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4.22. 주철주 예레미아사제. 장례성찬례 설교문. 유낙준주교.
주철주 예레미아신부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을 만나다
“길과 진리와 생명인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14:6).”
오늘은 이 세상에서 별세하신 주철주 예레미아신부님의 영혼을 주님께 맡겨드리는 마지막 감사성찬례를 올리고 있는 자리입니다. 주님께서 별세하신 주신부님의 영혼을 구원해 주시도록 우리들이 이 땅에서 헤어지는 마지막 기도의 자리입니다. 이 땅에서 몸의 삶을 멈추고 이제부터는 영적인 생명으로 하느님을 만나 산다는 것을 선포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제의 장례집전은 주교가 항상 집전하게 되어 있는 것이 오랜 성공회의 전통입니다. 한 주간 대전교구 전 교회에서 주예레미아신부님의 영혼을 위하여 별세미사를 올릴 것입니다. 주신부님이 하느님을 만나기를 바라는 교회의 감사성찬례가 올려진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을 우리는 믿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요한14:1).” 우리를 위해 사시다가 천상에 우리의 방을 마련하시려고 하느님의 집에 먼저 올라가신 예수님은 우리가 죽음 이후에도 책임지시는 분이십니다. “천상에 가서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같이 있게 하겠다(요한14:3).” 세상은 우리가 살아있을 때도 책임진다면서 책임을 못지지만, 예수님은 우리를 살아 있을 때에도 책임져 주시고 죽은 이후에도 예수님은 우리를 책임져 주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책임져 주신다는 그책임의 내용이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뜻을 알게 하고 결국 하느님을 만나게 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신 이유는 우리에게 하느님을 만나게 하시려는데 있습니다.
주철주 예례미아신부님은 성공회사제이십니다. 사제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알게 하고 만나게 해 주시는 분입니다. 예수님의 역할을 대신하는 사람이 사제입니다.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서 사는 사람이 사제입니다. 예수님이 길이기 때문에 예수님의 길로 가면 우리는 하느님을 만납니다. 그 예수님의 길, 진리의 길, 생명의 길을 알려 주신 분이 바로 주철주예례미아 신부님이십니다. 예수님의 길을 가려고 자신의 몸을 많이 고생시키셨습니다. 저는 대전대성당에서 예례미아신부님을 신학생 때 처음 뵈었습니다. 태백 강원도 산골에서 도 닦는 분으로 여겨 수도사의 향내가 났습니다. 대전이라는 대도시에서 맡을 수 없는 수행자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길이 복있는 길이었으니 자녀까지도 사제의 길로 이끄셨습니다. 미국의 명문가에서는 가장 뛰어난 아들을 성공회 사제로 세우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합니다. 주신부님에게서 예수님의 마음이 첫 마음이 되는 훈련을 예수원에서 경험하셨습니다. 그 첫마음이 예수원에서 영글어갔고 태백성당에서 그 예수님의 마음이 주신부님에게서 푸른빛으로 드러나셨습니다. 태백성당은 주철주 예레미아신부님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성당입니다. 주신부님의 온마음으로 올리는 깊은 기도와 주님을 부르는 찬미로 세워진 성당이기 때문입니다.
주신부님의 영적인 벗으로 함께 사신 김경랑 에스터사모님과 자녀들에게 이렇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주철주 예레미아신부님은 천상에 올라가셔서 하느님과 늘 함께 계실 것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하느님은 빛이시고(1요한1:4), 우리는 그 빛의 자녀입니다(1데살5:5). 우리의 가슴에 믿음과 사랑을 담고(1데살5:8), 우림과 둠밈을 가슴받이 안에 담고(출애28:30), 성령의 불을 끄지 마십시오(1데살5:19).” 예수원에서 밝힌 성령의 불이 주신부님에게서 빛이 났고, 이제는 주어거스틴 아들신부님에게서 빛이 납니다. 그 성령으로 우리가 서로 연대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죽음 이후의 그 다른 세상이 있기에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부활은 죽음에 대한 생명의 승리를 보여 주신 것입니다. 별세가사성찬례는 바로 죽음에 대한 생명의 승리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우리 다시 천상에서 하느님을 함께 뵐 날이 올 것입니다. 그 때 우리 모두가 주신부님을 뵙시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선포하였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