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울의 끝자락이면서 봄의 기운이 천지에 미칠 때도 된 것 같은데, 지난 겨울의 늦추위로 매화의 개화는 1주일 이상 순연된 것 같은 3월 5일, 순천으로 탐매여행을 떠나 보자.
2024년 2월 28일 양산 통도사의 자장매는 활짝 피었었는데 순천의 매화는 개화한 홍매와 벙근 꽃봉오리의 백매가 각자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
시나브로 봄은 다가오고 어느날 불각히 매화꽃이 터져 나올 그 때를.
1964년 김승옥이 발표한 소설 "무진기행"의 무대 순천, 조계산, 송광사, 선암사, 낙안읍성의 고장 순천에는 이 봄 매화가 어떤 모습으로 피었을까.
● 순천 왕지동의 복음교회 정원의 매화
홍매는 개화하여 매화향이 그윽하나 백매를 비롯한 아직 많은 매화가 꽃봉오리만 조그맣게 키우고 있다. 600년 노거수 고매(복음매)는 언제 꽃을 피울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복음교회 정원의 매화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 순천으로 이식한 터라 아마도 고향의 개화시기를 기억하는 듯 개화의 모습이 각양각색이다.
177그루의 매화가 다 피면 매화꽃에 빠지고 매화향에 취할 것 같다.
2024. 2. 28 양산 통도사의 자장매.
올해보다 일찍 매화가 피었다.
순천 복음교회 정원의 홑매화
홑매화
백매는 막 꽃봉오리를 틔우고
분홍색 겹매화
동백
지지대에 의지하고 있는 600살 고매는 언제 꽃을 피우련고
홍매 너머로 복음교회가
● 사운즈 옥천(카페)
옥천이 흐르는 냇가의 카페에 홍매가 활짝 피었다.
카페에서는 커피 한 잔에 옥천을 배경으로 흐드러진 홍매를 감상할 수 있으리라.
홍매 뒤에 카페가
카페 앞 옥천에는 징검다리가
● 매산동 선교사 집
1910년 한일병합 이후에도 조선에 도착한 선교사들은 선교, 의료, 교육에 힘쓰면서 이 땅의 개화에 힘썼다.
이들은 매산동의 언덕에 거처를 마련하고 활동하였으며 1916년에는 안력산(알렉산더,컬럼비아 의대 졸업)병원을 마련하였고 샤머니즘적인 병치료 관행의 조선사회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의료선교사들은 복음 전도와 의료봉사가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라 믿고 헌신적으로 봉사하였으며 그들 자신이 병에 걸려 사망하기도 하였다.
일제의 감시와 견제 속에서도 그들이 선교와 의료 봉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일본은 조선을 병합한 강대국이 되어 있었고 약소국 조선을 깨우치고 약자를 위하라는 하느님의 계시를 실천하는 여정이 아니었을까.
플로렌스 선교사는 조선의 들꽃과 전설을 정리하여 책을 쓰기도 하였는데 그 내용과 꽃을 모자이크 벽화로 도로를 따라 장식하였다.
대구에서 봉사하던 선교사들도 청라언덕에서 살았듯이 편안한 곳보다는 쉽지 않은 장소에 그들은 거처를 마련한 것 같다.
안력산 병원을 설립한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 알렉산더. 조선을 위해 봉사하다.
안력산 병원 격리병동의 복원한 모습
매산동 언덕에 있는 더햄 선교사의 집
매산동 언덕은 추운 곳인가, 매화는 아직인 듯
플로렌스 선교사는 조선의 들꽃 식물도감을 펴냈다.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자산어보를 썼듯이 무릇 사람들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나 보다
플로렌스 선교사의 식물도감 안내 벽화
플로렌스 선교사가 관찰한 조선의 민속
플로렌스 선교사의 식물도감 모자이크 벽화
매산동 언덕에 밤이 지나고 새날이 오면 매화도 벙글어 꽃을 피우리라
● 매산고 홍매
분홍색을 띤 겹매화가 민발해 있고 백매는 이제 막 꽃봉오리를 틔우고 있다.
분홍색 겹매화
매화가 만개했네
백매는 개화가 홍매를 뒤따라 가는 듯
● 매곡동 홍매가헌(紅梅佳軒)
매곡동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커다란 홍매 두 그루가 있다.
선암사 주지스님과의 인연으로 선암매를 선물 받아 보기좋게 키웠다.
홍매 뿐만 아니라 살구나무, 감나무, 동백 등 다양한 정원식물을 가꾸어 놓았다.
한 쪽에는 청매가 꽃봉오리를 벙글고 있다.
홍매가헌의 민간정원을 순천시에 등록하여 개방정원이 되었으며 매곡동은 매화가 풍성한 탐매마을로 발전했다.
홍매가헌 홍매의 위용
청매도 꽃 피울 날을 기다리며
이제 곧 매화를 비롯한 봄꽃이 터져 나올 것이고 연두색 새 잎이 산하를 채색할 때가 오면 겨우내 얼었던 가슴도 녹아들까.
첫댓글 순천 매화기행의 발자취를
순서대로 차근차근 이야기해주셔서
저같은 덜렁이는 다시 그 길을 따라 걷습니다.
갓 피기 시작하는 매화에서는
매화의 암향이 그윽히 풍기더군요~~!
오랫만에 무심재 길동무들을 만나서
무척 반갑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여유 있는 표정과 선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 같으신 초록사랑님, 오랜만에 뵈서 봄날의 행운이었습니다.
미풍이 간지러운 봄날에는 더 왕성한 발걸음으로 산하를 누비시리라 믿습니다.
문항님이 쓰시면 작품만이 아니라 그 역사까지도 알게 되니 괜시리 폭넓어지는 느김으로 다가오고
한국의 들꽃과 전설 저는 이미 책을 사서 봤지요. 그런데 순천의 복음교회 매화랑 연결할 생각도 추호도 못했는데
역시 문항님의 식견이 넓으셔서 이렇게 사진작품과 이야기를 곁들여 봅니다. 감사드려요~^^
차마고도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을 듯한 산마루님, 차마고도는 차마 아니 가든 못하리, 그 여운 오래 간직하오소서.
그리고 또 다른 비경으로의 비상을 꿈 꾸소서.
세상의 자연은 그 꿈을 맞아들일 자세로 누워 있거나 서 있을 터이니~
아직은 언덕 위에서 봄 이 웃고 있었던
그날의 매화는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님들의 모습
꽃 보다 더 아름답고 반가웠습니다
지금 쯤 꽃봉우리 터지는 소리에 잠못드는 이가 있다고
어느 시인이 글로...
그럴것 같습니다
송이 송이 터트리며 ....
언제나
후기 올려 주시는
문항님 감사 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미리별도 떠나고 햇반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독수공방, ㅋ
천지가 생기를 회복하는 봄날이 오면 뭐하노 그쟈.
그저 혼자에 침잠하여 내 안과의 대화에나 나서볼 뿐,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