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아침, 할리걸(?)은 자양댐 호반길의 늦가을 사진을 보고는 낙엽 밟으며 걷고 싶었는지
'캬! 완전 가을이네~'라며 가보고 싶다는 운을 띄웁니다. 4년간의 연애에다 31년을 함께 살았는데
척하면 가려운 곳이 어딘지 냉큼 알아차리는 '道'를 텄습니다. 가을 여자가 되고 싶었는가 봅니다.
이곳 자양댐 호반로의 한적함과 쓸쓸함이 떠나가는 가을을 더 운치 있도록 만드는 게 아닐지요?
대다수 오십 대 후반 중년 여성의 마음 또한 매한가지라 생각됩니다. 뒤로 딸랑 한 장만 남은 달력이
또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서글픔으로 이끄는가 봅니다. 당신 칭구들은 벌써 할머니 소리를 듣는다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지, 내년이면 서른하고도 둘인 큰딸은 시집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ㅜㅜ
울집 거시기도 가을 타나 봅니다. 영화 [겨울 여자]의 주인공과 거리가 멀지만,
저만의 영화 [가을 려자]의 주연으로 만들어줍니다. ㅎ
자식은 보내야겠고 할머니 소리는 듣기도 싫은 야누스(Janus)의 얼굴을 가진 오십 대 후반이 아닐지
말입니다. 마음에 응어리진 서글픔을 변변치 못한 남편(남의 편)이 조금이라도 덜어주려 셔터를 정성
스레 누르고 있습니다. 비록 중년의 끝을 향하는 나이지만 사진으로나마 [가을 려자]로 만들어줍니다.
'사진 참하게 나왔네~~ 연두색 머플러를 둘렀으면 더 잘 어울릴 텐데...'하며 기분을 맞춰줍니다. ㅎ
여기에 덧붙여 '또 한 해가 저물어가지만 늙어가는 게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겨'라며 위안 삼을 말도
건네봅니다.
35년간 늘 함께했습니다. 앞으로 더 힘들 일만 남았는데 말입니다. 많이 미안하죠...
부모님의 안녕(安寧)과 자식들 결혼이란 틈바구니에 끼어 그 어렵다는 오십 대 후반을 같은 나이 먹으며
힘들게 실감하는 중입니다. 둘 다 이곳저곳 탈이 나기 시작합니다. 퇴직이 불과 몇 년 앞으로 다가왔건만
이뤄놓은 것은 없고, 툭하면 들어가는 비싼 병원비에다가 자식들 결혼비용까지 생각하면 기가 막힐 현실
입니다. 폼生폼死도 조금은 젊었던 오십 대 초반에 끝냈어야는데, 할리 아직도 내려놓지 못하는 걸 보면
좋아하긴 많이 좋아했었나 봅니다. 지금까지도 말입니다... 휴!!
할리가 좋아 30만 키로를 달리며 폼생폼사로 살았어도 묵묵히 참아준 울집 할리걸(?)... 늘 고맙게 생각합니다.
구순(九旬)이 가까운 부모님 네 분 모두 계시기에 서서히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하고, 자식들 결혼비용에
신혼집 마련 자금까지 감내하려면 많은 걸 내려놔야 합니다. 금융권에서 25년과 대학교에서 5년을 근무
하며 나름 참 열심히 산 것 같은데, 샐러리맨의 현실은 나이가 들어 아파도 봉급이 작아도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겠죠. 비단 저 혼자만의 넋두리가 아닐진대, 하필 쓸쓸한 늦가을 일큼 무겁게 다가와 아픈
어깨를 더 짓누릅니다. 현실이지만 그냥 '가을 타는가 보다'라며 웃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을요...
지금쯤 자양댐 호반길은 찬바람에 낙엽만 뒹굴듯합니다.
너무 무거운 글을 올렸나 봅니다. 떠나가려는 가을을 붙잡아둘 수 없음에 우울해지려는 감성이 불현듯
밀려와 삶의 무게에 눌려서 힘들어하는 이야기를 늘어놓게 되었네요. 작금(昨今)을 살고 있는 평범하디
평범한 오십 대 후반 가장(家長)의 풀기 쉽지 않은 숙제이기에 해량해주시기 바랍니다.
2년 전 이맘때 합천댐 호반길의 늦가을 풍경입니다.
밤늦은 시각 밖에는 차가운 북서풍이 세차게 불며 기온도 많이 내려가 벌써 겨울이 찾아온듯합니다.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떠나려는 가을을 더는 붙잡지 못하고 이제 가슴속에서 놓아주려 합니다.
가을이 떠나갑니다......
- 늦은 밤 평생을 함께 해온 나머지 반쪽을 생각하며 -
※ 수능일 전날 밤입니다.
수험생 자녀를 두신 카친님들께 내일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대해봅니다.
좋은 꿈 꾸시길요.
@주식1004 어서 체력이 회복되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굳이 이번에 한께한 늑대님 태희아우 솔향기님 여니님과 함께 한 투어는
참 오랜세월동안 투어를 했지만
길이남을 명품 투어였다고 생각합니다.
두 여성라이더께서 청도에서 경주로 넘어오는 상수원 보호구역을 지날때가 밤 9시경이었는데요.
그 야밤에 야행을 하는데도 한치의 흔들림 없는 라이딩실력에
혀가내둘려지더군요.
감히 전국 최고의 여성라이더라고 평가 합니다.
쾌차하세요.
@부뚜막 그 상수원이 운문댐입니다.
민가가 거의 없어 밤엔 완전 캄캄한 곳이죠.
대단하신 여장부들이십니다. 감사합니다. ^^
그러네요.
글이 좀 무겁게 느껴지네요.
그치만 천사님의 천사 같은 맘이 읽혀지며 환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넘 즐겁게 타인을 편안하게 해 주시는 천사님의 건강한 미소 오래오래 간직하셔야
곁에서 같이하는 모든이가 행복 할 겁니다.
추위에 건강조심. 차조심. 하세요.
별말씀을요... 이래저래 고민이 많은 시기에다 몸도 좋지 않기에 더 센치해지나 봅니다.
백수십 번은 갔을 좋아하는 남해도 1년 가까이 가보질 못했네요. 휴~~
기온이 결국 영하로 내려가는군요.
본격적인 환절기입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늘 안전운전하세요. 감사합니다. ^^
형수님이 가을 낙엽 배경과 기가막히게 어우러져 너무 예쁘게 잘 나오셨습니다.
형님의 사진실력이 날마다 늘어만 가시는군요!
어여 어깨가 완전히 나으셔서 바이크 타시고 출사 같이 가시지요??
잘 지내시죠? 요즘 전문 작가님 사진들이 자주 올라와 비교가 되어 사진 올리기도 뭣합니다. ㅎ
재활 열심히 해야는데 게을러서 걍 이러고 지냅니다. ㅜㅜ
생각할 게 많다 보니 센치해지고 세월 탓만 하게 되는군요.
부쩍 차가워진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좋은 날 기다립니다. ^^
저물어 가는 중년의 나이에 천사님의
글과 사진을 보니 딱 내모습과 제 아내모습 같습니다
이글과 사진을 밴드방에 퍼가고 싶지만 눈시울이 뜨거울까봐 참으렵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건강 하시고 좋은글 고대 합니다
타인이 공감하는 정도일 뿐인 중년의 얘기입니다.
눈물 훔칠 그럴 정도는 아닙니다. ㅎㅎ
과연 내 형편에 이래도 되는 건지 알면서 할리 내리지 못함이 미안해서 말입니다.
번개팀 이끄시며 늘 안투/즐투하시길요. 응원합니다. ^^
그전날 창녕 국도길에서 흰색 승용차로 뒤따라가다 조그만 휴게소에서 잠시 인사드렸는데 천사님 화이팅입니다 항상 예쁘고 좋은글 감사드리구요 몸도 어서 쾌차하시길 빌어봅니다...
혹여 벤츠 운전하셨던 분 맞으신가요?
반갑습니다. 대부분 중년 끝자락이 보이면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드리며 11월도 즐겁게 보내시길요. ^^
천사님 쏠투 하실때.......
한해가 다름을 느끼시겠지만 그래도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됩니다.
1004형님과 할리걸 형수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두분의 좋은 모습은 라이더의 귀감이 됩니다.
하체가 버텨주는 그날까지 멋진 라이딩 응원합니다. 빠샤~~ㅎ
하체도 부실한 상태라 얼마를 버틸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하체도 병원에서 수선해야겠죠. ㅎㅎ
남들 평생 탈 걸 벌써 다 타고도 넘치지 않냐는 얘기에 할 말은 없지만,
거시기 할리병은 치료가 쉽지 않네요.
德談 감사드리며 늘 안투/즐투하세요. ^^
안녕하세요. 늘 좋은 글과 사진으로 채워주시네요.
가을비 한 번이 겨울을 성큼 앞당깁니다. 날씨마저 우울하게 만드는 휴일입니다.
인생사가 늘 그러하듯 겨울이 오면 또 봄을 기다려 좋은 일이 생기겠지요... ㅎ
감사합니다. 휴일 즐겁게 보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