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싸리쭉쟁이, 흑싸리껍덕
앞서 칡하고 등나무에 갈등(葛藤) 야기가 나온 짐에 생각 난 이야기 한나 올립니다.
민화투·육백·삼봉·나이롱뽕·고스톱·섰다·(돌이)짓고땡·... 요새는 카드에 밀린 감이 잔 있다해도 이전 진도서 일단 모태믄 육백, 삼봉이로 재끼(노름)덜하다가 낭중엔 ‘쌌다’, ‘쓰리고에 피박’, ‘못 먹어도 고’라는 고스톱도 대유행이었지라. ‘죽마고우’라는 사자성어가 죽치고 마주앉어 고스톱치는 벗(칭고)이라고도 했잉께라.
진도서 재끼라하고 화토라 했제만 내나 당시는 전국이 모도 놀음도 놀이도 화투(花鬪)가 대세였었잉께 오죽하므는 우리나라 사람덜이 외국 여행질 비행기 안에서나 공항 바닥에서 화투판을 벌이는 바람에 해외 토픽에도 올루는 불명예까지 얻을 정도로 화투는 대중적인 놀이였었지람쨔.
그란데 화투장에 보므는 꽃인지 잎인지 열매인지 껍덕인지 저 4월을 상징하는 흑싸리란 기림덜이 잔 요상하고 뭬하지라?
보통 화투짝을 맞춰서 놀 때 거진 모든 사람덜이 이케덜 놓는데
자세히 딜에다 보므는
열 끗짜리는 새가 있어가꼬 새가 날르는 모냥을 놓고 보자먼 저케가 맞는데라. 그놈 말고 딸른 껍질이나 닷 끗짜리하고는 흑싸리(?) 모냥이 꼬꿀로 딸르게 된 모십이 서로 엇갈린 모냥사니지라?
그래가꼬 인자 모도다 새가 있는 열 끗짜리하고 똑 같은 방향이로 돌려놓고 보믄, 어째? 흑싸리 알따군지 잎사군지 꽃인지 껍덕인지가 하눌을 안 향하고 꼬꿀로 된 느낌이다봉께 요것도 또 어째 이상하구만이라.
그란데 사실 알고 보므는 4월의 화톳장 기림은 ‘흑싸리’가 아니라 ‘등나무 꽃’이라 합디다. 그라고 ‘흑싸리’라는 식물은 이 시상에 애당초 없는 식물이라지람쨔.
다덜 알고는 있는 사실로 화투는 일본에서 만든 것이 들어와가꼬 전국 재끼판에서 판치게 되았지라. 일본의 유래로는 1540년대에 포르투갈 상인들이 일본에 빵, 튀김, 조총, 기독교(Catholic) 등을 전해 주던 때 그들의 ‘카르타(Carta) 놀이 딱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답디다. 포르투갈 상인들의 카르타 놀이 딱지를 본떠 ‘하나후다[花札]’를 만들어놓았는데 이것이 조선 말기 또는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다고 그라지람쨔.
우리 고유의 이런 비슷한 놀이로 장기, 쌍륙, 석전, 투전, 골패, 종경도(승경도, 승람도)놀이, 윷놀이... 가운데서 노름(도박)으로는 단연 투전과 골패였제만 일제강점기 때부텀 화투가 이들을 제치고 득세하게 되었다 하고라.
일본에서 만든 화투다봉께 내나 12월에 비가 오고 동면하는 개구락지가 기림에 기레져 있는 것도 그라고 화투짝에 기림덜 역시 모도 우리 문양이 아니지람쨔.
그라고 4월에 화투 그림도 역시 ‘흑싸리’가 아닌 일본의 ‘등나무 꽃’을 그린 것이라고 그랍디다.
4월은 일본에서 '등나무 꽃 축제'가 열리는 계절이지라.
그래가꼬 4월의 화투 문양은 등나무 꽃(보라색을 띤 등나무 꽃은 마치 포도송이와 같은 모양이므로 아래 그림과 같이 화투를 배열해야 옳은 배열이 된다)이 되었다 하요.
등나무는 센류(川柳, せんりゅう)와 하이쿠(俳句, はいく) 등 일본 전통시의 시어(詩語)로 많이 쓰이는 꽃이며, 4월 화투 10점짜리에 그려져 있는 두견새 역시 일본에서 시제(詩題)로 자주 등장하고 일본인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새라 전합디다.
그란데 일본의 이 등나무 꽃을 한국 사람덜이 ‘흑싸리’로 착각하고 있다지람쨔.
실제로 흑싸리라는식물은 존재하지 않고 싸리꽃은 흰꽃하고 분홍이지라. 비찌락 맨드는 싸리나무 줄기랑 잎사구는 녹색이고 가실에 고것을 벼다가 몰리므는 갈색이 되지라.
이렇듯이 화투가 일본이 만든 거라고 해가꼬 예전에 여러 뜻있는 사람덜이 우리 문양과 우리나라 계절에 맞는 화투 그림덜로 바까가꼬 새로 만든 화투덜도 여럿 나왔었제만 기존 일본식 화투의 대세를 바꾸지는 못하고 주저앉은 현실에 많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구만이라. 찰로 그라고 이전에 진도 풍광만이로 진도 특색 화토도 누가 맨들았다고 진도 신문에 기사가 난 바 있었넌데라만...
야튼 간에 일제강점기 때 우리말 우리글 말살정책과 식민지 잔재들은 안직도 우덜이 즐기는 화투짝만칠로 여적까장 현실에 깊게 뿌리박고 남아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식민사관적 생각들과 입에 붙어 늘 상용하는 일본말 찌꺼기들로 우린 광복 75주년이 넘었어도 안직도 그 그늘에 갇혀 살고 있는 것 같어람쨔.
오늘까지도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외면하는 일본 그들은 현재도 진실을 감출라는 과거사 왜곡에다가 독도를 호시탐탐 넘보고 나날이 부쩍 늘려대는 국방예산이로 자위대의 거대화를 이미 폴쌔껀에 이뤄놨잉께 폴쌔 군사대국이 되아뿌러가꼬 다시 또 침탈 야욕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지람쨔.
그란 이면에는 우리 안에 무의식 가운데 자조적으로 ‘반도인(일본은 완전한 섬이고 한국은 반쪽짜리 섬)인 조선놈(조센징)은 할 수 없다’는 자기 비하적인 친일(親日)을 넘는 숭일(崇日)에 힘입는 바가 크다고 보는구만이라.
거그다가 화투장에 심어 둔 ‘등나무꽃’을 스스로 ‘흑싸리쭉쟁이’로 보는 우덜이다봉께 그들도 우리를 그야말로 ‘흑싸리쭉쟁이’로 깜보게 자초했을 것잉께
침략자 후손들이 '아직도 식민시대 습성을 못 버리는 역시 조센징'이라고 어깨를 으쓱하게 하도록 만든 원인이 되어 계속해서 우리를 깜보게 맨들았으리라는 생각입니다.
시대가 달러서 비록 독립운동(獨立運動)에는 참여를 못 했제만
우덜 모도 인자 함께 힘을 합해서 이 시대에 극일운동(克日運動)은 합시다. 덜~!
-진도 송현인 조병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