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책을 읽기 전에 제목도 보고 지은이가 누구인지도 알아보고 출판사는 어디인지도 본다. 또 머리말이나 목차를 꼼꼼히 읽어보고 전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고 나서 책을 읽을 것인지를 결정한다.
아이들은 어떤가. 아이들은 제목만 보고 바로 내용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 동안 학교나 가정에서 책을 읽고 난 후의 활동 특히 독서감상문(독후감) 쓰기에만 많이 치중해 왔다. 책을 읽고 난 후의 활동과 힘께 읽기 전의 활동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책을 읽기 전에 해야할 일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첫째, 독서기록카드를 작성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독서기록카드를 작성하라고 하면 독후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독서기록카드에는 책의 제목, 지은이. 출판사 등의 서지사항과 주제나 주인공 등을 기록하는 것이다. 읽기 전에는 간단하게 서지사항을 기록하면 된다.
독서기록카드를 오랜 기간 작성하다보면 일을 정리하는 습관이 생기고 정보의 수집방법을 배울 수 있다. 아이들에게 주제를 찾아서 기록하라고 하면 처음에는 대부분 줄거리를 쓴다. 주제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다보면 내용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또 많은 책들을 주제별로 분류해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분류하는 능력이 발달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고 간단하게 주제나 주인공을 적어놓고 주제별로 분류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떤 주제를 주고 자료를 찾을 때 신속하고 정확하면서 많이 찾을 수 있다.
둘째, 책을 읽기 전에 작가소개를 읽어보는 것이 좋다. 작가 대부분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성장배경이나 주위환경을 알아두면 작가의 성향을 알 수 있고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목차를 보면 내용의 흐름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읽기 전의 추측과 읽고 난 후의 결과를 비교하면서 예측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자신이 글을 쓸 때 글의 순서를 정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셋째, 머리말과 목차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 머리말에는 지은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목차를 보면 내용의 흐름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읽기 전의 추측과 읽고 난 후의 결과를 비교하면서 예측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자신이 글을 쓸 때 글의 순서를 정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넷째, 책을 읽으려면 첫 표지부터 마지막 표지까지 봐야 한다. 책의 크기는 어느 정도이고 어떤 느낌의 그림이나 삽화인가도 살펴보고 글자의 크기 등 구석구석 잘 살펴봐야 한다. 이러한 습관은 꼭 동물이나 식물을 관찰할 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관찰하는 습관을 가지면 글쓰기의 기본이 되는 묘사문을 잘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누가 알겠는가. 아이들 중에서 그림에 매료되어 화가가 되거나 내용을 창작하는 작가가 될 수도 있고 책표지를 디자인하거나 책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부모들은 그 동안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면서 무엇이 좋은가 어디에 이익이 되는가만 이야기해 왔다. 이것은 어떤 일에 있어서 그 결과만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그 순서에 따라 일을 자연스럽게 진행하여야 무리가 없는 것처럼 책읽기도 마찬가지이다. 독후감 쓰기와 학습효과만을 강조한 탓에 아이들이 책과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어떻게 하면 우리아이가 책을 읽기 전에 위와 같은 몇 가지를 아이와 함께 해보는 것이 좋겠다.
끝으로 연재를 마감하면서 처음 이야기한데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책을 읽혀야할 것인지 고민하는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독서교육방법은 없다. 열이면 열 아이들 하나 하나의 개성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도 있고 또 다른 시각도 있다는 것으로 보아주었으면 한다. 그 동안 아이들이 스스로 밥을 지을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