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호 월드건설 사장은 지난 3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 주택사업 검토차 다녀왔다. 혼자가 아니라 중견주택업체인 W건설과 H건설 대표도 함께했다.
모두 2세 최고경영자인 이들은 고민이 비슷해 해외사업 현안에 대해 활발히 의견을 나눈다고 한다.
조 사장은 "토목이나 주택전문 건설사 2세들은 정기 골프모임을 통해 정보를 교환한다"고 전했다.
성원건설과 대명종합건설, 일신건설산업은 새 아파트 브랜드인 상떼 르 시엘과 루첸, 에일린의 뜰을 준비하면서 각각 오너의 2세인 박창표(사위), 지우종(장남), 권지혜 씨(장녀)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중견건설사 2세들이 현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나이가 대부분 30대로 유학경험이나 대기업 근무경험을 가진 이들의 공통점은 실무경험과 함께 전문지식을 갖췄다는 것. 이전처럼 하루아침에 임원급으로 '등장'하기보다 사내에서 능력을 검증받았거나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 '중역급' 몇 년 새 부쩍 늘어 =
최근 2~3년 새 중견건설사들이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실무진으로 출발해 이미 중역 자리에 오른 2세 경영인도 부쩍 늘어났다.
꼽을 만한 회사만도 우미건설, 월드건설, 동일하이빌, (주)동일, 동익건설 등 열 손가락으로 모자랄 정도다. 우미건설 2세 경영인인 이석준 사장(42)은 전기ㆍ전자 분야를 전공하고 LG산전에서 근무하다 경영에 참여한 실무형 CEO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ㆍ전자 석사 학위까지 마친 이 사장은 93년 우미건설 기획실장으로 입사한 후 13년 만인 올 2월에야 사장 자리에 올랐다. 현장에서 고루고루 경험을 쌓은 셈.
경영을 책임지면서 아파트 브랜드를 '린(Lynn)'으로 바꾸고 김포 장기지구 분양에 나서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사장은 "정직하고 투명한 경영만이 기업을 존속시키는 힘이 된다는 게 아버지(이광래 회장)의 뜻"이라며 몸을 낮췄다. USC 경영학 석사(MBA) 출신인 조대호 월드건설 사장(38) 역시 98년 월드건설 해외사업본부 입사를 시작으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조 사장은 2001년 대표 취임 후 회사 로고(CI)를 현재와 같이 바꾸고 동탄신도시 분양, 사이판 월드리조트 개발 등 굵직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원 재교육과 신사업에 특히 관심이 많은 그는 업계에선 드물게 사내에 혁신학교를 설치하고 2004~2005년 대규모 신규채용을 단행하기도 했다.
부산 지역업체인 동일은 김종각 회장의 장남인 김은수 전무(38)가 수도권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작년 분양시장 침체에도 동대문구 휘경동 아파트 현장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현재는 수도권에서 추가사업지를 검토중이다. 대우건설에 2년 넘게 근무한 경력이 있어 실무에 밝고 기성품 구두를 뒷굽이 완전히 닳을 때까지 신고 다녀 주변에서 '소탈하고 부지런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고양시 벽제동에서 미라벨 아파트 705가구 분양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동익엔지니어링 박노훈 대표(38), 주택전문업체로 인지도가 높은 동일하이빌 고동현 대표(36)도 직접 사업결정권을 가진 최고경영자급에 속한다.
또 최근 중랑구 아파트 사업을 시작으로 일선에 나선 성원산업개발 박창표 대표(36), 상가와 아파트 개발시행사로 이름이 높은 동훈CM건설 김태훈 대표(38)도 빼놓을 수 없는 2세 경영인이다.
◆ '실무형' 주 역할은 신사업 찾기, 브랜드 개발 =
이미 회사 안에서 입지를 굳힌 중역급도 있지만 아직 실무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있는 2세도 많다.
주로 30대 초ㆍ중반인 이들의 역할은 신사업 개척과 독자브랜드 개발. 해외신사업이나 브랜드 론칭은 오너의 의중을 읽는 교감이 중요해 이들에게 적격이라는 평이다.
지우종 대명종합건설 기획실장(34)은 고려대 건축공학과 재학시절부터 파트타임으로 회사 일을 도우면서 꾸준히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지승동 회장의 2남1녀 중 장남인 그는 올해 초 대명종건이 새로 발표한 아파트 브랜드인 '루첸'의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지금은 본인의 첫 아파트 사업지가 된 성북구 장위동 '대명 루첸' 아파트 분양에 전념하고 있다.
권지혜 일신건설산업 이사(32)는 TV광고와 화성 향남지구 분양을 통해 화제를 모은 '에일린의 뜰' 아파트 브랜드를 론칭한 주역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행정학 석사(MPA)인 그는 작년부터 홍보팀장을 맡아 부산업체인 일신의 전국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권 이사는 "아직 배울 일이 태산"이라며 "지역에서 쌓은 회사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영훈 대광건영 기획지원실 실장(34)은 조왕석 회장의 외아들이지만 시작은 건설현장에서 모래를 실은 트럭이 진입할 때 깃발로 통제하는 작은 일부터 시작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 졸업 후 실리콘밸리 정보통신업체에서 일하던 조 실장이지만 이때는 부친이 건설사 회장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친구가 찾아와 "미국에서 공부한다고 하더니 불쌍하다"며 술을 사겠다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조 실장은 대광건영의 판교 진출을 지휘하면서 수도권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는 "지방에서 아파트 건설로 호평을 받은 로제비앙 브랜드를 수도권에 진출시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푸르미아 브랜드를 가진 우남건설도 정병환 회장(71)의 독자인 정우석 기획실장(35)이 회사의 신사업 개발을 맡고 있다. 대원외고, 고려대 경영학과ㆍ대학원을 졸업한 정 실장은 외국계 컨설팅회사인 액센츄어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4년 전부터 우남건설로 들어왔다. 우남건설 관계자는 "실장 업무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 사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오너 2세임에도 직접 발로 뛰며 사업 기초부터 착실히 배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첫댓글 이곳에 한국건설업체들 거의 다 다녀갔지요...허나 실제 대드는 업체는 10%도 안되는 것을 보면 현지실정을 파악하기 힘들거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많아 이것들이 장벽에 걸려서인가봐요...ㅋㅋㅋ
아마도 여건에 한계를 느끼셨을꺼에요. 한정된 시간에 물어보고 싶은 건은 많은데, 통역하시는 분들이 관련 지식이 없을 경우 특히 그렇지요.
그렇죠...통역이 정말 한계를 느끼게 하는거죠...지식도 지식이지만 정보가 공유되거나 공개되어 있는 곳을 찾아볼 수 없어 접근이 더 힘든가봐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