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포에서 낙동강사진을 찍고있는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정인씨 폰입니까? " "예 맞는데요.누구십니까?" "여수 서초등학교 69년졸업생 맞습니까?" "예 그런데요 누구십니까?" "아~ 반갑다 친구야 나 영준인데 나몰라? 김영준 6학년2반" "글쎄요 난 4반이었는데 이름이 기억이잘 안나네요..." "반갑다 친구야~ 서교동 살았자나 난 너를 잘 아는데 만나보면 알거다 " "말놔도 된다야. 정인이 너 지금 어데있냐?" "사진찍는 중 인데 지금 호포에 있다" "아 그러면 내가지금 그리로 갈께." "나는 지금 범일동인데 이전화는 공중전화 거던? 전화를 놔두고와서 공중전화로 할거니까 30분후에 호포전철역에서 만나자."
누굴까? 그러나 날 안다고하니 아무튼 반가웠습니다. 39년만에 초등학교 동창을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호포 역에서 40분을 기다려서야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바로앞에 다가오는 그친구는 자그마한 키에 고급스런 파카를 입고 머리에 중년모자를 쓰고 나타난 동창생, 애써 기억할래도 기억은 잘 나지않고 어울리지 않게 세련되지 않은 옷맵시와 어색한 서울말을 쓰고 있었습니다. "난 영준이를 잘 모르겠다야~" "넌 하나도 안늙었다야 어찌그리 젊게사니 너무 오래되서 잘 기억이 안날거야" 어떻게 전화번호를 알았냐고 물으니 5년전에 친구찾기 사이트에 제가 올려놓은 집 전화번호를 찾아서 집으로 전화해서 폰번호를 알아냈다고 했습니다. 서울에서 사업차 오늘 부산에 내려왔는데 실수로 휴대폰을 넣어둔 가방을 직원이 모르고 차에싣고 울산에 가버리는 바람에 공중전화로 연락했다고 했습니다..
두사람은 지하철을 다시타고 화명동에 내려 커피숍으로 이동 했습니다. 초등학교 옛날이야기가 오고가고 내가 추억하는 이야기에 모두 맞다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교회 다닌다고 하니 자신도 교회 나간다고 했습니다. 자식들 이야기와 직업얘기로 화제가 바뀌고 지금 뭐하냐고 물으니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전국으로 순회하며 백화점에 고객에게 주는 사은품 납품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아이탬을 몇가지씩 가지고 내려와 추천하러 다니며 전국의 롯데와 현대백화점 70 여군데를 모두 거래처로 두고있다고 하더군요. 여러명의 직원들을 두고 사장이라며 두달에 한번가량 내려오면 억대의 수입을 올린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날더러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어서 판매를 해 보라고 했습니다. 첨부터 큰욕심 부리지 말고 잘나가는 쇼핑몰 "옥션, 메가마켓, G마켓" 이 세군데에만 물건을 올려놓고 인터넷 판매를 하면하루 세개만 팔려도 쫄쫄한 재미를 볼수 있다고 합니다. 택배에서부터 옥션 거래하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알려주며 낮에는 본업을 하고 제가 사진을 잘찍으니까 상품을 직접 찍어서 매장에 올리면 되고 판매할 물건은 모두 자신이 조달해 준다고 했습니다.
18만원 넘어가는 고가의 가시오가피를 덤핑가격이면 1만오천원에 사 줄수있다면서 어떠한 종류의 물건이든 그렇게 덤핑가격으로 싸게 구입해줄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선 몇가지를 5개씩 그냥 나에게 보내줄테니 인터넷에 최저가로 올려 놓고 기다려 보라고.....처음부터 욕심부리지말고 천천히 시작하다 보면 나중엔 한달에 고소득 올리는건 문제 없다는듯 자세하게 설명을 했습니다. 구미가 땡기는 제안 이었지요.. 자신은 백화점에서 항의가 들어오기때문에 소매장사는 못한다고 했습니다.
"고맙다 그런데 영준이 니가 왜 나에게 이렇게 고맙게 하느냐" "고맙긴 동창생 좋다는게 뭐냐? 우리이제 만났으니 지금부터라도 자주만나고 동창회도 찾아보고 잘지내보자." 휴대폰도 명함도 모두 가방안에 넣어둔체 직원차에 실려보내 버렸다며 카운터로 가더니 메모지와 볼펜을 빌려와서는 서울 집 전화번호와 사무실번호 휴대폰 번호와 이름을 여러개 또박또박 정성껏 적더니 "단단히 지갑에 넣어놔라 잃어버릴라" 하며 내앞에 내밀었습니다.
대유통상/ 김영준
그러면서 지금 동래 현대백화점에 거래 약속이 있어 바삐 가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커피값은 자신이 낸다고 하며 지불하더니 밖으로 나왔습니다. 미남 로타리넘어 동래에 간다며 택시를 탈거라 했습니다. "그래 그럼 다음에 연락해라" 하며 돌아서갈려는 순간 절 잡고 말을 꺼내었습니다. "친구야 근데 처음만나 미안하지만 지금내가 백화점에 대리를 만나야 하는데 접대비가 모자라거던? 니 카드로 일 이십만원만 대출해 주라 그러면 울산에 있는 직원에게 전화해서 지금바로 니 통장에 입금시켜줄께."
순간 지금까지 대화를 나누었던 모든말이 머리속에 복잡하게 정리가 안되었습니다..
"그래? 근데 우짜노 나는 교회 다니기때문에 카드를 안쓰거던?" "지갑에 현금 만오천원 밖에 없다. 그거라도 줄까?" "아냐 됐어 백화점대리 에게 부치라하면 되겠네 그럼 갈께..안녕" 하며 택시를 타고 휑 하니 가버렸습니다. 머리속이 한참 멍~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지하철에서 내게준 메모지를 꺼내어 전화를 해 봤습니다.. 이 번호는 없는번호라는.... 메세지음이 흘러 나왔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동창이 맞을까하여 집으로 돌아와 동창 다음카페에 있는 사진과 명단을 다 찾아봐도 그런사람은 없었습니다. 아이러닉하게도 처음만날때와 헤어질때 그사람과는 악수한번 안했다는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