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ㅡ 안국(安國)의 기초
김 대 환ㅡ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얼마 전 학회 일로 종로구에 있는 헌법재판소를 방문하였다. 공부하고 가르
치는 분야가 헌법이다 보니 종종 들르는 곳이어서, 평소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들르게 된다. 그런데 그 날은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에 대해서
평가하는 원고를 쓰면서 헌법재판소의 사명에 대해 고심한 뒤라, 헌법재판소
를 방문하는 마음이 여느 날 같지는 않았다.
정당이라는 것은 원래 국민과 정부 사이에서 한쪽으로는 국민이 뜻하고 바라
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귀담아 들어서 정부에 전달하여 올바른 정치가 이루어
질 수 있게 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정부의 의도를 국민에게 잘 전달하여 수립
된 정책이 국민의 이해를 바탕으로 원활히 집행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정당을 해산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민주주의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
새 지하철은 3호선 안국역에 도착했다. 그런데 내리면서 역명을 가만히 보니
편안할 안, 나라 국의 안국(安國)이 아닌가. 참으로 이 시대 헌법재판소의
역할과 딱 맞아 떨어지는 절묘한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우리나라
는 법치국가를 넘어서 헌법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나라가 편안하려면 헌법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헌법이란 국민의 뜻이고, 국민의 마음
이다. 다른 한편으로 법이란 곧 정의를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연방대법
원에서는 대법관을 저지(Judge)라고 하지 않고 저스티스(Justice)라고 부르는
것이다. 정의에 입각하면 안국이 될 것이다.
그런데 안국을 위해 입각해야 할 정의란 무엇을 말하는가?
그 첫째는 인간의 존엄이 최대한 존중되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존엄하게 태어났다. 존엄한 대우를 받을 가치가 있다. 신의 형상을
본떠 창조되었으므로 존엄하다고 하는 생각도 있으나, 인간은 누구 때문에
존엄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존엄하다. 칸트는 인간 그 자체가 목적이고,
결코 수단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설파했다. 리차드 바크는 갈매기는
신도 아니고 악마도 아니지만 그 자체로도 위대하다고 외쳤다. 탄자니아
앞바다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이 노예로 팔려나가기 시작할 때, 인류는 제정신
이 아니었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흑인은 재산에 불과하고,
그가 노예든 아니든 미국시민의 권리가 없다고 선언하고 있었다. 제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인간의 존엄은 무참히 짓밟혔다. 소위 '열등한 민족'은
생체실험의 대상이 되었고 가스실로 보내져 집단학살을 당하였다. 모두가
'사람이 사람에게' 한 짓이다.
21세기 중반 이후 인류는 새로운 세기를 갈망하였다. 다시는 어리석고 불행
한 일들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철저한 반성 위에, 인간의 존엄이야말로
이 시대 모든 인류가 지향해야 할 가치라는 점에 통절하게 인식을 같이 했다.
1948년 세계는 한자리에 모여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을
가진다. 어느 누구도 노예나 예속상태에 놓이지 아니한다. 모든 형태의 노예
제도 및 인신매매는 금지된다. 어느 누구도 고문이나, 잔혹하거나, 비인도적
이거나, 모욕적인 취급 또는 형벌을 받지 아니한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신인류의 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헌법에도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짐을 선언하고 있다. 지난 역사에서 이루어져 왔던 국가적
폭력을 반성하고, 인간의 존엄 위에 우리의 나라를 든든히 세워야 한다.
두 번째, 안국의 기초는 '자유'의 보장이다. 세계인권선언이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사람은 모두 자유롭게 태어났다. '자유'는 인간 활동의 목적이다.
지금의 어려움을 꿋꿋이 감수하고 도전해 가는 것도, 모두 '자유'를 위한 댓가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나도 평화로운 조건 속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 이 강렬한 욕망이 인간을 살아있게 한다.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타인의 인격에 대한 모독이다. 국가는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존재한다.
헌법은 그러한 나라를 꿈꾸고 있다.
세 번째, 안국의 기초는 '평등'이다. 현실적으로 사람 사이에는 여러 가지
차별이 있다. 잘 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건강한 사람과 장애를 가진 사람,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등 육안으로 보면
수많은 차별이 존재한다. 그러나 한 발 더 다가가보면 모두가 평등한 존재다.
진정한 평등은, 그가 어떠한 상태에 처해도 그가 인간인 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다는 점에 대한 강한 확신에서 비롯된다. 또한 평등은, 공동체 존속의
필연적인 전제조건이다. 뿌리 깊은 차별은, 국가를 필연적으로 존망의 위기
로 몰아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안국의 기초는 '사회정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수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주어진 기회를 이용하여 발전하고
성장하며 마음껏 개성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 사이에는 타고난
능력이나 주어진 환경 등의 차등으로 인하여, 필연적으로 대응능력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자유로운 사회에서는 역설적으로 경제적 능력의 면에서
사람 간에 차이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자유주의 사회가 안고 있는 병이
바로 양극화다. 그 병은 가난한 사람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도 없고, 더구나
능력과 기회를 마음껏 활용하여 부를 이룬 사람의 책임이라고도 결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병은 공동체를 분열시켜 결국 파괴하고 마는 암과 같다.
이 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나의 자유도 남의 생존을 위해 양보할 수 있다는
미덕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소위의 공생의 미덕이다.
바야흐로 격변하는 사회다. 이 깊은 인연의 우리가, 서로 도와 모두 함께
정의에 입각한 안국의 길을 도모했으면 한다.
2월 11일 도다 선생님 탄생일
대화의 꽃 만발하는 설 명절을
오는 16일은 한국 고유의 명절 설이다. 올해는 유난히 추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날만은 모두가 가족과 오손도손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따뜻하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욱이 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건강한 모습으로 설 명절을 맞이하기 바란다.
모레 11일은 창가학회 제2대 회장 도다 조세이(戶田城聖) 선생님의 탄생일
이다. 도다 선생님은 1900년에 태어났다. 고향은 홋카이도 아쓰다무라다.
이곳에서 도다라는 젊은 독수리가, 인류를 구제하기 위해 날아올랐다.
그리고 광선유포의 기반을 구축했다. 바야흐로 도다 선생님의 분투로,
SGI는 세계종교 단체로서 192개국 지역에 평화와 우정의 연대를 넓히며
명랑하게 활기차게 전진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군부정부의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며 정의를 외친 도다 선생님은, 1943년에 초대 회장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郞) 선생님과 함께 치안유지법 위반과 불경죄
용의로 체포, 투옥되었다.
1944년 11월 18일에 마키구치 선생님은 옥사하시고, 1945년 7월 3일 도다 선생
님은 감옥을 나왔다. 1945년 1월 8일, 예심 법정에서 어느 판사에게서 스승
마키구치 선생님의 임종 소식을 들은 도다 선생님은 오열하며, 광선유포라는
대업을 통해 반드시 이 원수를 갚고야 말겠다고 맹세했다. 그리고
출옥한 다음날부터 학회 재건을 위해 홀로 일어섰다. 생애 반드시 세계광포의
기반을 만들고 말겠다는 각오로 '75만 세대'라는 포교 목표를 내걸고, 민중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 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
그리고 전쟁의 상흔으로 남편을 읽고 고생하는 부인들과 그 자녀들을
인간주의 대화로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세계광포 신시대 제30회 본부간부회에서는 1998년 9월 본부간부회에서
은사 도다 선생님의 투쟁의 역사를 스피치한 이케다(池田) 선생님의 영상이
소개되었다. 선생님은 "모든 사람이 절망하고,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던
시대에, 도다 선생님은 '돈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묘법(妙法)이 있다!
모든 사람에게 무한한 희망인 묘법을 전하자. 이 이상의 보물은 없기 때문에!
그러므로 나는 용기를 내서 전투를 개시한다!'는 마음으로 홀로 투쟁을 펼치
셨습니다." 하고 언급하고, 자기 '사명의 무대'에서 씩씩하게 일어서
"자, 하자!" "무언가 해내고 말겠다"라는 인생을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전국에서는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청년이, 이 위대한 불법(佛法)에
속속 귀의하고 있다. 한사람 한사람을 소중히 하며, 모두가 이 묘법을 대확신
하고 스스로 불도수행을 할 때까지 책임지고 육성해가자.
행복책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여성에게 드리는 100자의 행복
이케다 다이사쿠
연애는 어느 의미에서
브레이크 없는 차를 탄 것과 같다.
그러므로 여성은 의연하여야 한다.
여성에게는 자신을 지킬 권리가 있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성이라면
상대할 가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