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04편]
19 여호와께서 달로 절기를 정하심이여 해는 그 지는 때를 알도다 20 주께서 흑암을 지어 밤이 되게 하시니 삼림의 모든 짐승이 기어나오나이다 21 젊은 사자들은 그들의 먹이를 쫓아 부르짖으며 그들의 먹이를 하나님께 구하다가 22 해가 돋으면 물러가서 그들의 굴 속에 눕고 23 사람은 나와서 일하며 저녁까지 수고하는도다 24 여호와여 주께서 하신 일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주께서 지혜로 그들을 다 지으셨으니 주께서 지으신 것들이 땅에 가득하니이다 25 거기에는 크고 넓은 바다가 있고 그 속에는 생물 곧 크고 작은 동물들이 무수하니이다 26 그 곳에는 배들이 다니며 주께서 지으신 리워야단이 그 속에서 노나이다 27 이것들은 다 주께서 때를 따라 먹을 것을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28 주께서 주신즉 그들이 받으며 주께서 손을 펴신즉 그들이 좋은 것으로 만족하다가 29 주께서 낯을 숨기신즉 그들이 떨고 주께서 그들의 호흡을 거두신즉 그들은 죽어 먼지로 돌아가나이다 30 주의 영을 보내어 그들을 창조하사 지면을 새롭게 하시나이다 31 여호와의 영광이 영원히 계속할지며 여호와는 자신께서 행하시는 일들로 말미암아 즐거워하시리로다 32 그가 땅을 보신즉 땅이 진동하며 산들을 만지신즉 연기가 나는도다 33 내가 평생토록 여호와께 노래하며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내 하나님을 찬양하리로다 34 나의 기도를 기쁘게 여기시기를 바라나니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리로다 35 죄인들을 땅에서 소멸하시며 악인들을 다시 있지 못하게 하시리로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할렐루야
[설교]
어제 말씀에 이어, 시편 104편 후반부를 묵상합니다.
시편 104편 후반부는 계속해서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를 노래합니다. 특별히 본문에서 시인이 노래하는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본문 19~23절에서 시인은 해와 달, 삼림의 짐승들을 노래합니다. 둘째로, 본문 24~26절에서 시인은 땅과 바다에 가득한 크고 작은 동물들을 노래합니다. 그러면서 셋째로, 본문 27~30절에서 시인은 지금껏 언급했던 온 피조물을 친히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찬송합니다.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저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며, 저들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찬송하지요. 이렇듯 시인은 오늘 본문을 통하여 인간을 제외한 다른 모든 피조물을 언급하며, 이러한 피조물을 친히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찬송합니다. 하나님께서 다스리시지 않는 피조물은 없으며, 하나님의 손을 떠나 자력으로 생동하는 피조물은 없다고 말씀하지요.
그러면서 시인은 본문의 후반부에 이를수록 더욱더 목소리를 높입니다. 특별히 본문 31절 이하에서 시인은 이제 여호와의 영광을 찬송하며, 더욱더 자신의 노래를 고조시켜 나갑니다. 본문 31~32절을 보십시오. “여호와의 영광이 영원히 계속할지며 여호와는 자신께서 행하시는 일들로 말미암아 즐거워하시리로다. 그가 땅을 보신즉 땅이 진동하며 산들을 만지신 즉 연기가 나는 도다.” 여기서 시인은 여호와의 영광으로 인해 땅이 진동한다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말하자면 지진으로 인해 큰 지각변동이 일어났다는 뜻입니다. 또한 산들을 만지신즉 연기가 났다고 했는데, 이것은 말 그대로 화산폭발입니다. 여호와께서 영광의 눈으로 보시니까, 천지가 개벽할 만큼의 큰 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대형지진이 일어나 큰 지각변동이 발생하고, 화산이 폭발하여 땅이 새롭게 되듯이, 여호와께서 그 영광중에 임하시면 이 땅은 반드시 변화할 것이라고 말씀하지요.
그러면서 시인은 이러한 기대감 가운데 끝으로 이렇게 고백합니다. 본문 33~35절, “내가 평생토록 여호와께 노래하며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내 하나님을 찬양하리로다. 나의 기도를 기쁘게 여기시기를 바라나니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리로다. 죄인들을 땅에서 소멸하시며 악인들을 다시 있지 못하게 하시리로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할렐루야!” 시인은 지금껏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를 찬송했습니다. 또한 크신 영광중에 천지를 개벽하시고, 이 땅 가운데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실 여호와를 찬송했습니다. 그런 이후 끝으로 시인은 이러한 하나님을 향한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바람을 올림으로써, 이 시를 마칩니다.
여기서 주목해볼 것은 역시나 마지막 문장입니다. “죄인들을 땅에서 소멸하시며 악인들을 다시 있지 못하게 하시리로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할렐루야!” 지금껏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에 관해 찬송했던 시인은 이렇듯 자신의 개인적인 바람을 노골적으로 밝히며 찬송을 마칩니다. 이때 시인이 밝히는 소망은 한 마디로 이것입니다. ‘죄인들의 멸망’이요 ‘악인들의 심판’이지요. 본문에서 시인이 밝히는 소망은 이 말씀 단 한 줄입니다. 그러나 사실상 이 말씀 한 줄은 지금껏 이 시편이 기록될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요 또한 지금 현재 시인이 직접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가장 있는 그대로 반영한 말씀입니다. 죄인들이 땅에서 소멸되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 천지를 개벽하시며 임하여 주옵소서! 악인들이 다시 있지 못하게 하소서! 그러니 주께서 우리를 다스려주옵소서! 이렇게 시인은 지금 자신이 당면한 현실을 놓고, 천지의 주재이신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입니다. 창조주요 통치자이신 하나님께서 이제는 친히 그 영광으로 우리를 다스리시기를 간청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성도 여러분, 오늘 이 말씀에 비추어 한번 우리의 기도 역시 점검해보십시오. 우리의 기도?! 사실상 우리가 드리는 삶의 모든 기도는 확실히 현실에 기반 한 기도일 때가 많습니다. ‘오늘 내 삶에 닥쳐온 문제가 이러합니다! 나는 오늘 이러한 곤경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우리는 지극히 현실적인 기도, 현실에 기반 한 기도를 많이 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도를 행할 때, 우리가 의외로 많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단언컨대 우리가 기도를 드리는 대상이신 하나님의 크신 위엄이 어떠한지, 능력이 어떠한지, 영광이 어떠한지를 아는 것일 겁니다. 오늘 말씀도 보십시오. 오늘 본문은 1절부터 32절까지 거의 모든 분량을 다 동원하여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했습니다. 해와 달과 별, 땅과 바다와 그 위에 온 생물들. 이 모든 만물을 친히 다스리시는 하나님. 그런 하나님을 찬송하며, 시인은 제일 마지막 구절, 한절에서만 짤막하게 자신의 소망을 아뢰었습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비록 내 삶에 주어진 현실은 고통스럽고 괴롭지만, 그럼에도 이런 내 삶을 주장하시는 하나님은 크시다는 뜻입니다. 내가 지금 믿고 신뢰하며 기도하는 하나님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셔서, 능히 고통스런 내 삶을 신원하여 주실 것이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시인은 이렇듯 고통스런 현실 가운데서도, 의연히 우리 주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현실의 고통을 뛰어넘는 놀라운 기도를 드리는 것이지요.
이러한 기도가 오늘 우리의 삶에서도 회복되길 바랍니다. 매일 삶에서 기도할 때마다, 그저 허탈하게 삶의 너저분한 일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 담대하게 우리 하나님의 영광을 노래하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은혜가 오늘 하루 우리 모두의 삶에 충만하길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