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애니메이트 11기
신혁준입니다. 이번 봉사후기는 좀 많이 늦어졌네요… 죄송합니다. 손가락 부상으로 타자가 부자연스러워서, 그리고 마지막 시험 때문에
녹초 난 몸 때문에…(뭐 근데 솔직히 다 변명이고 귀찮아서…ㅎ…) 이제서야 글을 씁니다.
이번 봉사는 오랜만에 3팀 한결보호소로 다녀왔습니다. 사실 1팀 인원이 적어서 주영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1팀에 댓글신청하였는데, 아쉽게도 취소가 되어서 안타까워하는 찰나에
단톡방에 반강제(?)로 초대가 되어서 어쩌다보니 원래 소속을 되찾은 느낌? 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상봉에서 모여가지 않고 따로 광역버스를 타고 덕소까지 갔는데, 중앙선
타기 직전에 다른분들과 연락해보니 같은 열차에 타게 되었더라구요~ 1번 차량칸으로 이동하니 무사히 합류할
수 있었답니다. 날이 추워져서 그런건지 여느때와 다르게 승객이 적어서 편안히 앉아 용문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앉아 가서 그런지 평소보다 훨씬 빨리 도착한 기분이 들더군요.
오랜만에 도착한 한결보호소는 많이 달라져있었습니다. 견사에 비닐하우스가
씌어져 월동대비가 되어져 있었고, 애기들은 털이 수북해져 있었습니다.
가자마자 맛있게 김밥을 먹었는데, 전 단돈 500원이
모잘라서 떡볶이를 못 먹었어요… 아쉽다… 뭐 여하튼 짐을
집안에 들이기 어려워서 바깥에 이불을 깔고 보관한 후 방진복을 입는데, 지퍼가 망가져서 이때부터 좀
느낌이 싸~ 하드라구요… 처음 보는 핑크색 방진복을 인상적이라
생각하면서 봉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오늘 할일이 돌나르기와 산책이라고 들어서 그렇게 힘들진 않겠거니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손에는 삽이 들려져 있었고 보게 된 것은 저번 봉사 때 뚫었던 배수로가 무너진 장면이었습니다… 허리를 반 희생해서 파낸 성과가 무너진 모습을 보니 실망감이 확 느껴졌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보수작업 잘 마무리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삽질과 그 위에 판자를 놓아 길을 만들기 위한 평탄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보수작업은 무너진 부분을 다시 파내고 돌을 빼기만 하면 되는 거라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이미 무너진 흙더미를 다시 쌓아 언덕을 만드는 것이 좀 까다로웠습니다. 지반이
무너진 흙 부분은 서로 응집력도 많이 줄어든 상태이고, 그 사이사이에 지지를 위한 풀뿌리나 돌들이 없어서
올릴 때마다 다시 우르르 무너져 버리더군요. 결국 흙을 좀더 파내서 거기에 돌들을 넣고 흙을 덮어주는
것으로 최대한 만회 하였지만 그래도 약해서 좀 불안하더라구요…
일단 그렇게 일단락 시키고 배수로가 비닐하우스 밖으로 이어져 물이 흘러내려갈 수 있도록 바깥쪽 삽질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나마 땅이 젖어있어서 삽질이 수월한 게 다행이었습니다. 군필 남자
셋이서 열심히 삽질을 마무리 하니, 초겨울이 맞나 싶을정도로 얼굴은 영광의 땀으로 흥건하였답니다.
여튼 그렇게 삽질을 마무리하니 벌써 3시가 다 돼있었고, 뒷뜰로 나가보니 다른 분들은 분리수거와 산책을 마무리 하고 비닐하우스 보수작업을 끝마치고 있었습니다. 봉사할 것이 마땅치 않아 보여 잠시 몸도 녹일 겸, 다같이 집안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점심 먹을 때 아파 보였던 고양이들이 작은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갔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자 이제 여기서 사건의 전말이,,, 유혈사태의 서막!
고양이들에게 항생제 주사를 놓기 위해서는 일단 잡아야 하니깐 무작정 남자 셋이서 안으로 들어가 입구를 막고 고양이들을
쫓기 시작했습니다. 목장갑을 너무 믿고 달려들었다가 목덜미를 놓치는 순간! 바로 제 검지 손가락을 뾰족한 이빨로 물어버리더군요… 솔직히 아팠는데
걱정할까봐 소리도 못 지르고 손을 절고 있다가, 고양이들을 상자에 다 가둔 후에야 나와서 밖으로 나와서
장갑을 벗었습니다.
피가 흐르고 있더군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손가락을 타고 흐르는… 절여서 아픈 건 둘째치고 속으로 걱정된 것은 아픈 고양이에게 물려서 그 병균이 전염되진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말이다 보니, 그리고 시골 한복판의 보호소다 보니 병원 가는 것도
마땅치 않아서 소장님께서 주신 포비돈으로 소독하고 버텼는데,,,, 사실 월요일까지도 붓기가 안빠져서
수요일까지 3일간 병원에서 항생제와 부목 신세를 지고 살았답니다...
그래도 지금은 완치해서 다음 봉사도 허락 맡고 갈 수 있게 됐어요! 다행~
그렇게 사태를 수습하고 소장님께서 시켜주신 치킨과 맥주로 1차 뒷풀이를
대신하였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역시나 땀과 피를 흘리고
먹는 BBQ는 행복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양념보단 후라이드~ 애기들이 보고 서럽게 짖어대서 좀 미안했지만… 일했으니까 봐주라,,,,
결국 그렇게 15년도 3팀
마지막 봉사가 끝났네요. 이번에도 봉사 오신 모든 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역시나 3팀의 자랑이자 기둥 되시는 두분, 팀장 주영이와 부팀장 혜린이, 그리고 차기 회장님이신 재호의 수고에도
정말 감사하며 아홉 번째 봉사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첫댓글 애니메이트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연로하신 소장님과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거예요
봉사자가 거의 없는 한결보호소에 여러분들이 활력소입니다
특히 후기 올려주신 분 고맙습니다
상처는 이제 괜찮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