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여행] 왕유의 문행당과 재실 추원재......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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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여행] 왕유의 문행당과 재실 추원재......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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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거나하게 먹은 유랑자는 이제 추원재를 찾아가는 길이다. 추원재는 2002년 경상북도 지정문화재 유형
문화재 343호로 지정된 건축물이다. 그런데 이 추원재를 찾아가는 길에 먼저 문행당(文杏堂)이라는 한옥집이
있어 유랑자가 들러 보았다. 처음엔 잘 몰라 지나가는 마을 주민들한테 물어 보았더니만 효심 깊은 젊은 부부
가 운영하는 한옥스테이 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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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시인 왕유는 문행관(文杏館)이라는 집을 짓고 시를 지었다. 文杏裁爲梁/香茅結爲宇(문행재위량 항모결
위우)살구나무 다듬어 대들보 해 넣고/ 향그러운 띠풀로 지붕을 이었다. 不知棟裡雲/去作人間兩(불지동리운 저
작인가량)그 누가 알까 마루대안의 서린 구름/ 날아가 인간 세상의 비가 될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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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고전 번역원을 다니다 만난 부부는 이 왕유의 시에 감탄해 그 이름을 본떠 글월 문(文), 살구나무 행
(杏), 집 당(堂)자를 써서 집에 문행당이라는 이름의 현판을 걸었다. 봉화에 내려와 살기로 결심한 것은 이곳 봉
화에 2011년에 세상을 떠난 유학자이자 효행이 남달랐던 이시대의 마지막 선비라 일컷는 앞서 여행기에서 소
개했던 21세기 효행의 선두자인 송석헌(松石軒)의 선비 권헌조 선생이 생전에 사셨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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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헌조 선생에게 10년을 수학한 주인장은 선생님의 뜻을 받들고 시골에 정착해 자연스러운 삶을 살며 글을 읽
고 싶었고, 다행히도 부인과 뜻이 맞았다. 부부 모두 글공부를 좋아하지만 특히 주인장은 안동민속축제 중 하나
인 경전 암송 대회에서 장원을 해 문화부장관상을 받았을 정도로 실력과 더불어 암기력 또한 다단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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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는 조금전 할머니의 말씀이 생각나 즉석에서 찾아 보았다. 알고 보니까, 이들의 효행은 이미 2015년 4월
KBS 방송국 인간극장 ‘이렇게 사니 좋지 아니한가’ 라는 제목으로 5부작으로 편성되어 전파를 타기도 했다. 그
러고 보니까 당시 유랑자도 언 듯 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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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당시 아직 20대 후반의 부인과 이제 막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손자 내외가 구순의 할머니를 모시고 재미
나게 사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을 주었던 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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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행당은 금 닭이 알을 품는 형국으로 대대손손 자손이 번성한다는 '금계포란형' 마을인 닭실마을 안에 있다.
2014년, 500평의 땅 위에 세운 약 50평 한옥으로 바깥주인과 외국에 나가 있는 그의 아버지가 함께 설계해 지
었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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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한옥에 관심이 많았던 주인장은 안동과 봉화 일대 집 스타일 그대로 짓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목수 섭
외에서부터 자재까지 무척 신경 썼다. 건물마다 처마 높이가 다르고, 꺾임이 없는 구조에 안채는 높게 올렸다.
자재는 100% 국산 소나무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모든 방에 천연 황토를 발랐다. 가장 내세울 만한 것은 모든
방이 구들방이라는 것. 구들방이라도 보일러를 놓는 것이 요즘 추세지만, 이 집에는 보일러를 일부러 들여놓지
않았다. 진짜 구들의 참맛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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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구들이라는 것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구들고래∪를 만들고 고래 위에 구들장(돌)을 놓아 아궁이를
통하여 받아들인 열을 구들장에 저장했다가 서서히 복사열을 방출하여 방바닥이 따뜻해지도록 고안된 난방구
조를 말한다. 이러한 온돌문화는 세계적으로 볼수없는 우리 한국의 독창적인 주거문화로, 2018년 5월 2일 국가
무형문화재 제135호로 지정되었다. 그래서 문행당은 추운 겨울엔 손님을 받지않고 손님은 하절기에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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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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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행당과 유계서숙, 존양재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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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묵을 수 있는 객실은 안채 객실과 사랑방, 문간채방 두 개 등 총 4개다. 모든 방이 4~6명이 잘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낸다. 사랑채에는 다도를 할 수 있는 사랑마루가 있고, 문간채 방에는 밖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통유리창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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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 객실에서는 두 부부가 꾸린 가정집의 편안함을 맛볼 수 있다. 퇴계 선생의 글씨 탁본으로 꾸민 사랑방 벽
면과 이들이 직접 제작한 한지장 등 소소한 것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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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스테이 문의 : 070-7787-4108, 010-4017-6699
*픽업요청:가능(요청 시, 자세한 사항 별도 문의(070-7787-4108, 010-4017-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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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재기 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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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원재(追遠齋)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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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행당에서 나온 유랑자는 충재 종택 우측편 계곡 내에 자리하고 있는 추원재를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몇분
을 달렸을까 추원재(追遠齋)는 종택과도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자리하고 있어 금방 도착한다. 추원재에 도착하고
보니 널따란 주차장이 시원스럽게 도 유랑자를 맞이한다, 이는 아무래도 행사 하는날 외부에서 오는 많은 손님
들의 차량을 고려한 조치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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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추원재는 외부에서 보기에도 상당한 규모의 건물로 보인다, 토담으로 둘러쳐진 담이 빈틈없이 보이는
추원재다. 먼저 정면엔 대문채가 자릴 잡았고. 우측으로는 일반적으로 보기 드문 한옥으로 2층의 목재 건물이
보인다. 대문은 솟을대문이 아닌 담장이 꺾여서 대문채와 연결된 특이한 진입방식을 가진 대문이다. 유랑자는
대문으로 다가가 문을 밀어 보았더니만 다행이 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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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추원재는 충재(冲齋) 권벌(權橃) 선생은 외조부인 주부공 내외분과 선생의 부모 묘소를 관리하기 위해 자그
마한 재실을 두었으나, 선생이 을사사화로 배소인 삭주(朔州)에서 돌아가시자 이곳에 유해를 모시고 재실을 지
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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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1671 후손들이 의해 대대적으로 중건하였다고 한다. 배산 하여 남동 향으로 자리하고 있는 본 재실은 북
부지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재실의 형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재수를 보관하는 창고 및 문집목판을 보관하
는 용도로 꾸며진 대문채와 현재 관리인이 거주하는 관리사와 대문채와 대향하여 일자형 상실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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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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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대문채를 보면 정면 9칸의 상당한 규모로 대문간을 중심으로 좌측은 유사방과 재수를 보관하는 창고 및
부엌으로 구성되고 우측은 목판 및 문집을 보관할 수 있는 용도로 꾸며졌다. 좌측 부분은 2칸 부엌과 전퇴 칸을
둔 온돌방 2칸 및 재수를 보관할 수 있는 고방(庫房)을 두고 온돌방 앞쪽은 1자폭의 퇴한에 1자 정도 더 돌출시
킨 퇴한을 두었는데 마루의 구성법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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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온돌방과 부엌 및 고방은 외부에서도 출입이 가능토록 하여 행사시 구리선이 원활토록 배려듬도 눈에 띤
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외부에서 보는 것 보다는 내부에서 보는 건물이 훨씬 규묘가 크며 짜임새 있게
보인다. 먼저 정면 7칸의 건물(본채) 중앙 대청에 추원재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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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원재 상실 에 걸려있는 시문이다.
朔州詠懷(삭주영회) 삭주에서 회포를 읊다. (충재 권벌)
千里關河 失路人(천리관하 실로인) 머나먼 국경의 산하에서 길을 잃은 사람은
新年砂塞 更傷春(신년사새 갱상춘) 새해에는 변방의 사막에서 봄에 또 근심하네
相看雪嶺 相思意(상간설령 상사의) 눈 쌓인 산을 서로 보며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憶弟懷兄 淚滿巾(억제회형 누만건) 형 생각과 동생 생각에 흘리는 눈물 수건에 가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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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詠甁梅(영병매) - 권벌(權橃) 병에 꽂아 둔 매화를 읊다.
一朶甁梅用意栽(일타병매용의재): 망울진 매화가지 병에 꽂아 두었더니
待看佳客笑談開(대간가객소담개): 반가운 손님 온 날 때맞춰 피어났네
陽和自與天同泰(양화자여천동태): 봄날에 나와 하늘 함께 편안하고
喜氣春風相逐來(희기춘풍상축래): 기분 좋은 봄바람 잇따라 불어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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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원재(追遠齋)현판이 걸려있는 상실의 기단은 유랑자의 키와 막먹을 정도로 높다. 마당보다는 매우 높게 2단
으로 기단을 축조한 후 건물을 앉혔다. 정면 7칸, 측면 1칸 규모로 재실건물로서는 상당한 규모를 지니고 있으
며 일종의 가운데 마루를 두고 양 쪽으로 방을 둔 중당협실형 평면형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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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2칸은 2자 정도 폭의 퇴칸을 두고 온돌방을 들였으며 가운데 4칸에 걸쳐 넓은 대청을 두었다. 그리고 우
측은 퇴칸 없이 온돌방을 두었다. 좌측온돌방과 우측온돌방은 모두 대청 쪽으로 사분합들문을 두었으며 정면
쪽으로 쌍여닫이 세살문과 외여닫이문을 달았다. 양쪽으로 방을 두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추운 겨울에 집안 어
르신들을 고려한 방이 아닌가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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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의 오른쪽에 있는 달실전통문화체험교육장인 예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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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실의 얼굴격인 동쪽에 있는 2층의 동루는 상실(본재실) 전면 우측편에 자리하고 있는데, 하층은 묘소로 오를
수 있는 대문칸과 고방 및 이층을 오를 수 있는 계단으로 구성되고 상층은 내측과 상실 쪽으로는 개방되고 우
측면과 배(뒷벽)면부분은 판벽(板壁 판자로 만든 벽)과 판문(板門 널빤지로 만든 문)으로 폐쇄하였는데 아무래
도. 상부는 망재(망자를 위한)를 지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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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 아랫부분은 머름(바람을 막거나 모양을 내기 위하여 미닫이 문지방 아래나 벽 아래 중방에 대는 널조각)
을 두었고 상부는 판벽에 풍혈(風穴산기슭이나 시냇가 같은 곳에 있는, 여름에도 늘 서늘한 바람이 불어 나오
는 구멍이나 바위틈)을 두었다. 그리고 내정 쪽으로 난간을 세우고, 각주에 3량구조이며 홑처마 박공지붕의 건
물이나 다른 건물과는 달리 얽거나 짜서 만든 수법이나 목재를 다듬고 손질한 수법이 후기 기법을 지니고 있어
건립년대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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禮宣堂(예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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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사는 현재 재실의 관리인이 거주하고 있으나 원래는 향사시 제관들이 머물던 곳으로 추정된다. 평면구성은
가운데 2칸 마루를 중심으로 좌우에 온돌방을 들인 일종의 중당협실형이다. 좌측의 부엌은 부설된 것으로 원형
은 아니며 통평고대를 사용한 것이 고식(마무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임시로 둘러맞춰 처리하여 당장에
는 탈이 없고 편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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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북부지역에 산재하고 있는 많은 재실건축물 가운데 우선 규모면에서 상당한 규모를 지니고 있으며, 상실
과 관리사 등 여러 곳에 오래된 건축수법들이 잘 남아있다. 그리고 기능면에서도 다양성을 지니고 있어 가치가
있어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북부지방에서 자주 채택되는 ‘ㅁ’자형 배치를 지니고 있으나 4개의 독립된 건물들
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기능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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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 여행기 이어보기
https://cafe.daum.net/b2345/9toB/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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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봉화읍 충재길 87-21
(지번)봉화읍 유곡리 1439
홈 페이지 :chungjae.modoo.at
소개 :500년전에 건축된 문화재로, 안동권씨 충정공파 재실로 사용된 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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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봉화 참 문화제 많네요
공부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처음엔 산골에 뭐가 볼게 있을까 하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역시 어느 한 곳이라도
무시할 고을은 없는것 같아요.
봉화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쉴거리. 볼거리가 다양한 곳입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