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연말부터 KTX 정차역 롤 경사로 대신 전동식 리프트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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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 리프트 품평회 열어
전장연 "경사 각도가 법의 규정보다 초과" 보완 요청

기사작성일 : 2010-07-03 20:26:38

한국철도공사가 17일 서울역 4번 플랫폼에서 '철도차량 장애인휠체어 승강설비 품평회'를 열고, 수동 및 전동 리프트 2종을 비교평가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재의 롤 경사로 추락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철도공사는 지난 4월 27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의 면담 뒤, '연말까지 유럽식 리프트를 도입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날 품평회는 철도공사 측이 신형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장애인이동권연대 최강민 사무국장과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라나 활동가가 KTX 산천(신형KTX)과 무궁화호(RDC)에 대해 각각 수동과 전동 방식 리프트를 이용해 탑승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휠체어 설비 현황보고를 맡은 정진태 고속차량팀장은 "오늘 품평회를 통해 철도차량의 장애인 편의설비 취급자와 이용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재검토를 거칠 것"이라며 "향후 개량된 승강설비를 리프트 식으로 구축해 KTX 정차역에서 연내 배치하고 기타 역은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확대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팀장은 승강설비에 대해 "수동식은 휠체어 탑승 후 페달을 이용하게 되어 있고, 전동식은 스위치 조작을 통해 상승하강 하게 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지금까지 차량에 설치된 승강설비는 차종별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불편한 점이 많았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연을 통해 취급자와 이용자의 의견수렴을 충분히 해서 이용자가 불편 없이 사용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제일레일이 제작한 수동형 리프트는 휠체어 탑승 후 페달(핸들) 작동으로 상승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허용하중은 500kg이다. 유지보수가 쉽고 간단한 설계로 고장률이 낮으며, 전원설비가 불필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정밀이 선보인 전동식 타입은 전동 유압실린더방식으로 자체중량은 230kg이며, 리프팅 중량은 수동형 리프트와 같은 500kg이다. 오르내릴 때 속도 조절을 할 수 있고 고장이 발생하면 수동전환 가능하다. 삼성정밀은 "일정한 상승속도로 안전하며, 리프트가 상승할 때 탑승자의 불안감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프트 시승을 마친 이라나 활동가는 수동형 리프트에 대해 "발로 밟을 때마다 휠체어가 같이 흔들려 불안하고 불편한 느낌"이라고 지적했으나, 전동식 리프트에 대해서는 "폭이 좁은 것을 제외하고는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최강민 사무국장 역시 "수동형보다는 전동식 리프트가 더 이용이 편리한데, 다만 폭이 좁아 보여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 라고 지적하고 "우리나라 전동 스쿠터 등의 크기를 파악한 후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철도공사는 품평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에게 평가서를 나누어 주고 설문조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검토를 거쳐 연말부터 리프트형 승강설비를 KTX 정차역에 우선 도입할 예정이다.

전국장애인철폐연대는 23일 한국철도공사에 보낸 의견 공문에서 "리프트의 경사 각도가 법의 규정보다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승강 리프트 보완을 요청했다. 또한 리프트 폭과 관련해 "우리나라에 나와 있는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를 볼 때 전폭 80㎝, 전장 160㎝가 되면 리프트를 이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