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22년 10월 30일. 시향 지내려고 고향에 내려갔고,
11월 3일에 서울로 되올라와서 서울에서만 늦가을 겨울을 보냈다.
만4개월이 지난 2023년 3월 7일에서야 충남 보령시 웅천읍 화망에 있는 시골집에 내려갔다.
다음날인 3월 8일은 농업조합장(수협조합장) 선거날.
나는 1972년부터 농협조합원이기에 이번 투표에도 참가했다.
어제는 2023년 3월 9일. 목요일
아침밥을 먹자마자 아내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서울로 되올라왔다.
오늘은 2023. 3. 10. 금요일.
OO문학 2023년 동인지 발간에 참여하려고 예전에 쓴 일기에서 글을 고르기 시작했다.
1999. 4. 19.에 직장 컴퓨터에 올린 글이 있기에 퍼서 여기에 올랐다.
* 글 하나를 더 고른 뒤에, 나중에 00문학사무실에 전송해야겠다.
1. 꽃비
화사한 벚꽃
꽃비되어 내린다.
성미 급하여 꽃 먼저 피고
花雨 내리니 꽃잎 난다.
하늘거리는 바람에 꽃 춤 추고
라일락 향기도 미품에 날린다.
2. 말하고 싶어라
꽃비 내리는 가로수 사이를 질러 고향에 다녀오다.
팔십살 노모는 봄비에 물러진 땅을 파고
잔디를 바깥마당에 심어두고
중늙은이 아들한테 쉴사이 없이 무슨 말을 하신다.
말하고 싶었으리라.
외로워서 참았던 말을 한꺼버번에 다 하고 계셨다.
대꾸없이 그냥 들었다.
////////////////////////
어제(2023년 3월 9일) 일어나자마자 시골집 바깥마당 화단과 위밭에서 화초 세 종류를 삽으로 떴다.
재래종 수선화, 겹수선화, 상사화.
흙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문지에 안에 넣고는 둘둘 만 뒤에 끈으로 신문지를 묶었다.
* 시골 텃밭 매실나무에서는 매화꽃이 피기 시작했음
* 상사화(相思花)는 지금 잎사귀가 무척이나 싱싱하다. 나중에 잎이 다 진 뒤 7 ~8월에 꽃대가 쓰윽 올라와서 꽃을 피운다.
상사화는 잎사귀와 꽃이 전혀 함께 할 수 없기에 '상사화'라고 부른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다가 서해대교를 지난 뒤 '화성휴게소'에서 멈춰서 잠시 쉬었다.
휴게소 야외공간에 있는 농산물센터에서 작은 화분에 든 알뿌리 식물 두 종류를 골랐다.
히야신스 구근이 든 화분 2개, 애기수선화 구근이 든 화분 2개. 각각 6,000원씩..
'그런 거 왜 또 사요? 서울 아파트 안에도 화분이 넘쳐나잖아요?'
아내한테서 지청구를 먹었다.
이들은 내 시골 텃밭에 있지만 서울 내 아파트 안에는 없다.
내 시골집 텃밭은 세 곳에는 식물로 가득 찼다.
과일나무와 화초들...
내가 농사를 포기한 지도 만9년이 넘었기에 지금은 과일나무 꽃나무들이 제멋대로 웃자랐고,
키 작은 식물은 도태되었으며, 또한 잡초들도 숱하게 번졌다.
이 가운데 밭 두둑에 있는 수선화와 상사화도 엄청나게 번졌다.
아쉽게도 서울 아파트 안에는 이런 재래종 식물은 없다.
어제 사 온 재래종 수선화, 겹수선화, 상사화, 히야신스, 애기수선화가 꽃 피워서
아파트 안에 향기로운 내음새가 오래 번졌으면 싶다.
꽃이 진 뒤에는 알뿌리를 시골로 가져가서 텃밭 두둑에 심어야겠다.
2023. 3. 10. 금요일. 하늘이 맑음
첫댓글 최 선상님!
고향의 시골집에 2일간 머무셨군요.
1. '꽃비'에서
두 번째 연, 꽃비가 더 자연스러운데 굳이 한문 화우(花雨)라 쓰셨네요.
'배꽃비(이화우) 흩날릴제'가 연상 되네요.
어머니의 벚꽃
---------------- 박 민 순
꽃망울 터지는가 싶더니
어머니 시린 마음처럼
길 위로 자욱하게
떨어지는 꽃잎을 보니
내 마음도 조바심을 칩니다
저 멀리 흔들거리며 손짓하는 아지랑이
다가설수록 자꾸 멀어져 가듯
이제는, 아들 눈에 밟히는
희미한 어머니의 그림자
아득한 어린 날
강이 보이는 언덕배기에 올랐던
그 어느 날이었던가요
어머니는 물줄기를 마냥 바라보고 계셨지요
당신의 *푼푼한 품속에서 칭얼대던 나는
그때 아무것도 모르고 단잠에 빠져들었지만요
세상이 온통 봄물로 가득 차
꽃잎들은 바람 타고 놀다가 헛발 디뎌
허공을 몇 바퀴 돌다가 땅 위로 떨어지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오간 데 없는 어머니
내 마음도 떨어진 꽃잎처럼
어머니 가신 길 위에 눕고 싶은
지금은 화사한 봄날입니다.
* 푼푼한 : 모자람이 없이 넉넉한
박선생님 고맙습니다.
저는 이렇게 어디가 문제가 있다라고 알려주시는 분에게 정말로 감사하지요.
덕분에 내가 못 보았던 문제점을 금방 알 수 있으니까요.
위 글은 한자말을 많이 썼던 1999년에 쓴 글이지요. 그 당시에는 저도 한자말은 많이 썼지요.
24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고쳐 쓰기는 뭐해서 그냥 놔두었지요.
앞으로는 박 선생님의 지적처럼 '꽃비'라는 낱말을 쓰겠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이니까요.
예.
저는 4개월만에 내려간 고향집이기에 하루라도 더 오래 머물러서 식물을 가꿨으면 좋으련만
아내가 이내 돌아와야 한다며 몇차례 다짐을 받대요.
성당 모임에 가야 한다면서...
어제 점심 전에 서울 도착했고, 오늘 아침에 아내는 바깥으로 외출하대요.
성당 모임에 나간다면서...
저는 아무런 종교도 없지요. 아내를 이기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기에...
그냥 일찍 서울로 올라왔지요. 한 달 뒤인 4월에나 시골 내려가야 할 터.
텃밭에는 많은 식물 싹이 움트대요. 명자나무 등 식물은 아마도 150종 될 겁니다.
@최윤환
박 선생님이 시 좋습니다.
어머니의 벚꽃..
위 시에서도 박 선생님의 어머님을 떠올립니다.
바람에 벚꽃 날리는 4월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제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가 만8년이 넘었군요.
제 시골 텃밭에는 벚나무가 있었지요.
일제시대 일본에서 묘목을 가져와서 심었다던 이웃사람이 벚나무의 곁싹을 가져와기에 제가 심었는데...
십여년 쯤 지나자 벌레 먹어서 죽었지요.
제 시골집 산에는 산벚나무 토종나무가 있지요.
왕벚나무 묘목을 사다가 심어야겠습니다.
우리나라 식물이기에.
며칠 머무시지요
베란다가 더 복잡해지겠어요
봄꽃들 아우성에요 ㅎ
댓글 고맙습니다.
함께 간 아내가 서울에서 성당 모임이 있다며 ....
제가 이겨서는 안 되는 아내이지요.
하나뿐인 아내이기에.
텃밭 세 자리.... 수백그루의 나무와 키 작은 화초들은 이제는 제멋대로...
저는 시골에서 일하는 게 훨씬 재미나고 가치가 있는데도 ... 아내는 그게 아닌가 봅니다.
텃밭의. 이쁜 꽃사진 보고싶네요^^
글 읽어주셨군요.
고맙습니다.
지금 서울에 있기에....
여전히
잘 지내신듯 합니다
봄날에
좋은 시간 많이 보내십시요
댓글 고맙습니다.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늘 시골에 내려가 있지요.
농사를 짓고 싶기에.
아파트 안에 화분 110개 쯤을 올려놓고는 밤중에 화분 흙을 들여다보지요.
벌레가 있기에.
오늘은 화분 흙을 퍼서 헌 냄비 안에 넣고는 가스불로 뜨겁게 삶았지요.
흙속의 벌레들이 샤워 잘 했을 겁니다.
어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사온 겹수선화를 화분에 옮겨 심은 뒤 거실에서 키우려고요.
아내가 화분 속의 벌레를 보고는 기겁할 것 같기에... 미리 벌레를 아예 다 없앴지요.
이렇게 삽니다. 그럭저럭...
꽃비내리는
봄날 너무 아름다운 계절임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꽃비가 봄바람에 날리며, 꽃잎이 여기저기에 떨어지지요.
땅바닥을 살짝 덮으며....
봄은 아름다운 계절.
이제 화분 다 보냅니다 제가 힘에 부쳐서 ㅎㅎ 거의 보냈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아... 아깝네요. 화분을 처분하시다니.....
네 좋은 글 , 감사해 읽어요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