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어린시절 아버지께서는 술은 거의 안드시고 담배도 어쩌다 가 한대씩 피신것같다 그래서인지 군겆질을 좋아하셨는데 그게 우리들에겐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생각하니 엄청좋았지않나싶다 왜냐면 아버지의 군겆질은 결코 아버지 혼자만의것이 아니었으니까말이다 그러니까 가끔 부산에를 가시던지 가끔 외출을 하시게되면 아버지는 항상 군겆질거리를 사다놓고 잡수셨는데 주로 빵이나 그시절에 엄청비싸고 귀한 생과자였다 빵은 박스로사다가 우리손닫지않는데 얹어놓으셨고 과자는 장농안에 넣어서 자물쇠를 잠그셨다 그리고는 저녁을먹고 궁금하고 심심할때쯤에 우리들에게 배급을 하셨다 우리는 각자 자기앞에놓인 과자를 맛있게먹었는데 빵은 아버지께서 물에 그러니까 바다에 가실때 참으로 가져가셔야하기때문에 어쩌다 가끔 빵맛은 볼수있었다 삼립빵이라고 유일하게 팥앙금이 들어있었던 빵맛은 정말 잊을수없다 그리고 과자를 먹다가는 가끔 아버지께서 가위바위보로 우리들의 과자를 강취?하셨던 기억도있는데 아버지가 은근히 우리와 같이 놀기를 재밌어하셨던것도같다 때로는 엄청엄하셨지만 말이다 그러면서도 비가오면 엄마더러 콩을볶아라 쌀을볶아라 심지어는 찹쌀을 꼬두밥으로쪄서 먹기도했던거같앴는데 그때우리로선 그게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비가오면 양파만 잔뜩넣어서 부쳐먹던 부침개맛은 지금도 잊을수없다 또 가끔은 마당 한켠에 만들어놓은 아궁이에솥을걸고 해먹던 수제비며 칼국수맛은 그야말로 다시맛볼수없으리라 바지락이며 호박등을 넣어서 나무로 땔감을해서 눈물 콧물 섞어가며 그래도 엄마는 한번 불평 내지는 귀찮다는내색한번 않으시고 아버지가 잡숫고 싶다면 무엇이던 만들어주시던 엄마 . 먹고남는건 또 양은그릇에담아 장독대 얹어식으면 김자옥의 사랑의계절인가 하는 라디오프로를 들으며 아버진 그 다 식어버린 수제비를 간식으로 또드셨다 또 어쩔땐 고구마 를 가루내어서 강낭콩이나 완두콩넣어 쪄주시던 소위 개떡이란건 그때나 지금이나 정말로 맛있다 아버지께서는 일이없을때는 개구리도 잡아다가 삶아서 주셨다 항상 나를 데리고가길 원했지만 난 개구리눈만보아도 왜그리 슬퍼보이던지 차마 잡을수없었지만 아버지께선 그걸 잡아 바게스?에한마리씩 잘도 잡아 넣으셨다 그리고는 집에와서는 삶아서 먹기좋게 살을 발라 우리들 자식들에게 일일이 먹이셨다 엄마는 징그럽다고 아예 거들떠도 보지 않으셨다 또 텃밭한 귀퉁이에는 닭이랑 토끼를 키웠는데 그건 우리들의 간식이자 보신용으로 우리들의 입속으로들어갔다 엄만 물만끓이시고 아버지께서 잡아서 삶아 먹기좋게 뼈를 발라 우리들께 열심히도 먹이셨다 그것이 아버지의낙이었던거같다 .맛있게 먹어주는 우리들의 입을 쳐다보는것 그리고 그러면서 당신도 맛있게 먹는것 말이다 그런데 먹고나서의 설겆이가 문제였다 그시절에는 고무장갑도 없었고 트리오니 수세미며 그런것조차도없었으니 하기사 처음부터없었으니 불편함도 몰랐겠지만 기름기를 싫어하시는 엄마가 하시는 설겆이는 조금은 짜증스러웠지않나싶다 겨울이되면 고구마 얼까봐 방한켠에 합판으로 칸막이를 쳐서 그곳에 산더미로쌓아둔 고구마가 우리들의 거친 몸부림에 누군가 발로한번 차버리기만해도 방바닥에 떨어져 곤히 자는 잠을 깨우기도 했었다 손가락굵기만한 고구마는 삶아서 짚으로 덮은 지붕에말리고 너무커서 삶아도 잘익지않게생긴고구마는잘라서 말려서 소위 빼떼기로해서 먹기도했다 그리고 엄마가 무척좋아하셨던 명태....! 그건 유일한 우리집만의 간식거리지않았나싶다 겨울만되면 명태를 따서 말렸는데 빨랫줄의 반은 항상 명태가 널려있었던거같다 . 그런데 왠명태가 간식거리냐고? 겨울의 긴긴밤에 저녁일찍먹고나서 심심하면 엄마는 마른명태 두어마리 빨래방망이로두드려 칼과함께 고추장을 가지고오신다 그겨울 얼다녹다 말린 명태뜯어서 고추장에 찍어먹는맛은 그야말로 우리집만의 독특한 간식이었지싶다 오죽하면 어떤친구는 나를 보면 어릴쩍 명태와 그리고 엄마생각이난다나 그런데 겨울비가오는어느날 사건이생겼다 자다말고 소변이마려워 마루에 있는요강의 덕을 보려고 반쯤뜬눈으로 행사?를 하려는데 웬걸 빨랫줄에서미쳐 걷지못했던 명태 두어마리 불이번쩍번쩍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비맞은 명태가... 볼일도못보고 엄마야 하면서 방으로 뛰어들어가버리고말았다 비오는 겨울밤 빨랫줄에 불 귀신이 달려있는줄알고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하다 그뒤로는 한참을 명태를 안먹었던것같다 하지만 어떡해 그맛을 잊고살수있나 그다음으로도 난 아니 우리가족은 열심히 명태를 먹었다 가끔 엄마가 장에라도 갔다 올때면 아버지께서는 엄마의 장에갔다온 보따리들을 집에 옮기자마자 떡사왔는가 부터 물으셨다 엄마는 우리 자식들보다는 아버지가 눈에 밟혔을거같다 그 대단한 간식이 떡이며 그리고 다른 주전부리를 보면서말이다 그렇게 젊은날 아버지의 간식덕분에 우리는 다른집들보다 간식에별로 목마르지않았던거같다 겨울 간식이 유난히 많았던건 밤이길어서일까? 또한가지있다 가끔엄마가 날부르신다 그때는 전기가없었으니 가로등도 있을리만무하고 남폿불을 들고 밤에심부름을 가곤했다 아버지의 간식을 구하러 .... 다름 아닌 동네에 하나밖에없는 구멍가계에 홍시를 사러가는 것이었다 달도 없고 깜깜한밤에 누구집인가 개짖는 소리만 적막을 깨고있었다 그런밤에 남폿불을 들고 밤길을 걷는것은 정말로 싫었지만 그놈의 홍시 하나 먹어볼려고 싫다말도 못하고 소름이 돋는 기분을 억제하면서 무서워서 뒤도 못돌아보고 앞만 보고 열심히 걸어서 가계에 갔다 오면 그추운 겨울에도 등에서 땀이 솟곤했다 더군다나 집앞에 다 와서는 더욱더 걸음이 빨라지면서 대문앞에서 누군가 기다리고 섰다가 확 낚아 챌것같은 묘한 기분을 느끼면서 얼른 집으로 뛰어 들어오던 생각이난다 그시절에는 아무리 귀찮고 하기 싫어도 부모님 말씀이라면 싫어요 .아니요.라는 대답을 해본적이 없었던거같다 집안의 맏이로써 큰언니 큰누나로써 말이다 정말로 비밀이 하나있는데 그건 밀주였다 그시절에는 집에서 술을 담그면 안되었다 설날이 다가오면 엄마는 나의 사촌 그러니까 사촌 오빠나 형부들이 오시면 대접하신다고 밀주를 담그셨는데 진짜 기가찬 맛이었다 . 문제는 면사무소에서 불신검문이있었는데 우리집도 밀주단속을 나온적이있었다 몰론 단속을 나왔어도 그사람들은 찾아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난 무서웠다 그런데 엄마의 밀주 담그는 솜씨는 대단했다 술을 잘드시지 않는 아버지도 즐겨 마셨으니 그리고 이딸도... 그리고 엄마의 감주맛은 정말로 맛있었고 엄마와 내가 기관지가 좋지않아 겨울이면 직접 가마솥에다가 조청을 고우셨는데 그걸 광에두고 새벽마다 반공기를 마셔야했다 눈뜨고 정신도 안들었는데 그 차디찬 조청을 먹는건 진짜 힘들었다 그래도 엄마의 강압적은 모습앞에서 못먹겠다는 것은 시늉도 할수없었다 그렇게 먹어서 그런지 많이좋아졌지만 내가 결혼해서까지 겨울만되면 몇해를 엄마는 조청을 만들어 주셨다. 결혼후에는 좀컸다고 엄마의 매서운 눈빛이아니래도 열심히 먹었던거같다 그렇게 내어릴적 먹거리 내지는 간식이 화려하지않았나싶다 한가지 잊을뻔한게 있다. 그건 바로 아이스케끼 ! 아이스케끼장사는 파란 색칠해진 나무통을 어깨에 짊어지고 우찌 알았는지 우리의 가덕섬에 온날 그때는 니집 내집 할거 없이 양파나 마늘을 한참 수확할 철이었다. 그러면 집집마다 마당에 골목에 더러는 동네 운동장에까지 양파가 벌겋게 온동네를 장식했었는데 아이스케끼장사는 그걸 노리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 양파나 마늘을 몇알만 가져가면 파란색통에들은 아이스케끼와 바꾸어 먹을수있었는데 ... 아버지께서하시는 말씀때문에 우린 그 파란 아이스케끼통 주위에서 침만 질질 흘리고있었던것이다 우리 양파와 마늘은 아버지께서 다 표시를 해놨기 때문에 알아 볼수있으니 함부로 아이스케끼와 바꿔먹지마라고 엄포를 놓으셨으니... 그러다밭에서 바지게로 양파 한번 지고 오시면 몇알주시면서 얼른가서 아이스케끼바꿔오시라신다 그때는 검정고무신속에 발이 땀이나서 미끄덩거려도 아랑곳않고 열심히 그 파란통을 향해 뛰었던 기억이난다 혹시 아이스케끼가 다 팔리고 없으면 어쩌나하고.... 그렇게 우린 아버지를 속이면서 한번도 양파와 아이스케끼를 바꿔먹어본적이없다 . 동생들이 먹고싶다고 나를 조르긴해도 아버지의 무섭고 엄격함을 알기에 감히 거스르지 못했다
카페 게시글
━━━━○ 이야기 샘터
아주오래된 이야기(아버지)
가을빛
추천 0
조회 159
10.02.09 17:14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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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애고 `````휴```````````힘들어라 긴글 읽느라 목 빠지는줄 알았네요
엣날에 먹었던 음식은 다 맛있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답니다
ㅎㅎ.. 그렇지? 삼양라면. 팥앙금든 빵...생과자... 이젠 지쳔으로 늘렸지만 아련한 추억이 되었네요. 그렇지만 가끔 먹으면 좋던데요~~ㅎ
제가 부러워하는 아버지 모델이네요 울 아버지는 무뚝뚝하고 잔정도 없으시고 권위적인 분이라 아버지하고의 추억은 없답니다



^^
몇년전 어느날 술에 잔뜩 취래서 아버지하고 통화를 몇십분간 한적이 있지요. 아버지 사랑한다고... 맨정신에는 절대로 할수 없는말,,,
오래전 일이 생생하게 기억도 잘하시네.긴글이지만 지루한줄 모르고 단숨에 읽었죠.이 세상의 아버지는 자녀들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하십니다. 아버지가 없으면 내가 이세상에 존재 할수가 없지요,갑자기 돌아가신 아부지가 보고싶네요.
제가 맘을 마프시게 했나요? 아직 살아계신 친정아버지 일주에한번 뵐수 있다는것만으로 저는 행복인게지요...
어찌 그리도 옛일을 소상하게 잘 기억하시는 지 정말 대단하세요. ㅎ 같은 연배로 공감가는 바 참 많으네요. 잘 봤습니다. 아련한 추억거리를 되돌아 본 계기가 되었네요. ㅎ
아버지와의 추억은 끝도 없네요. 엄하시면서도 자상한울아버지 닭을 삶아서 먹다가 멀리서 사촌이 오는 목소리가 들리면 잠시 숨겨 뒀다가 사촌이 볼일 보고 돌아가고 나면 다시 우리들에게 살발라서 먹이던 때도 있었지요. 지금생각하면 웃음이 나네요. ㅎ
지난 번 글을 오늘에야 읽었어요..그리고 이렇게 연이어 읽게 되네요..TV문학관 같은 단편 드라마 한편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도 아버지 덕에 그 어렵던 시절 먹을게 풍부했었다니 그게 얼마나 다행입니까..아버지의 성격을 보니 어머니가 많이 고생 하셨을 듯...
너무 완벽하시고 군인같으신 아버지였기에 엄마께서도 많이 힘드셨지요. 지금도 지난날 이야기하면 아버진 그냥 소리 없이 껄껄 웃으시네요.
아~~~~다 읽었어요~~~~오늘 숙제 여기서끝....ㅎㅎ 다정다감하신 아버지셨네요^^ 가덕도가 고향이신가보네요. 가을빛언니의 긴~글은 첨이에요 ㅎ 행시방에서 짧은글만 접하다가~~ㅎㅎ 어머니의 너그러움을 언니가 닮으신듯 하네요^^
미안해요 글이 너무 길어서...오래전 써뒀던글 어제 오늘 올려봤네요. ㅎ 담에는 짧게 올릴께요. 자신은 없지만...ㅎㅎ
그러실 필요 없어요~~길게 더 많이 가슴따뜻한 이야기 올려주세요~꼭이요^^
삼립빵 ㅋㅋ 젤 맛있어요
지금도 친정갈때는 꼭 팥앙금들어있는 팥빵을 사가곤 하지요. ㅎ
제사때 쓸려고 사다놓은 꽂감...옜날엔 꼬쨍이에 20개씩 끼어있엇죠. 한개 몰래 빼먹고는 헐렁하게 늘려놓고...를 반복.....나중엔...에라이~어차피 혼날거 다아 묵어버리자아...하구선 남겨진 꼬쨍이까기 없에버리구 시침이 뚝! 배째라 했던 어린시절이~생각납니다.
몰래먹었던거는요...ㅎㅎ 키닫지 않는 높은곳에 올려둔 꿀단지였지요. 한숟갈씩 몰래 먹는 그맛이란... 어느날 바닥난 꿀단지 아~ 생각만해도 ... 그런데 전 배째라는 안했었는데... 자연2님은 어린시절부터 배포가 컸나 봅니다.
비와 함께 추억 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오래된이야기 어릴적 추억여행이 되셨다니 ... 님의 추억도 보고 싶네요.
전기도 없는 섬이였지만 그래도 부족함이 없고 행복한 시절이였지요... 아버님이 엄격하시긴 해도 정말 자식들을 위하며, 원칙이란것을 확실히 주지시키셨네요.. 그러고 고기에서 인불이 퍼렇게 빛이 날때가 있었지요.. 칼치에서도 본것 같은데.. 나무도 썩은 나무뿌리에서도 나더만요.. 어릴때는 도깨비불이라고 많이 놀라지요..
발전기를 돌려서 티브이를 보던 시절 전화기는 자물쇠로 채워놓았던 시절 하지만 부족함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지요. 도깨비불... 맞아요. 밤중에 그것도 비내리는 밤에 보면 얼마나 무서운지...ㅎㅎ
참으로 가난했던 시골에서의 어린시절들이 글을 읽는 동안 내내 정겨움으로 다가옵니다. 마당에 솥단지 걸어놓고 엄마가 손수 반죽을 하여 만들어 주신 수제비는 정말 일품이였지요. 그 때가 생각이 나서 가끔씩 남편에게 수제비가 먹고 싶다고 하면 가난하던 시절, 먹을 것이 없어서 먹었던 수제비가 뭐가 그렇게 생각이 나냐고 핀잔을 줄때면 왜 그렇게도 야속하던지요. 원..
그때는 가난해서라기 보다 워낙에 수제비가 맛났었고 또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니 많이 해먹었었지요. 번창한 굴사업으로 인부들 열명이상이 새벽부터 모여들었었으니까요. 우리집일터에...
아버님이 간식을 즐겨 드셔 더욱 풍성한 어린시절을 보내셨네요~ㅎㅎㅎ
술을 드시지 않는 덕분에 간식은 그리 힘들지 않게 먹었었지요. 친구들이 부러워할정도로요...ㅎ
가을빛님 아부지는 참 좋은 아부지....울아부지는 조금 나쁜 아부지..ㅎㅎㅎ
나쁜 아버지란 없을거 같애요. 약간 독재적이긴 하셨지만 우리아이들의 아버지는 에효... 가슴이 쓰립니다. 생각하니...
ㅎㅎㅎ 저도 삼립빵 생각이 납니다..어릴적 참 많이 사먹었던 기억이 나는데~~~ㅎ
그시절에는 삼립빵 밖에 없었던거 같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