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와 LPBA를 통틀어 가장 화끈한 우승 피날레였다. 게다가 세트스코어 3:1로 여유있게 앞서가다 3:3 동점을 허용,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공’ 김세연은 뱅크샷 세 방을 앞세워 퍼펙트큐(9:0)로 우승을 결정지었다. 상대 임경진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큐 한번 못 휘둘러보고 경기가 끝나버렸다.
24일 새벽 우리금융캐피탈배 우승으로 통산 4승을 거둔 김세연은 김가영 스롱피아비(7회) 임정숙(5회)에 이어 이미래와 함께 다승 공동4위로 올라섰다. 김세연은 벌써 네 번째 트로피인데도 우승을 확정하고 나서 눈물을 쏟았다. “스스로 대견했고, 잊지않고 응원해주신 분들이 고마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상식 후 이어진 김세연의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한다.
▲우승을 축하한다. 어떤 마음으로 결승에 임했는지.
=23/24시즌에 크게 부진하진 않았지만, 결승에서 아쉽게 준우승했다. (3차전 하나카드배 결승에서 백민주에 3:4패) 주변 분들이 개막전에서 무조건 우승한다는 마음으로 나서기보다, 비시즌에 준비한 것을 시험하는 자세로 준비해 보라고 하셨다. 그런 마음으로 개막전에 나섰다. 편한 마음으로 경기해선지 운도 좋았다. 경기력도 잘 나왔다. 그러다 보니, 점점 욕심이 났다.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경기하는 건 정말 힘들다. 계속 욕심을 내려놓다 보니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가 나왔다.
▲ 비시즌에 뭘 준비했나.
=기술적인 부분보다 기본기와 체력을 다졌다. 등산을 많이 했다. 험난한 산은 타지 못해도, 낮은 산이라도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타려고 노력한다. 여럿이서 산을 타니까, 의욕도 생긴다. 그 동안 경기 중에 몸이 힘들다는 생각은 많이 하지 않았지만, 집중이 잘 안됐다. ‘체력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하고 의심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결승까지 풀세트 경기를 많이 했다. 언제 풀세트 경기를 할지 모른다. 집중력을 잃고 싶지 않았다. 체력에 집중을 많이 했다.
▲ 언제 우승 예감이 들었는지.
=8강이다. 우승했던 21/22시즌 ‘TS샴푸 LPBA챔피언십’때도 8강전에서 스롱피아비 선수를 꺾고 우승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저번처럼 피아비 언니를 이기고 난 뒤 그때처럼 우승할 수 있겠다고 느꼈다. 마침 결승에 비도 왔다. 우승할 때마다 비가 많이 오더라.
▲ 누적 상금이 2억원을 넘었다.
=몰랐다. 그 돈이 어디 간 지 모르겠다. (웃음) 상금 관리는 내가 하는데, 어디 간 진 모르겠다. 이번에는 잘 저축하겠다. 상금이 늘어난 부분은 신경 쓰지 않았다. 23/24시즌 하나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도 정말 친한 (백)민주에게 역스윕으로 패했다. 이번에도 역스윕으로 잡히나 걱정했다.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해보자고 했다. 하늘이 도와주신 것 같다.
▲ 7세트를 퍼펙트큐로 끝냈다.
=마지막 1점 남겼을 때 감이 왔다. 그전까지는 전혀 생각 못했다. 어떻게든 계속 득점하자고만 생각했다.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좋아하는 배치(옆돌리기)를 받았다. 키스만 내지 말자고 생각하고 쳤는데 퍼펙트큐로 이어졌다. 퍼펙트큐보다 경기를 이겼다는 게 중요하다.
▲ 우승하고 나서 눈물을 훔쳤는데.
=너무 서러웠다. 첫 우승 때는 더 크게 울었다. 평소에 눈물이 많지는 않다. 내 자신에게 북받쳤다. 결승전이 스스로 대견했다. 준우승했던 23/24시즌 하나카드LPBA챔피언십 때 응원해 주셨던 분들이 이날도 그대로 경기장을 찾아주셨다. 5세트와 6세트 잡혔을 때 괜찮다고 다독여 주셨다. 그런 응원과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다. 우승한 뒤 스스로 대견했고, 응원해주신 분들게 감사했다.
▲ 최성원이 같은 팀원(휴온스)인데, 많이 배우나.
=연습 때나 경기에서나 많이 가르쳐 주신다. 기본기를 배웠다. 경기는 내 몫이지만, 잘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팔라손을 비롯한 동료 남자 선수들도 많이 도와준다. [차승학 MK빌리어드뉴스 기자]
출처 : MK빌리어드뉴스 https://mkbn.mk.co.kr/news/view.php?sc=62000001&year=2024&no=462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