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 도널드의 아킬레스 건
루저 도널드가 또 졌다. 지난 주 뉴욕 법원은 루저 도널드가 1996년 E. 진 캐럴을 성추행한 후 그녀의 명예를 훼손한 잘못을 인정해 8,33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이번 결정은 배심원 만장일치로 내려졌으며 730만 달러의 피해 배상과 1,100만 달러의 명예 회복 기금, 6,500만 달러의 징벌적 배상금을 포함하고 있다.
루저 도널드는 이미 성추행 배상금으로 500만 달러를 지급하라는 평결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에 그 10배가 넘는 돈을 물어주게 된 것이다. 액수가 이렇게 늘어나게 된 것은 이미 배심원이 그의 잘못을 인정하고 배상 판결을 내렸음에도 루저 도널드가 캐럴에 대한 인신 공격을 멈추지 않고 지지자들을 선동해 그녀를 공격하게 했기 때문이다. 루저 도널드는 항소하겠다며 펄펄 뛰고 있지만 또 캐럴을 중상모략할 경우 다시 손해 배상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루저 도널드 앞에는 이외에도 재판 일정이 늘어서 있다. 또 다른 뉴욕 법원은 루저 도널드가 자신의 재산 가치를 부풀려 민사 사기를 저질렀는지를 심리중이다. 뉴욕주 검찰은 루저 도널드와 그 회사가 3억7,000만 달러의 벌금을 물어낼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아더 엔고론 판사는 이미 루저 도널드가 자산을 과대 평가했음을 인정한 바 있으며 곧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워싱턴 연방 항소 법원은 루저 도널드가 자신의 민형사 소송 관련자들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한 지방 법원의 제한적 입 막음 명령을 풀어달라고 한 요청을 기각한 후 루저 도널드가 다시 전원 협의체에 회부해 달라고 한 요청까지 기각했다.
루저 도널드는 또 정부 극비 문서를 플로리다 자택으로 무단 반출한 후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40개 항목에 걸쳐 기소된 상태인데 이 재판은 5월 20일로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루저 도널드가 기소된 4개 범죄 중 이 건이 가장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3월 25일에는 포르노 배우 입막음 용으로 34개 항목에 걸쳐 장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재판이 예정돼 있다.
이렇게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재판은 루저 도널드를 초조하게 만들고 있는 모양이다. 대부분의 경우 당내 경선 승자는 관대하게 경쟁자를 포용하며 단합된 모양새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진짜 중요한 것은 본선이고 그렇기 위해서는 당의 화합은 물론이고 중도층을 끌어오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저 도널드는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이긴 뒤에도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를 “새대가리”라고 부르며 그녀에게 돈을 주는 사람은 자신의 열성 지지 그룹인 MAGA에서 영구 추방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헤일리는 뉴햄프셔에서 11% 포인트차로 지기는 했지만 마지막에 후보를 결정한 유권자 62%와 중도파 60%의 표를 얻었다. 루저 도널드가 75% 공화당원의 지지로 이기기는 했으나 중도 확장성은 별로 없음이 확인된 것이다.
팍스 뉴스 조사에 따르면 뉴햄프셔 공화당원의 35%는 루저 도널드가 대선 후보가 되면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만에 하나 그가 유죄 평결을 받게 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CNN 조사에 따르면 그럴 경우 아이오와 공화당 농부들마저 1/3이 그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타임스 조사 결과는 전국 도널드 지지자의 ¼이, 로이터스 조사는 공화당원의 28%가 유죄 평결이 날 경우 본선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바이든의 발목을 잡았던 경제는 호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집권 후 2년 동안 마이너스였던 명목 임금 상승률에서 인플레를 뺀 실질 임금 상승률은 작년 말부터 플러스로 돌아섰다. 미 소비자들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미시건대 소비자 체감 지수는 1월 들어 2년 6개월래 최고치를, 향후 12개월 동안 소비자들의 인플레 기대치를 재는 지수는 3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작년 미 경제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3.1%의 성장을 보였고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인플레가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는 올해 금리를 내릴 것이 확실시 되고 있는데 이 또한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여론 조사로는 바이든이 루저 도널드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선거 열 달 전 조사는 별 의미가 없다. 루저 도널드의 아킬레스 건은 충분히 부각되지 않았고 바이든 지지 상승 가능성은 과소평가돼 있다. 2024년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말하기는 매우 이르다.
<민경훈/논설위원>
미주 한국일보
2024년1월30일(화)字
2024年1月30日(火)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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