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 본당과 16개 단체장 그리고 정평위원님들께 공문과 함께 이 권고문 자료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재단 준비위에서 보낸 자료가 모자라서 자료를 함께 동봉하지 못한 위원님들께 고개숙여 양해를 구합니다. 총무 올림
{통일시대민족문화재단 참여 권고문}
우리가 다짐한 『쇄신과 화해』
『반성과 화해를 위한 통일시대민족문화재단』참여로 실천합시다
1. 교회는 대희년을 지내고 새 천년을 맞으며 교황님의 모범(회칙:제 3천년기, 강생의 신비)을 따라 '쇄신과 화해'(한국주교회의 2,000. 12. 3)를 선언하였습니다. 이는 가톨릭교회가 처음으로 역사와 민족 앞에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는 엄청난 선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우리 교회와 신자들의 태도와 행동에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하루 저녁 참회예절로 끝내지 않았습니까? 쇄신과 화해는 '과거와 현재의 그리스도인이 저지른 잘못들을 인정하는 용기 있고 겸손한 행위'(대희년 칙서 '강생의 신비' 11항)를 통하여 기억을 정화하고, '이러한 참회를 바탕으로 자신을 쇄신하면서 민족과 화해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이들의 대열에 함께'(쇄신과 화해) 하는 것입니다.
2. 기억을 정화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이들의 대열에 함께 하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겠습니까?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는 많은 고민 끝에 '반성과 화해를 위한 통일시대민족문화재단'(이하 재단으로 약기)에 동참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0세기 민족 근·현대사의 왜곡된 진실 규명과 과거사 청산, 통일시대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한 역사문화운동의 전개'(재단 목적)는 바로 우리가 해야 할 기억의 정화와 새로운 역사 만들기에 함께 하는 길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3. '반성과 화해를 위한 통일시대민족문화재단'은 10년 전부터 민족문제연구소 이름으로 준비되어오다가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위한 교수 1만인 선언'을(99. 8. 15) 기점으로 범 민족적인 재단으로 오는 12월 2일 창립합니다. 재단의 1 차 적이고 중심적인 사업은 '친일 인명사전 편찬'입니다. 재단 설립 발기인은 10만원 이상의 기금을 출연해야 하고(12.2까지), 친일인명사전 편찬 후원회원은 5,000원 이상의 후원회비를 납부하면 됩니다. 재단 창립에 동참을 결정한 정평위원들이 앞장서겠습니다. 본당회장님과 단체대표께서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주시기를 청합니다.
4. 본당과 단체에서 다음과 같은 활동을 부탁드립니다.
① 역량이 되는 본당의 단체들이 단체 명의로 발기인이 되도록 권고한다.
② 교구 단체는 협의를 통하여 재단 설립 발기인이 되도록 노력한다.
③ 신자들에게 공지하고 뜻 있는 신자들이 발기인이 되도록 권고한다.
④ 관심 있는 신자들과 교구단체 회원들이 후원회원이 되도록 권고한다.
2001. 10. 31
안동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 숭 근(비오) 신부
쇄신과 화해
대희년과 함께 새 천년이 시작되었습니다. 교회가 맡겨진 사명에 충실하면서 새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지난날의 잘못을 참회하고 자신을 정화하는 자세가 요청됩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도 "과거의 나약함을 인정하는 것은 우리의 신앙을 강화하도록 도와 주는 정직하고 용기 있는 행동"([제삼천년기] 33항)이라고 하시면서 교회가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참회하는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완수하신 구원의 은혜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그 사명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도 신비체 안에 신앙으로 결합된 형제 자매로서, 과거의 잘못에 대하여 함께 고백하고 참회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참회를 바탕으로 자신을 쇄신하면서 민족과 화해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이들의 대열에 함께 하려 합니다.
1. 우리 교회는, 세계 정세에 어둡던 박해 시대에, 외세에 힘입어 신앙의 자유를 얻고 교회를 지키고자 한 적도 있었으며, 서구 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문화적 갈등을 빚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고통과 상처를 준 여러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외국의 부당한 압력에 편승하기도 하였습니다.
2. 우리 교회는 열강의 침략과 일제의 식민 통치로 민족이 고통을 당하던 시기에 교회의 안녕을 보장받고자 정교 분리를 이유로 민족 독립에 앞장서는 신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때로는 제재하기도 하였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3. 우리 교회는 광복 이후 전개된 세계 질서의 재편 과정에서 빚어진 분단 상황의 극복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소홀히 한 점을 반성하고 이 과정에서 생겨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마음 아파합니다.
4. 우리 교회는 우리 사회가 지닌 지역과 계층, 세대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나 장애인, 외국인 근로자 등 소외되고 차별 받는 사람들의 인권과 복지를 증진시키는 노력도 부족하였음을 반성합니다.
5. 우리 교회는 집단 이기주의, 도덕적 해이와 부정 부패 등이 팽배한 사회 풍조 속에서 하느님께 창조된 모든 이가 올바른 가치와 도덕을 바탕으로 서로 이해하며 더불어 살아가도록 이끄는 데에 미흡하였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올바른 양심으로 살아가도록 충분히 이끌지 못하였습니다.
6. 우리 교회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마르 10,45)고 하신 예수님의 모범을 그대로 따르지 못한 때가 많았습니다. 때때로 우리 성직자들도 사회의 도덕적 윤리적 귀감이 되지 못하고 권위주의에 빠지거나 외적 성장에 지나친 관심을 두는 등 세상 풍조를 따르는 때가 많았음을 고백합니다.
7. 우리 교회는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 안에서 다른 종교가 지닌 정신 문화적 가치와 사회 윤리적 선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잘못도 고백합니다.
우리는 이렇듯 예수님께서 명하신 대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고백합니다. 아울러 교회의 무관심과 방관 그리고 잘못으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용서를 청합니다.
우리는 참회를 통하여 우리 자신을 새롭게 하면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선의의 모든 사람과 더불어 더 나은 세상, 정의와 평화가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2000년 12월 3일, 대림 첫 주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의 잘못에 대한 참회와 우리의 할 일
오 일 창
지난해 대림 첫 주, 우리는 '쇄신과 화해'라는 특별한 참회예식을 하였습니다. '쇄신과 화해'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발표한 선언문으로서, 우리 역사에서 천주교회가 저지른 잘못(1-3항)과 오늘날 우리 사회의 죄악에 대한 교회의 책임(4-7항)을 참회하고 용서를 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교황께서 교회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에 대하여 용서를 청하는 내용을 '제 3천년기'에 담았고, 이를 구체화하여 '기억과 화해 - 교회와 과거의 잘못'이라는 신학적 검토 문건을 발표하였습니다. '쇄신과 화해'는 이와 같은 가톨릭교회의 결단을 우리 역사와 사회에 적용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교회가 ....먼저 지난날의 잘못을 참회하고 자신을 정화하는 자세가 요청됩니다.....이러한 참회를 바탕으로 자신을 쇄신하면서 민족과 화해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이들의 대열에 함께 하려 합니다."라고 엄숙히 선언합니다.
'쇄신과 화해'는 한쪽이 조금 넘는 짧은 문건이지만 2000년 가톨릭교회, 200년 한국교회가 처음으로 역사와 민족 앞에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는 엄청난 선언입니다. 교회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백성을 이루는 우리가 바로 교회입니다. 쇄신과 화해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구체적인 실천으로 구현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는 선언문 중 2항을 읽으며 실천 거리를 찾아봅니다.
"우리 교회는 열강의 침략과 일제의 식민 통치로 민족이 고통을 당하던 시기에 교회의 안녕을 보장받고자 정교 분리를 이유로 민족 독립에 앞장서는 신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때로는 제재하기도 하였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쇄신과 화해 2항)
우리 민족이 압박과 설움에 신음하던 열강 침략기와 일본 식민지 시기 교회는 무엇을 하였고,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를 고백하였습니다. 거룩한 교회가 죄를 인정하였습니다. 기억의 정화를 거쳐야만 진정한 화해의 길을 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곧 교회라면 진정한 화해를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마침 사회에서도 교회의 '쇄신과 화해'와 비슷한 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는 '반성과 화해를 위한 통일시대민족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중심 사업으로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하려 합니다. "낡고 잘못된 역사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청산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바람직한 민족 공동체의 실현을 위해서는 지혜와 힘을 모아 역사, 문화적 공감대를 마련하여야 합니다."(재단 설립취지에서)
우리들이 걷어 부치고 이 재단 설립에 앞장서면 어떻겠습니까? '친일인명사전편찬'에 동참하는 것이 일제 침략기 청산의 유일한 길은 아니겠지만 매우 뜻 깊은 이 시대의 절실한 요구라고 여겨집니다. 우리가 진정 쇄신과 화해를 바란다면 말로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겠습니다.
통일시대 민족문화재단 설립 발기인 승낙서
나는 통일시대민족문화재단 설립취지에 동의하며 설립발기인으로 참여함을 확인합니다.
2001 년 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