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 선거 2
↑ 겨울로 가는 산 - 산 너머에 또 산이 있다. (삼척 검봉산)
어느새 계절은 겨울로 들어가는 길목에 다다랐네요. 두툼한 옷을 챙기시는 것 잊지 마세요.
1년 전에 보내드린 '반장 선거'라는 제목의 아침편지가 생각나서 그걸 들여다 보며 '반장 선거 2'를 써봅니다. 뭐라고 썼는지 한 번 볼까요.
저는 반장선거를 할 때마다 제 이름을 써낸 적이 없습니다. 비밀투표라지만 저는 아이들이 볼 수 있게 천천히 투표용지를 접었습니다. 아이들은 제가 반장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저를 무척 따랐습니다. 고백하건대 제 투표용지에는 늘 저와 경쟁이 될 수 없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반장에 당선될 수 없는 꼴지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제가 제 투표용지에 제 이름을 쓰지 않았던 이유는 1년 후, 다음 학년 반장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한 작전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학년 반장선거가 필요없었던 6학년 반장선거에서는 제가 제 이름을 쓰고 철저하게 다른 아이들이 보지 못하게 비밀투표를 했었지요.
"지지율 40% 안철수, 3%의 박원순 지지 밝히며 서울시장 출마 포기" 오늘 아침 신문 1면 기사를 보면서 떠오른 것은 영악스럽고 부끄러웠던 저의 옛날 초등학교 시절의 모습이었습니다. 안철수씨가 내년에 6학년 반장선거에 나올까요? 나오고 싶겠죠?
네, 1년 전에 예상했던 대로 안철수씨가 후보로 등장했습니다. 지난 번처럼 그가 다시 한 번 대통령 후보를 양보할 수 있을까요? 6학년 반장선거에 나온 그가 7학년이 없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
rio 11카페에서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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