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한국축구계의 황금 길을 밟으며 성장했다. 천재, 신동, 특급 등 받을 수 있는 수식은 죄다 이천수란 이름 앞에 있었다. 학창시절 이야기는 차치하자. 2000·2004올림픽 출전은 대단한 이력도 아니다. 21살의 나이로 2002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았으며 그해 K리그 신인왕과 도움왕을 거머쥐었다. 이듬해는 더욱 화려했다. K리그 6경기 연속골 등 소위 ‘2년차 징크스’도 ‘당돌한 아이’ 앞은 비껴갔다. 그리고 그해 여름, 이천수는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큰일을 저지른다.
남의 일로만 여겨지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레알 소시에다드)에 입성한 것이다. 한국축구계의 일대 사건이었다. 당시의 이천수, 정말 잘했다. 워낙이 언론과의 대화를 즐기고 서슴없는 발언을 좋아했기에 시기하는 세력이 끊이지 않았으나 실력만큼은 부인할 수 없었다. ‘황금의 땅’에서 호출하지 않았는가. “베컴을 넘겠다”는 거침없는 각오를 출사표로 던지며 ‘오리엔트 특급’이라는 명예를 달았던 이천수. 하지만 스페인에서 날아온 낭보가 어두운 그림자를 동반한 메아리라는 사실을 감지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다.
주전확보에 대한 반신반의가 오고갈 무렵 이천수는 2003-04시즌 개막전에 선발로 출장했다. 이 자체로도 제법 놀라운데 팀을 패배에서 구하는 도움이 그의 발끝에서 나왔으니 당시 분위기가 자못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특유의 발랄함으로 빠르게 팀 분위기에 적응했다는 현지발 소식도 국내 팬들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사라진 자신감
골은 없었다. 도움 2개가 13경기(9경기 교체) 동안 R.소시에다드에서 거둔 수확의 전부다. 시즌 초반의 페이스는 좋아보였으나 빠른 시간 내에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졌다. 한 시즌 만에 이천수는 하위클럽 누만시아로 임대됐다. ‘출전기회를 늘리고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잘된 결정’이라는 보도가 있었으나 사실 버림받은 것에 대한 위로에 지나지 않는다. ‘동양의 진주’ 이천수를 강력히 천거했던 레알 소시에다드의 관계자가 책임을 지고 해임됐다고 하니 어지간한 실망을 던졌다. 물론, 그들도 이렇게 저조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누만시아에서도 활약은 전무하다 싶었다.
스페인 현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향후 한국선수의 라 리가 진출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까지 전했다. 실패원인은 거두절미하고 한 가지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천수의 실력은 라 리가 급이 아니었다. 그의 장기라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거침없는 돌파다. 하지만 그 정도 수준은 차고 넘친다. 자신감만으로 넘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결국 이천수는 당황했다. 그리하여 유일하다싶은 무기인 자신감마저 잃었다. 없을 것만 같던 슬럼프가 찾아왔고 이는 결국 대표팀에서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작 본인에게 뼈아픈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예비동작과 조급함
스페인에서 해맨 뒤에는 대표팀에서의 활약 역시 미미하다. 그 사이 이천수가 나온 A매치의 거개가 아시아 국가다. 과거의 이천수라면, 잘 나갈 때의 그라면 거리낌 없이 치고나갔을 법한 상대에게도 쩔쩔맸다. 의욕은 넘쳤으나 의욕만 보였다. 활동량은 여전했으나 헛된 소모에 지나지 않았다. 감독의 눈에 찼을 리 만무한 플레이다. 분석해보자. 단순히 자신감이 결여됐기에 플레이가 도태됐다는 논리라면 빈약하다. 스피드가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예와 큰 격차는 아니다.
문제는, 이천수의 최근 플레이를 보면 상대에게 읽힌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2차 진행방향이 어디일 것이라는 판단이 기자석에서도 들 정도니 상대가 예측하는 것은 더 쉬울 것이다. 요컨대 쓸데없는 예비동작, 그릇된 버릇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다. 멀리서도 감이 오는 정도면 마주하는 수비수는 눈에도 보일 것이다. 그래서 쉬 따돌리지 못하는 것이다. 편안한 크로스가 가능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지 못하기에 정확도 역시 떨어진다.
공이 정지된 상태에서의 프리킥을 제외하고, 근래 이천수의 정확한 크로스를 찾기 힘들다. 두 번째는 여유의 문제다. 부활을 빨리 알려야겠다는 조급함이 역력하다. 시야도 좁아졌고 패스타이밍도 잘못 짚고 있다. 빠르고 강한 것만 좋은 패스가 아니다. 본인의 패스를 동료가 받지 못할 때 이천수는 십중팔구 답답하다는 행동을 보인다. 동료의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는 제스처다. 하지만 그런 상황의 절반 혹 그 이상은 이천수의 패스가 나빴다. 여유가 없어 강약을 조절하지 못한 탓인데 그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며 몽니부리는 셈이다.
여기서 멈출 것인가
그나마 K리그로 복귀하며 나아졌다. 지난해 여름 피스컵 이후 친정인 울산으로 컴백한 이천수는 심기일전하며 팀 우승의 공신으로 활약했다. PO에서의 활약은 특히 눈부셨다. 여기저기서 부활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쏟아졌고 결국 이천수는 K리그 MVP에 선정됐다. 본인 스스로도 “이제는 예전의 이천수가 아니다”라는 특유의 입담으로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그 와중 ‘결국 이천수의 플레이가 통할 수 있는 곳은 국내인가’라는 씁쓸함이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비단 소수의 견해는 아닐 것이다. 부활을 선포한 뒤 처음 열린 평가전에서도 이천수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천수는 1월18일 UAE와의 원정 1차전(0-1패), 21일 그리스와의 2차전(1-1무)에 거푸 선발출장했다. 출전 시간동안 앵글에 가장 많이 잡힌 것은 분명 이천수다.
그리스전에서는 프리킥으로 도움까지 기록했다. 중계진도 이천수의 활약이 돋보인다는 멘트를 자주 전했다. 하지만 공감하기 힘들다. 그의 돌파는 여전히 상대에게 읽혔다. 여러 차례 크로스 실패 후 아쉬운 듯 고개를 저었으나 오히려 정확할 수 없던 상황을 본인이 만들었다. 미드필더와의 호흡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새로 발탁된 장학영(또는 조원희)의 경험부족과 긴장에 상당부분 원인이 있다. 하지만 이천수의 패스타이밍도 부적절했다. 앞서 설명했던 예비동작과 조급함이 아직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진짜 변하기를
81년생이니 아직 젊다. 스스로도 “독일월드컵을 발판으로 다시 유럽진출을 도모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월드컵 본선도 보장 없다. 2002년 당시 이천수는 백업에 가까웠다. 나이로나 과정상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어야 이해가 쉬운 2006년에는 숫제 벤치워머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제 냉철해져야한다.
재치 있고 당돌한 언행은 충분한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실력이 전제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당차고 재기 넘치는 재능을 필드로 가져오길 바란다. 알아달라고 조급해할 필요 없다. 진짜 변하면 자연히 알아준다.
하지만.. 이글에는 이천수 선수가 박차고 나갈 진실, 용기가 들어설 맘이 드는 구석이 없네요. 제 생각에요..^^ 오히려 절망을 주는 글 만이..문미에 쓰여잇는 글은 격려를 , 용기를 주는 글이 아닌....협박으로 보이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천수 선수에게 상심과 노력에 따른 결과와 행운이 함께하길 빌겠습니다.
-이거 베스트일레븐 기사군요. 몇일전에 이거 잡지에서읽고 잡지사에 항의한번 햇엇죠. 물론 이천수펜은 아닙니다. 이글은 무슨 스페인에서 쫓겨난 낙오자취급에 k리그에서도 국대에서도 마이나스존재라는 식으로 말하는군요. 그리고 월드컵에 같이 안갓으면 하는 마지막 코멘트는 뭡니까; 진짜..
첫댓글 스페인에서 리그 초반부터 계속 돌파같은거는 많이햇는데 결정적인거 놓쳐서 3~4게임 진것때문에 선발출장 못함 불쌍
요즘 국대에서의 플레이를 보면 월드컵 예선 때보다 훨씬 돌파 성공률이 높습니다. 자신감은 충분히 되찾은 듯합니다. 특히 두 명 이상의 선수를 상대로 할 때 진가를 발휘하고 있죠
제 생각으로는 전지훈련 멤버 윙포드중에서.. 활발한 돌파를 보여주는 선수는 정경호 선수가 유일한 것같습니다. 이천수 박주영선수보다 슈팅력은 좀 부족해 보이지만.. 멕시코전이나 코스타리카전에 선발은 정경호 왼쪽에 .. 오른쪽//박주영vs이천수가 될것같음..
천수 선수...그 놈의 골대..;; 레알소시에다드에서의 마지막 경기...itv로 생중계 해줬는데 천수 선수 골도 넣을뻔할 정도로 잘했었는데..
제 생각엔 이 기사는 좀 지나치다고 봅니다. 상당히 이천수 선수를 자세히 분석하고 쓴 것 같긴 하지만..... 이 글을 이 천수 선수가 읽는다면...도움이 되는 것 보다는 좀.... 허탈? ,,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제가 과거에 살아오며 어떤 실수와 실패를 한 것에 대해서...누군가 얘기를 한다면..전 분명 반박할 것 같애요. 왜냐하면.. 보이는 사실만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또 나에게는 그 실수와 실패를 박차고 나갈 용기가 있을 것 이기때문에..
하지만.. 이글에는 이천수 선수가 박차고 나갈 진실, 용기가 들어설 맘이 드는 구석이 없네요. 제 생각에요..^^ 오히려 절망을 주는 글 만이..문미에 쓰여잇는 글은 격려를 , 용기를 주는 글이 아닌....협박으로 보이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천수 선수에게 상심과 노력에 따른 결과와 행운이 함께하길 빌겠습니다.
참고로, (머..참고까진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ㅎㅎ; )... 최근 몇차례의 평가전에서 이 선수의 그 전보다 회복된 피지컬..과 에너지를 보이는 플레이에 만족하고, 희망을 가진 축구팬입니다. 글이 길었습니다.. 죄송해요 ^^;.
-이거 베스트일레븐 기사군요. 몇일전에 이거 잡지에서읽고 잡지사에 항의한번 햇엇죠. 물론 이천수펜은 아닙니다. 이글은 무슨 스페인에서 쫓겨난 낙오자취급에 k리그에서도 국대에서도 마이나스존재라는 식으로 말하는군요. 그리고 월드컵에 같이 안갓으면 하는 마지막 코멘트는 뭡니까;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