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신용운(20)이 마음속에 씻지 못할 상처를 입었다. 한 경기 만루 홈런 두 방. 한 게임에서 한 투수가 그랜드슬램 두 방을 허용한 것은 1982년 개막한 프로야구 22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신용운은 10일 광주 한화전 4회 무사 만루에서 김태균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한 뒤 5회 이도형에게 2점 홈런을 내주고 급기야 6회 송지만에게 또다시 그랜드슬램을 허용하며 눈물을 삼켰다. 팀의 두번째 투수로 나서 3.1이닝 동안 무려 9실점(9자책점)을 기록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LA 다저스 시절이던 1999년 4월 24일 당시 세인트루이스(현 몬트리올)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3회 초 한 이닝 만루홈런 2방을 허용한 이래 한국인 프로선수로서는 한 경기에서 처음으로 만루홈런 두 방을 허용하는 아픔을 맞봤다.
신용운은 지난달 29일 수원 현대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허용하며 눈물을 흘렸던 또 다른 슬픈 과거가 있다. 연이은 홈런포에 눈물을 삼킨 셈이다. 올해로 프로 2년째를 맞는 신용운은 10일 현재 팀이 치른 53게임 중 가장 많은 30게임에 등판하는 무리수(?)를 뒀다. 시즌 초 팀의 불펜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지만 연이은 등판에 맥을 잃어 상대타자들에게 홈런을 양상하는 홈런 기계로 전락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