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천국

[손홍국]

나는 지난 3월 11일 낮. <천혜원에서 생긴 일> 이라는 도서 발간에 관한 일로 천혜경로원을 방문한 일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가는 동안 경로원 분위기에 대한 많은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일상에서 신문이나 방송을 통하여 이른바 불우한 노인들을 수용하는 양로원에 대한 편협한 보도를 통해서
양로원이라 하면 어두침침하고 열악한 시설에서 노인들은 감금당한 신세로 먹을 것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고 행동 또한 자유롭지 못한 곳에서
고생들을 하고 있으며 그런 곳에서 탈출하여 나왔다는 어떤 노인의 실상폭로를 화면으로 보고 분개한 일도 있었습니다.
설마 그러랴~ 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내가 그곳에 도착한 시간은 마침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원장님과 행정국장님 그리고 행정과장님이 점심을 함께 하자고 해서 밖에서 외식을하나? 하고 생각했는데 구내식당으로 안내되었습니다.
그곳에는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직원들이 마침 식사를 하고 있었지요
표정을 보니 모두들 한결같이 평화스러운 표정으로 웃음꽃을 피우며 도란도란 사이좋게 식사를 하는 것이 눈에 띠었습니다
드디어 나는 배식대 앞으로 안내되었습니다
부페식 배식대 앞에 놓인 10여가지가 넘는 반찬수를 보면서 부터 나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등어 구이, 돼지고기 볶음, 두부 된장찌개, 서너가지 봄나물, 여러종의 김치, 김과 졸임반찬, 상치와 채소들
와~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건 약과라는 겁니다
전복죽에 싱싱한 생선요리 심지어는 요즘 식탁에 오르는 귀족인 킹클렙까지 나오는 날이 있다고 하는 말에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수가 없었습니다
이 정도의 메뉴라면 우리나라의 대도시 중산층이상의 가정에서 먹는 식단일 것 입니다
솔직히 나는 우리 집에서 먹는 반찬에 도저히 비교가 않되었을 정도로 놀란 것 입니다
내가 본 어느 대기업이나 반찬이 제법 괜찮다는 방송국 MBC의 구내식당 메뉴를 압도할 정도였습니다.
나는 아침 일찌기 기차를 타느라 조반을 거르고 기차를 탓었는데 반찬이 좋아 포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곳 천혜경로원 식당은 청결하고 시설이 잘 꾸며져있었습니다
천정의 예쁜 산테리아등 하며 깨끗하고 넓직한 식당 시설들이 준 호텔규모였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정도의 메뉴로 노인들에게 음식을 잘 먹이는 것은 인색한 정부의 보조로는 턱없이 모자라 불가능한 일이고
박영숙 행정국장의 말로는 '먹자고 사는 일,에 남다른 신경을 써서 이곳이 마침 대로변이라 원 입구 옆에 점포를 월세로 놓아서
벌어들이는 세 수입으로 부식비조달과, 직원들 급료문제를 해결 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요즘 같이 인심이 흉흉한 세상에 권력자들이나 돈 많은 인생졸부들이 모두 재산증식과 부정부패로 망가진 세상에
이곳 천혜경로원 강은수 원장님과 부인이신 박영숙 국장님은 자신들이 거처할 집 한채 없다는 것을 알고는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박영숙국장의 말로는 자기들 사무실이 거실이고 노인들이 주무시는 방이 자신들의 침실이라 할 정도엿습니다
정작 자신들의 재산 전부를 복지법인 사단법인체 천혜경로원에 아낌없이 투척한 것입니다
자신들의 사무실에 있는 소파는 오래되어 내가 보기에도 갈아야 항 정도였지만 노인들이 기거하는 침실에는 아늑한 침대가 놓여있고
휴계실에는 아늑한 신식 가구들이 즐비했고 노인들이 잠자고 쉬는 공간의 모든 기물들은 하나 같이 새 것 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거동이 불편해 누워서 지내는 노인분들이 천정만 바라보며 지루하고 무료할까봐서 천정에 산듯한 사군자 그림까지
매달아 놓은 걸 보고 나는 자상한 배려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움직이기가 곤란한 노인들을 위하여 3층 까지 음식을 올려서 깨끗한 개인 식탁까지 준비해 두고 자원봉사자들이 일일히
밥을 떠 먹여주는 것 입니다 친무모도 아닌 남의 부모를 자기 부모처럼 잘 섬긴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 입니다
그런데도 이곳 사람들은 당연한 일로 여기면서 열심히 노인들을 잘 돌봐드리고 있었습니다
건물의 구석구석 공간엔 아기자기한 소품장식물과 수석과 각종 화분소품과 생화화병으로 잘 꾸며 놓았습니다
심지어는 엘리베이터 안 구석에도 꽃 식물을 꾸며놓을 정도로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는 이른바 노인들의 천국이었습니다.
미장원 머리방 그대로 꾸며놓은 노인들의 미용실, 황토 사우나실, 넓직한 목욕실에 일부 비데가 달린 화장실, 옥상의 온실형 세탁물 건조시설, 비닐하우스식 텃밭과 일광욕장, 종합병원에서나 볼 수 있는 최신식 물리치료실의 의료장비, 거실의 넓은 유리창에서는 눈내리고 비 내리는 자연의 신비함을 바라보며 감성에 젖을 수 있는 정서까지 배려해 두었습니다
아랫층 출입구엔 뽕짝에서 부터 째즈버전 까지 아우르는 노래방시설기기와 군고구마를 굽는 기기. 정원에 놓인 항아리에서는
물고기가 노닐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수용된 노인들은 70명 가운데 유료 입원 두 사람 빼고 모두 기초생활 보호 대상 수급자들로 집도 절도 없는 가엾은 노인들 입니다
갈곳 없는 이 불행한 노인들에게 편안한 잠자리와 먹는 것을 불편없이 해결해 주고 있으니 여기가 바로 노인들의 천국이 아니고
뭣이겠는지요, 국가가 해결해야할 노인복지 문제를 살아있는 성자들이라 할 수 있는 이 분들이 자신들의 몫을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시는 이 시대의 예수라 나는 생각합니다.

37년전 이곳에 흙벽돌로 시작해서 9번의 증,개축을 거듭하며 대지 870평/ 연건평 488평, 아담한 건물에
쾌적한 시설을 갖추기 까지 설립자이신 현, 강은수 원장님의 부친이신 강순명 목사님의 피땀으로 이루어진 헌신과
참사랑 봉사정신으로 일관된 성자적인 행적은 몇편의 드라마를 만들고도 남을 정도의 길고긴 감동적인 히스토리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중시되는 사회복지를 위하여 스스로의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희생정신으로 뭉쳐진 이 분들의 끊임없는 노력은
갈곳 없이 거리를 방황하고 있는 소외된 노인들의 맑은 영혼을 가장 편안하게 안식할 수 있도록 회복시켜주는 꿈 이라고 합니다.

어느 혈육도 이웃도 이 가엾은 노인들을 내 부모 내 육신처럼 돌볼 수 있을 것인지
나는 너무 감동하여 이 글을 쓰는 순간 소리없이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차마 떨칠 수 없습니다
이 다음에 내 육신이 자유롭지 못한 날 나도 이 곳 천혜경로원 노인들의 천국에 입주할 생각입니다.
하늘을 향해 한 점 가식없는 진실로 노인들을 공경하고 그들의 팔 다리가 되어주는 이 분들은 다시 이승에 태어난다해도 사회복지를 위해 뭉쳐질 정도로 넉넉한 가슴을 가진 성자들이라고 생각 해 봅니다.

사랑의 주님!
전지 전능하신 하느님
불쌍한 노인들을 보살피는 이 분들에게 은총과 영광과 자비와 용기를 주셔서
이 분들이 더욱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 할 수 잇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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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숙(사무국장)]

천혜원에 취하셨군요. 손 선생님 과찬의 말씀에 얼굴이 빨게집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우리집 책이 멋지게 잘나와서 세상에 선 보일 수있도록 수고를 부탁드립니다. 손 홍국 선생님 화이팅

[손홍국]

나는 여간한 일이 아니면 감동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약간은 냉정한 사람인데 나는 그날의 방문에서 정말 감동을 먹었답니다 결코 과찬이 아님을 ... 그래요 화잇팅!

[박보람(물리치료사)]

이리 칭찬해주시니 직원으로써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늘 천혜원의 직원이라는 것에 감사하며 어르신들을 모시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손홍국]

그러세요 늘 천혜원 직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며 아름다운 긍지를 갖도록하세요 노인들의 아픔은 좋은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라 정성과 사랑을 다하는 참된 보살핌에 영향을 받는 것이 랍니다 어른들 모심도 소질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로 압니다 ㅎㅎㅎ

[오옥희(생활복지사)]

이렇게 칭찬을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어르신들을 섬기는데 최선을 다하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손홍국]

박영숙부원장님 오옥희 천사님 12년만에 이 방문기를 읽으니 이 또한 감회가 깊이 느껴집니다.
언젠가 좋은 날, 다시 방문하게 되면 성능 좋은 캬메라로 이곳 저곳 시설 좋은 장면들과 행복한 노년의 삶을 살아가시는 어르신들 진정한 표정을 프레임에 담아 다시 방문기를 써 볼 생각입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