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ron Bay의 Main Beach에서 두서없이 썼던 나의 첫번째 여행기를 사랑하는 나의 지인들에게 이메일 날리는것으로 첫번째 목적지의 일정을 마치고 우린 Surfers Paradise행 버스에 올라탔다. Byron Bay에서 2시간이 조금 못되게 달렸을까 ....
Byron Bay의 소위 번화가라 할 수 있는곳조차 어딘지 투박스럽고 정겨운 시골읍내 같은 분위기 였다면 Surfers Paradise는 입구부터 휘영찬란한 네온사인과 불뚝불뚝 솟아있는 각종 호텔 및 리조트들이 먼저 반길만큼 잘 꾸며진 휴양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미리 예약해놓은 Backpacker는 버스터미널 바로 옆인지라 굳이 pick up service가 없어도 쉽게 찾을수가 있었다.
친절한 Frond desk 언니들의 안내에 따라 우리의 임시 보금자리 열쇠를 받아들고 드뎌 오늘밤은 다리 쭈욱 펴고 잠을 잘 수 있겠구나 하는 맘으로 문을 열었다. Dormitory 즉 한방에 4명이 묵을 수 있는 방이다. 제법 깨끗하고 괜찮은것 같았다. 아직 나머지 두명의 guest는 없었다.
일단, 우린 짐을 풀고 정리하고 있는데 우악~~조그맣게 스믈스믈 기어다니는 저것은~~~~~바퀴벌레! (나도 알고 보면 약하디 약한 여자랍니다...) 나의 용감한 동행자 배은희양의 두툼한 팔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실어 그녀의 슬리퍼로 그 몹쓸것을 내려치는데~~~속이 다 시원합디다...그러기를 몇차례. 이게 돈없는 배낭여행객의 서러움인가...겉보기엔 괜찮아 보이는 숙소 같더만... 확실히 싼게 비지떡이던가... 암튼, 난 은희가 옆에 있어 든든하대니까...내가 소리질러 바퀴~~~의 출현을 알리면 마치 짱가처럼 은희의 슬리퍼가 어느새 퍽 소리와 함께 바닥에 내리꽂힌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노랑머리의 두 여인이 등장했다. 우리와 오늘밤을 함께 보낼 애들인갑다.
"Welcome! Nice to meet you. Where R U from? " 젤루 기초적인 걸 물어본다...그것도 아주 유창하게..크크크...아이리쉬랜다..그중 한명은 거의 탁배기 목소리다. Hello가 걸쭉한 목소리로 Alo~~처럼 들린다...마치 여전사 니키타 같은 처럼...말은 어찌나 빠르고 못알아듣겠는지...역시 British English는 아직 내게 너무 어렵다는걸 또한번 실감한다. 그렇다고 American English가 만만한것도 아닌데...
암튼, 우리넷은 하나가 되어 한국과 독일의 Semi Final경기를 보면서 한국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했다. 다만 아쉬운게 있었다면 내가 빨간옷을 걸치지 않았다는거.. 어딘가 좀 떨떠름한 기분을 버릴 수 없었다...아이리쉬 걸들도 한국을 응원해줬다. 우리가 있어선지는 모르겠지만 걔네말로는 독일이 이기는게 싫댄다. 동기야 어째튼 열심히 응원했다. 그러나 열심히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결국 결승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1:0이라는 아까운 스코워로...Antway 한국 축구팀은 당초 목표보다 훨씬 더 값지고 훌륭한 결과를 대한민국 전 국민들에게 선물로 주었음엔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축구를 열심히 본것도 첨이고 그것도 눈물까지 흘리면서...이 얼마나 장족의 발전이던가...
다시 여행기로 돌아와 축구시청을 끝내고 간단히 샤워를 한후 그대로 뻗어 버렸다. 그전에 ~~이 아이리쉬 걸들 너무 웃긴게 샤워하고 화장 곱게 하는것이 밤마실을 나가나 싶더니 가지고 다니던 술박스를 각자의 개인 술통에 담아 침대위로 올라가 홀짝 홀짝 마신후 그대로 자버리는게 아닌가...참내...(알고 봤더니 캔버라에 있는 아이리쉬 펍에서 일했다고들 한다..어쩐지 술을 물처럼 마시더라) 정말 재밌는 여자들이다. 암튼 은희와 한 아이리쉬 걸의 돌림 코골이에 (나머지 한명은 가끔 이도 갈더라구...참 어려운 세상이야) 어렵사리 눈을 붙이고 아침을 맞이했다.
아직 얘기는 길지만 Herbey bay행 버스를 타야 하는 관계로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사용료가 왜케 비싼것이야....세상에 20분에 A$2이랩니다. 또한번 느끼지만 한국은 인터넷의 천국입니다요...
대충 얼굴에 분칠을 하고 Surfers Paradise 원정에 나선다. 일단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Sydney집에서부터 챙겨온 모닝빵을 들고 가까운 커피전문점에 갔다. 머리위로 쏟아지는 햇살은 정말이지 따사롭기 그지 없었다. 시드니에 있는 나의 사랑하는 친구들아~~~그대들이 두꺼운 외투깃을 세울때 난 나의 가벼운 점퍼마저 과감히 벗어던졌다네...크크크..아침을 먹으며 가이드북을 대충 훑고 일단은 Beach 구경에 나섰다. 한마디로 쥐...긴...다...
이곳이 왜 Sufers Paradise이겠는가...곳곳에 물위를 둥둥 떠다니는 잘 구워진 근육을 뽐내기라도 하듯 건강해보이는 surfer들과 매끈한 몸매의 미녀들 그리고 어리버리한 동양아이 나와 내친구...후후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물은 찬란하리만큼 맑고 푸르다. 고운 모래를 밟으며 내가 여기 왔다 갔노라고 증명이라도 하듯 멋진포즈로 한컷 !
잠시 Beach의 낭만을 뒤로 하고 부랴부랴 숙소로 다시 되될아왔다. 드림월드에 가기위해 pickup을 요청한 밴을 기다리러...Surfers Paradise엔 세개의 테마파크가 있다. 하나는 Sea world이고 또하나는 헐리우드의 축소판이라는 Movie world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오늘 우리가 가기로 결정한 Dream world(놀이공원 + 동물원)이다. 한 테마파크를 즐기는데는 약 A$70정도가 소요된다..단 Sea world는 조금 더 저렴하다.
픽업나온 미니버스를 타고 30분쯤 달렸을까 멀리 롤러코스터가 보이기 시작...드뎌 Dream world에 도착했다. 입구는 여느 놀이공원과 크게 다를것 없어 보였다. 이미 자유이용권을 끊은 터다. (여긴 입장권이 자유이용권이다)
이 나이에도 놀이기구만 보면 마구 흥분되는걸 보면 아직 철들으려면 멀었나보다. 롤러코스터(Thunder bolt, Cyclone)를 비롯하야 나를 가장 흥분하게 한 T.O.T(Terror of Tower)....이건 한국에서도 경험못한 속도의 놀이기구다...끝내준다...눈깜짝할새 하늘 제일 가까운곳에 다녀온 느낌이랄까. 아마도 몇일뒤 체험할 번지점프의 예행연습정도로 보면 맞을거 같다. 몇시간을 정말 열심히 돌아다니며 놀이기구 타느라 정신없었다. 이밖에 Tigerland에서 근엄한 표정의 백호, 황호와 기념촬영을 하고 본격적으로 동물구경에 나섰다. 제일 먼저 발견한 엄청난 크기의 악어~~ 자느라 정신없다. 아마도 시에스타(오침)를 즐기나 보다. 그리고 디스플레이된 스포츠카에 멋진포즈로 올라서 있는 Dingo(여우와 개를 섞어놓은 모습이다)...정말 포즈가 요염하기 그지 없다. 그 맞은편에 몸 동작 둔하기로 소문난 Woombat. 웃긴건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마치 자기가 모델인지를 아는양 스탑모션을 하는게 아닌가...그리고 나서 또 언제 그랬냐는듯 풀 뜯어먹기에 여념이 없다. 쇼맨쉽이 강한 녀석이다. 그리고 우리의 귀염둥! 이 캥거루 일가족...아기캥거루는 정말 우리집 애기(강아지, 포메라니언 종)보다 조금 컸나 싶게 자그마한 체구로 요녀석..쓰다듬어도 가만히 있는것이 어찌나 이쁘던지...살짝 끌어안고 또 한컷!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흐른다 4시 반이 넘어선 시각...마지막으로 Dream world를 정리하는 맘(?)으로 공원 Train을 타고 전체적으로 한바퀴 돌아보았다. Train이 지나는 동안 보이는 풍경은 마치 어릴적에 즐겨보던 만화영화 '톰소여의 모험'이나 '허클베리 핀'의 배경이 되었던 미시시피 강 유역 같은 운치를 자아냈다. 어느것 하나 내 시야를 벗어나는 것이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TV프로그램중에 하나인 'The Big Brother' (우리나라의 '동거동락'이나 개그맨 김한석이 한때 했던 '유리의 성' 과 비슷한 프로그램)세트현장도 지나침으로써 Dream world의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아쉽게도 촬영시간을 놓쳐 촬영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긴 소매 옷으로 갈아입고 (저녁엔 바닷가라 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저녁식사를 위해 타운 이곳 저곳을 어기적 거렸다. 한국식당을 찾으러...만 이틀동안 빵으로만 끼니를 때웠더니 자꾸 얼큰한게 땡긴다. 간신히 찾은 한 한국식당...그리고 맛난 김치볶음밥에 순두부찌개...좀 비싸긴 해도 속이 다 후련하다...역시 한국인은 밥과 김치다.
그리고 낮에 다 즐기지 못했던 바닷가로 다시 나섰다. 오늘이 음력 보름쯤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휘영청 둥근달이 제법 운치가 있다. 한낮의 열기는 온데 간데 없고 간혹 보이는 몇쌍의 연인들을 비롯하여 얼마 안되는 사람들만이 쓸쓸히 밤바다를 지키고 있다. (대부분이 동양인이지만..) 정말 근사하다. 비록 바람은 차지만 마음이 다 개운해지는 느낌이랄까. 친구 은에게 전화를 했다 왜? 지금쯤 학교 숙제땜에 혼자서 궁시렁 거리고 있을 그녀석의 염장을 지르기 위해...크크크...수화기를 높이 들어 파도소리를 들려주었다.
은 : '기차소리야?' 나 : '이런~~~뎅장'
노래도 불러본다..정신나간 사람 처럼 모래밭을 달려보기도 한다. 마냥 좋다. 오늘 하루도 정말 열심히 놀았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숙소다 ...졸립다...눈꺼풀이 무겁다...
얼마후...
은희가 열심히 자고 있는 내게 휴대폰을 건네준다...우띠..졸려죽겠는데...'여보세요..' '음...오빠야~~'으....이 느끼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시드니올때 뱅기를 같이 탔던 유명수 군...(영광인줄 알아라...네가 내글의 등장인물이 다 되고...) 녀석, 오늘 알바 pay 받았다고 룸메이트(역시 뱅기 멤버)들에게 한턱 쏘는중이랜다..으그그..하필 나 없을때...
명수야~~~달링하버에서 누나한테 Fish & Chips 쏘기로 약속한거 잊으면 안된다!!! 녀석과의 1시간 가량의 긴 수다를 끝내고 역시 오늘 하루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