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라
거창고등학교 직업 선택 십계명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조건을 갖추어진 곳은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기슴에 박히는 현실판 '좁은 길'이다. 그러나 '만약 내 아이가 이런 직업을 선택하겠다고 말한다면 나는 과연 흔쾌히 축복하며 이 길을 보내 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던져 본다. 나도 믿음과 행복 사이에서 갈등하는 부모임을 발견하고 정말 부끄러워졌다. 말로만 십자가와 좁은 길을 외치는 위선자가 바로 나인 듯하다. 자녀의 삶조차도 주께서 원하시면 온전히 내어 드리는 아브라함 같은 믿음이 없음을 한탄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내뱉던
한 위대한 믿음의 선배가 있었다. 바로 고인이 되신 박상은 원장님이다. 평소 깊이 존경하던 그분을 모시고 <의학채널 비온 뒤>에서 그분이 걸어오신 길과 비전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강의 제목이 바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라'였다. 이 강의 몇 개월 후, 그분은 의료 선교 중 타지에서 순교하시고 말았다.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하신 그 믿음을 추모하며 이 영상의 일부 내용을 나누고자 한다.
안양샘병원 박상은 원장은 의대를 졸업한 후 40여 년간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 계층을 위해 꾸준한 의료 봉사를 실천해 오셨습니다. 또한 1999년부터 2007년까지는 일곱 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해 평양의대 부속병원 혈액정화실을 최초로 설치하는 등 북한 의료의 현대화에도 기여했습니다. 또한 북한에서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처음으로 신장투석을 시행한 것도 박상은 원장이 이뤄낸 일입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갔던 박상은 원장의 이야기. 북한 10년,
아프리카 15년. 안양샘병원 박상은 원장과 탑팀재활의학과 박정욱 원장이 함께 나눕니다.
박상은 원장님과의 방송이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비드19로 인한 섬 사역이 중단되고 동역자마저 구할 길이 막혀 버린 어느날이었다. 그간의 섬 봉사의 수고를 주께서 위로하고 조금 쉬었다가 다시 펼치라고 말씀하듯이 다음과 같은 메일이 내가 속한 대한 재활의학회에서 도착했다.
박정욱 선생님께서는 2021년 대한재활의학회 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되셨음을 알려드립니다.
박정욱 원장은 2019년부터 매월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의료 봉사 활동으로 전남 완도군에 위치한 낙도 지역을 배를 타고 직접 발로 뛰며 무의촌을 찾아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숙련된 병원 직원들의 지원과 협조로 소외되고 의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직접 찾아다니고 왕진하며 최신 의료 기기인 이동용 초음파를 이용하여 주사 중재 시술을 현장에서 시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해결하기 힘든 질환이나 위중한 환자들은 광주광역시 내의 협력 의사들에게 인계하고 치료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도 더불어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동료들의 격려와 주의 위로에 나는 다시 힘을 얻은 바 있다. 어려움 가운데서도 나의 능력을 부인하며 푯대를 향하여 주의 상을 바라며 걸어갈 것이다.
-박정욱 <낙도행전>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