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아닌 것이 없었다. 선물 마다하는 이 있으랴. 평화누리길만 같아라. 인연이 좋아서일까. 열심히 잘 살아서일까. 쏟아지는 축복들에 노을빛 삶이 찬연하다.
지난 3월 평화누리길에 첫걸음 떼던 날, 길 위에서 친구들을 선물처럼 만났다. 나의 평화누리길 완주에 이어, 친구의 완주길에도 동참하고 있다.
'인증과 인정, 당첨과 선정' 등으로, 받은 선물이 눈부시다. 평화누리길의 완주 인증, 인정받는 선물의 하얀 어깨가방과 컵, N행시 짓기 응모 당첨과 선물, 카페 게시글 우수회원 선정과 선물의 기쁨들이 샘물처럼 퐁퐁 솟아난다. 11주년 기념행사는 또 다시 3번의 동행을 부추긴다. 기념티셔츠 선물까지 받는다. 녹색들판 빛깔에 짙푸른 강물색 티셔츠를 얼른 입어본다. 딱 맞는다. 아니 돋보인다. 셀카로 찍어 기념한다.
정오에 남양주 호평동에 사시는 선배님을 만날 때 티셔츠 입은 채로 간다. 천마산 등산로 입구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는다. 이쁜 티셔츠 입은 김, 내친 김에 천마산을 오르려한다. 선배님은 속도 모르고 식사 후 당신 집에 가자며, 커피와 과일까지 늘어지게 대접해주신다. 오후 4시가 넘었다.
산행 늦은 시간이다.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노래처럼 새 티셔츠는 산행을 유혹한다. 요즘 하늘은 왜 그리 새파란지, 구름은 왜 뭉게뭉게 피어나는지. 오케이, 오르자! 산이다, 벼르던 천마산 아닌가! 36도가 넘는다더니, 들머리부터 후끈댄다. 더위를 먹었는지 혼자 오르는 산길이 후들거린다. 기념티셔츠는 금세 땀으로 범벅이 됐다. 화장실에서 다른 티셔츠로 갈아입는데, 그냥 내려가고 싶다. 하지만 산꾼은 일단 들어선 산의 정상은 밟아야 한다. 사람 없는 폭염 등산에 걱정이 태산이다. 풍경사진 찍기는 아예 생략한다. 천마산 정상 남은 1km 부터는 날이 선 뾰족봉우리들에, 꺽정바위 등 기괴암들을 넘고, 바위 암릉들을 줄 잡고 타야 한다. 오륙년 전에 거뜬히 오르던 생각만 했다. 산세가 험하기로 소문 난 812고지 천마산에 고전분투한다. 태극기 휘날리는 정상석에 서니, 발바닥에서 불이 나는 듯하다. 등산화를 벗고 열을 식힌다. 2시간 가량 올라왔다. 정상에서만 폰사진 몇 장 남긴다. 한 두 사람 정상에서 봤는데, 먼저들 다 내려갔다.
저녁 7시 넘기 시작하니, 어스름에 두려움이 엄습한다. 저기 어디쯤이 서리산, 축령산일 텐데, 이쪽은 백운산 줄긴데 대충 볼 뿐이다.
숲속은 벌써 캄캄해진다. 폰 플래시로 앞을 비추고, 기도로 조심조심 내려간다. 천마의 집 삼거리에서 길을 잃었나보다. 불빛이 발 앞에만 비추니, 옆을 보지 못한 것 같다. 포장도로 임도에서 호평동 주차장쪽으로 들어서는 숲길입구를 놓친 모양이다. 네이버 내비는 산속 현위치 파악이 안 된다며 안내를 하지 못한다. 깜깜한 산속에서 밤 8시 반이 넘으니 불안초조함은 극에 달한다. 천운으로 물병 들고 조깅하는 사람을 만났다. 잘못 온 길 되돌아가는 길 설명에 감사한다. 근 2km를 되돌아가라니, 알바 혼트에 죽을 힘을 다한다. 바스락 소리만 나도 멧돼지 고라니 나오는지 십자가를 긋는다. 밤 9시 반 주차장에 도착해 눈물을 쏟는다. 그래도 아직 티셔츠 설렘 하나로 겁없이 오른 산행이, 지금 이 나이에도 고마운 선물이다.
'기념티셔츠' 5행시로 마무리를 한다.
기회다. 기념티셔츠 입고 천마산 가자.
염불보다 잿밥? 등산보다 티셔츠 자랑.
티내고 으스대며, 812m 정상에 서다.
셔츠는 흥건하고, 어둠은 심신을 휘감고
츠츳 무서우련만, 니들이 선물 맛을 알아?
* 기념티셔츠가 맘에 든 김에 천마산을.....
첫댓글 와우.... 기념티셔츠도 놀랍지만
혹시 양말만 신고 등산하신 것은 이니시겠쥬?
예전에 친구랑 올랐던 천마산.... 어렵지 않고 좋은 산으로 기억합니다.
더위에 고생하셨습니다.
폭염으로
발다닥에 불이 난 듯해서
정상에서 등산화 벗고
양말채로 바위들을 밟았죠.
저도 예전엔
천마산 난이도 잘 몰랐는데
어젠 폭염에 혼자 많이
식겁했나 봐요.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11주년 참가 기념T 축하 드립니다.
길도 걷고 경품도 받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좋은 평화누리길 이지요.
멋진 T입은 김에 천마산을? 폭염에 넘 무리 하셨네요.
하산이 늦어 알바까지 하시며 고생 하셨습니다.
더운 여름 슬기롭게 극복 하시고 시원하게 나셔요.
수고 하셨습니다.
그쵸?
등산 시작엔 설레었죠.
하산하면서
폭염과 야간산행이
조금씩 무리임을 알게 되고
잠시 후회도 일었지만
산 경력 있는 사람은
겪으면서 추억이 되는 걸
느끼게 되지요.
걱정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T셔츠가 잘 어울리시네요.
기념으로 남양주 천마산 800고지를 오르셨군요. 그것도 야간 산행으로......
젊은 시절 산행을 꽤나 즐기셨나 봅니다. 포스가 느껴지는 걸 보니...... 하지만 이젠 너무 무리하진 마세요.ㅎㅎ
앞으로도 평화누리길 꾸준히 걸으시고 많이 사랑해주시고 널리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
티셔츠 잘 어울린다 하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산을 좋아해서 엄청시리
오르던 옛생각에 젖어
자꾸 저지르게 되네요.
이번에 고생을 많이 했고
두려움에 겁도 먹어서
조금 자제되지 않을까 해요.
평화누리길 또 걷고 싶은
구간들이 유혹하면
지체없이 나서게 되겠지요.
암튼 도전정신은 선배님을 따를자 없을듯요 ~~^^
그래도 더위는 좀 겁내셔도 됩니다~~
그러게요.
아직도 주체 못하는
도전과 모험의 기운
어쩌면 좋을까요.
왜
기념티셔츠는
산행을 부추기는지
왜 뭉게구름은
산 정상을 유혹하는지
스스로도
이끌리는 감성을
어쩌지 못하고마네요.
T샤쓰가 잘어울리는
온화한여자님,
축하드림니다,
아.
네. 죽산님.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새 티셔츠에 푹 빠져 늦은 산행을 감행....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라는 그 높은 천마산을 ~
그대가 진정 평화누리길 홍보대삽니다
진정한 평화누리길 홍보대사로
임명해주신 june님.
더 많이 평화누리길을
사랑하고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가끔씩 기념품으로
새 티셔츠를 받을 때
이렇게 마음에 꼭 들기
쉽지 않은데
정말 일을 저지를 만큼이나
기분이 좋았지요.
티셔츠 너무 잘어울리십니다 ㅋㅋ
늦은시간에 천마산 혼트를 ㅠ 너무 고생하셨네요
멋지십니다
아. 정말
티셔츠가 저와
잘 어울린다고 하시네요.
마음에 듭니다.
참으로 대단한 경험이었습니다.
기념티셔츠 입을 때마다.
천마산 야간산행
떠오를 것 같습니다.
무더위에 신바람 산행을 하셨습니다.
평화누리길 집티가 잘 어울리세요.
청파 윤도균님.
무더위에 야간 혼트 산행을
나무라지 않으시네요.
대체적으로
무리하지 말라는
조언들이 이어지는데
신바람 산행으로
평화누리길 티셔츠
잘 어울린다는 칭찬으로
힘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천마산 즐감하고 갑니다
아.네.
관심있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천마산 하산길을
야간에 혼트하면서
힘들게 다녀온 터라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아침에 다시
천천히 또 다녀오려
날짜를 보고 있습니다.
더위에 큰일날뻔 하셨네요
티샤스에 홀려서...
그래도 무사히 산행을 마무리하셔서 다행이네요
천마산은 예전에는 자주 갔었는데...
잠시 추억속에 잠겨보네요
네.네.물안개님.
최근에 폭염과
코로나 수위 높아서
꼼짝을 하지 않다가
하필 호평동 천마산입구에서
밥을 먹자는 선배님 말씀과
이쁜 티셔츠 입은 김에
그리 무리한 늦은 산행으로
고생했지만, 천운이 있었습니다.
관심 갖고 잘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온화한여자 朴溫花님의 걷기(산행) 後記는 그야말로 한 편의 작품 그 이상입니다.
모든 것 차치하고 쵝오(최고)의 후기 남기시는 온화한여자님의 찐팬(genuine fan)임을 자처합니다.
다만 천마산(天摩山) 頂上 찍고 뒤늦은 下山으로 아무리 여름철이라지만 산속 어둠은 빨리 내려 앉는 법인데, 알바를 2㎞나 하면서도 정말 다행스럽게 무사 귀환하셨음을 감사합니다. 저번에 무더위로 인해 정상 코 밑에서 '체념의 지혜'를 발휘해 하산하셨을 때를 생각해 정상 정복에 애면글면 하지 않으시기를 또한 소망합니다. 멋진 후기와 마무리 5行詩 교옹장히 고맙습니다. 7월 25일 낮 正午 3분에.
아. 엥베실님의 댓글!
진짜로 진실한 팬이시라니
어쩌면 좋을까요?
언제고 만나는 날이 오면
막걸리 한 잔 대접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실은요.
야간산행 두려움 속에서도
아직 티셔츠 하나에 설레어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감성이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물론 크게 혼이 났으니
애면글면하면서 반복하는
어리석음은 피하게 되겠지요.
늘 과대칭찬으로
힘 실어주셔서
부끄러운 가운데
심호흡 해봅니다.
아이구 읽는 동안
제 가슴이 더 콩닥콩닥
운좋게 동네주민 만나 안전하게 잘
내려오셔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아. 레미님
지난 여름의 천마산
산행 후기도 지금 봐주셨네요.
늦게라도 보시는 분이
계심에 반갑고 기쁘네요.
그날 평화누리길에서
선물로 받은 티셔츠 입고
늦은 시각 올라간 후
하산길 어둠 속에 헤매던
기억을 다시 소환해주셨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