례와 혼례를 관혼(冠婚), 어른과 아이를 관동(冠童), 갓과 의복을 관복(冠服), 예전의 벼슬아치들이 쓰던 모자를 관모(冠帽), 땅속줄기에서 나는 뿌리를 관근(冠根), 관을 꾸미는 데 쓰던 물건을 관식(冠飾), 가장 뛰어나 견줄 사람이 없음을 관절(冠絶), 남자가 스무 살에 관례를 한다는 데서 남자의 스무 살 된 때를 일컫는 말을 약관(弱冠), 갓을 벗어 건다는 뜻으로 관직을 버리고 사퇴하는 것을 의미함을 괘관(掛冠), 수레 덮개를 서로 바라본다는 뜻으로 앞뒤의 차가 서로 잇달아 왕래가 그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관개상망(冠蓋相望),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전도(冠履顚倒), 수탉을 관모로, 멧돼지를 허리에 찼다는 뜻으로 용맹하고 마음이 곧음을 이르는 말을 관계패가(冠鷄佩猳), 우맹이 의관을 입었다라는 뜻으로 사람의 겉모양만 같고 그 실지는 다르다는 말로 사이비한 것을 이르는 말을 우맹의관(優孟衣冠), 노한 머리털이 관을 추켜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낸 모양을 이르는 말을 노발충관(怒髮衝冠), 원숭이가 관을 썼다는 뜻으로 옷은 훌륭하나 마음은 사람답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목후이관(沐猴而冠), 용모의 아름다움이 관에 달린 옥과 같다는 뜻으로 겉만 번지르르하고 알맹이가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미여관옥(美如冠玉)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盜(도둑 도)는 ❶회의문자로 沇(연; 침을 흘리다)과 皿(명; 그릇)의 합자(合字)이다. 접시 속의 것을 먹고 싶어 군침을 흘리다, 전(轉)하여 훔치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盜자는 '훔치다'나 '도둑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盜자는 마치 次(버금 차)자와 皿(그릇 명)자가 결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盜자의 갑골문을 보면 次자 아래로 舟(배 주)자가 그려져 있었다. 次자는 입을 벌려 침을 튀기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니 갑골문에 나온 盜자는 배 위에 침을 흘리고 있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노략질을 일삼는 해적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舟자가 皿자로 잘 못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盜(도)는 ①도둑 ②비적(匪賊: 떼지어 다니는 도적) ③도둑질 ④훔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몰래 엿듣는 도청(盜聽), 남의 명의나 물건을 몰래 쓰는 도용(盜用), 도둑 맞는 재난을 도난(盜難), 남의 산의 나무를 몰래 베어감을 도벌(盜伐), 훔친 물건을 도물(盜物), 남 몰래 사람을 죽임을 도살(盜殺), 몰래 엿봄을 도시(盜視), 남의 것을 훔치는 버릇을 도벽(盜癖), 폭행이나 협박 등의 수단을 써서 남의 재물을 빼앗는 도둑 또는 그러한 행위를 강도(强盜), 남의 물건을 몰래 훔치는 일 또 그 사람을 절도(竊盜), 남의 물건을 몰래 훔침 또는 그 사람을 투도(偸盜), 개처럼 몰래 들어가 훔치는 도둑을 구도(拘盜), 나라의 보물을 훔치는 도둑을 방도(邦盜), 잡히지 않고 남은 도둑을 잔도(殘盜), 도둑은 주인이 자기를 제지하여 재물을 얻지 못하게 하므로 이를 미워한다는 뜻으로 사람은 다만 자기 형편에 맞지 않으면 이를 싫어한다는 말을 도증주인(盜憎主人), 도둑에게도 도둑으로서의 도리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도역유도(盜亦有道), 제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뜻으로 얕은 꾀로 남을 속이려 하나 아무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엄이도종(掩耳盜鐘), 남의 시문을 표절하여 쓰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슬갑도적(膝甲盜賊), 남의 글이나 저술을 베껴 마치 제가 지은 것처럼 써먹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문필도적(文筆盜賊),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계명구도(鷄鳴狗盜), 목이 말라도 도천의 물은 마시지 않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궁해도 불의는 저지르지 않는다는 말인데, 도덕률의 엄격한 준행을 이르는 말을 갈불음도천수(渴不飮盜泉水), 더워도 나쁜 나무 그늘에서는 쉬지 않으며 목이 말라도 도盜란 나쁜 이름이 붙은 샘물은 마시지 않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곤란해도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음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악목도천(惡木盜泉), 일부러 문을 열어 놓고 도둑을 청한다는 뜻으로 스스로 화를 불러 들인다는 말을 개문읍도(開門揖盜)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