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밤비처럼 시원하게 목구멍 청소하자"
그 선동성 한마디에 예고 없던 회식이 진행됐다.
참석자는 밤마다 동고동락하는 국민학원의 강사
단골 '방앗간'에서 학원으로 배달된 김밥과 순대
1층 마트에서 구입된 회와 두꺼비 10병으로
밤 10시에 시작된 회식은 오전 1시경 끝났다.
인성도 좋고 강의도 스타급 1타 강사
인성은 좋고 강의가 약간 부족한 강사
인성은 별로지만 강의는 다크호스 강사
인성도 별로, 강의도 별로인 까칠한 강사
그런데 술판에서 좌중을 압도한 강사는
언제나 인성도 별로, 강의도 별로인 강사였다.
나는 그들에게 무엇을 해 줄까?
물론 적절한 급여와 격려가 기본이지만
조자룡 헌칼 휘두르듯 어떻게 만족시켜 줄까?
해답은 설득하거나 말을 많이 하는게 아니라
말을 끊지 말고 이야기를 차분하게 듣는 자세
바로 그것이 그들을 취하게 만드는 것이다.
진수성찬 앞에서도 불평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막걸리에 김치 한 조각으로 감사하는 사람이 있다.
화려한 스펙임에도 환경을 원망하는 사람이 있고
내세울 경력이 별로 없음에도 감사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무엇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일까?
삶을 마감한 사람이 누리지 못하는 오늘
비록 힘들어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면 어떨까?
길은 잃어도 제대로 된 사람은 잃지 말아야 한다.
내가 그를 닮아 가는 건 나를 잃겠다는 것이 아니다.
밤 늦도록 성실한 그를 잃지 않겠다는 최선의 노력이다.
진정한 리더가 되려면 상대방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좋은 관계가 되려면 바다와 같은 자세가 되어야 한다.
그들이 권하는 술을 흔쾌히 받아 마실 때
그들은 매우 흡족한 표정이며 다음날에도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보일 것이다.
만취 상태로 회식은 끝났고 우산 없이 귀가한 후
어둠에 둘러싸인 별들의 고향에 안겨 잠이 들었다.
첫댓글 내일을 위한 활력으로
야심한 회식?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