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정 취업률 높아 전국에서 목포로 용접 분야 국내외 전문 분야 진출 가능 설계 및 OA분야 지역 일자리창출 기대
장기화된 불황여파가 기업 부도와 사업실패 등으로 이어지면서 실업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취업시장의 악순환 속에서 재기의 꿈을 안고 직업전문학교를 두드리는 현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조선업의 호황으로 대불산단의 인력난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목포지역 직업전문학교 조선관련 교육과정에는 취업을 갈망하는 구직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한때 사회초년생 위주였던 교실 분위기도 중년 교육생들의 늦깎이 학구열로 뜨겁기만 하다. 나이, 학력을 불문하고 전국에서 모여든 구직자들은 직업전문교육을 새로운 취업 돌파구로 찾아 나서고 있다. 중앙직업전문학교 특수용접과에 다니는 조상완 씨(40)는 7년간 근무했던 공업용 미싱 공장을 그만두고 재취업을 위해 이 학교에 입학했다. 군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조 씨는 대불산단 조선업체에 취업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목포로 이사했다고 한다. 조 씨는 “언론을 통해 조선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취업을 위해 연고가 전혀 없는 목포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31만원의 훈련수당으로 교통비, 밥값 등을 해결하고 있다. 조 씨는 “아내가 생활비를 벌어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며 “특수용접 과정을 이수하면 대불산단 내 조선관련 업체에 곧바로 취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같은 과에 다니는 신 모씨(50)도 전남 영광에서 교육을 받기 위해 목포행을 선택했다. 몇 번의 사업실패로 결국 실직자 신세가 된 그는 직업전문교육으로 용접분야 해외진출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한때 학원 원장까지 했던 신 씨는 “컴퓨터 학원을 운영했는데 결국 실패했다”며 “다시 재기 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큰 희망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수 용접이 다양한 쓰임새가 있기 때문에 국내 조선업계 뿐만 아니라 호주, 캐나다 등 해외 용접 분야에 진출해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대불산단 등에서 경험을 쌓은 뒤 해외 이주를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구 목포가톨릭병원 옆 금호직업전문학교 타워크레인반 반장 장동민 씨(33)는 인천에서 항만 관련 직장에 다녔다고 한다. 장 씨는 “항만 관련 일을 하면서 타워크레인 자격증이 고소득 직종으로 각광받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금호가 국비지원 교육을 한다고 해서 목포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장 씨는 “항만 쪽은 규제가 심해 자격증이 없으면 일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며 “대불산단 조선관련 업체에도 취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타워크레인의 전망은 상당히 밝을 것이다”고 말했다. 같은 반에서 함께 공부하는 조성호 씨(46)는 수도권 일대 건설현장에서 일하다가 건설경기침체로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게 됐다. 국비지원을 받기 위해 가족들을 떠나 홀로 목포까지 오게 된 것이다. 조 씨는 “전국에 타워크레인 교육을 하는 기관이 몇 곳 없을뿐더러 타워크레인 자격증 취득을 위해 학원을 알아봤는데 실습비만 1백 만 원이 넘게 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건설경기 불황으로 건설업계가 침체 위기에 있지만 타워크레인은 조선 분야에서도 고수익을 창출하는 직종이다”고 말했다. 취업대란 속에서도 조선업이 호황이라고 알려지면서 조선업체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이 이처럼 타 지역에서도 목포권 직업전문학교로 몰려들고 있는 것. 이런 분위기에 맞춰 목포지역 취업전문학교들도 3~4년 전부터 조선교육 과정을 개설하는 등 조선 관련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 등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1일 목포지역 6개 직업전문학교에 따르면 올해 3월 수강생 모집 결과 조선관련 분야 교육과정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들은 불경기 속에서도 호황을 맞고 있는 조선산업 분야에 취업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목포지역 보다 타 지역 수강생들의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수강생들도 고교 졸업자나 사회 초년생 위주에서 40~50대 후반이 대폭 늘었으며 학력도 대졸자까지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중앙직업전문학교 정종국 이사장은 “예전에는 직업전문학교가 기술 습득에 역할이 컸지만 실직이 늘면서 재취업에 대한 등용문이 되고 있다”며 “교육 프로그램도 취업을 목표로 많이 변화되고 있으며 실제 용접실습장 등을 갖춰 현장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실무 교육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노동부에서 우선 선정직종 최우수 A등급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정균 처장은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수강생들의 취업률이 100%에 육박하고 있다”며 “취업시 조선분야는 자격증과 경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취업 이후의 진로교육에도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수익이 보장되는 직종의 자격증 취득 열기도 뜨겁다. 특히 침체된 건설경기의 기대치와 호황을 맞고 있는 조선관련 분야와 연계된 특수 자격증 취득 과정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금호직업전문학교 정명균 행정실장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엔지니어 위주의 훈련 교육을 강화해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실습과 이론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며 “취업을 위한 현장 실습도 중요하지만 직장 내 인성교육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해 취업이후 원만한 직장생활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직업전문학교는 남경자동차 학원 인근 부지에 별도의 타워크레인 현장 실습장을 마련해, 자격증 취득과 취업률을 높이고 있다. 조선 호황 속에서 용접 등 특수 분야 외에도 설계, 총무, 회계 분야에 대한 취업도 기대되면서 IT관련 분야의 취업전문교육과정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목포 만호동 구 기업은행 앞 한양컴퓨터학원은 IT선박계열로 설계분야와 OA계열의 전문분야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춘호 원장은 “목포지역에 상업학교가 없어지면서 OA계통의 실무자들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로 조선소 입주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력 중 하나이다”며 “조선 설계와 OA분야는 향후 남악신도시 입주 등 목포지역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신안 압해도 조선 클러스트 조성 계획 등 목포지역에 대형 조선소 입주를 앞두고 일자리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준비된 조선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 김 원장은 “실제 대형 조선소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선박설계분야에만 수 백명의 인원이 필요하다”며 “이 분야는 취업 시 학력 위주가 아닌 실무 위주로 경력이 최우선시 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구직자들의 의지만 뒷받침 된다면 취업난 해소의 해답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 중공업 설계팀의 경우 430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근무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며 “3년 정도의 경력으로도 연봉 4천 만 원대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지역발전을 위한 고급 인력 창출은 행정적인 부분과 제도적인 부분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직업전문학교가 90년도에는 실업대란의 일자리 창출에서 수당을 늘려 복지혜택으로 선회하다가 2003년부터는 평생 기반 신산업분야의 지식기반 확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교육과정 차별화로 실업자와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과정 프로그램을 강화해 취업률을 극대화하는 학교들도 눈에 띈다. 법원 앞 법조빌딩 5층에 있는 남강직업전문학교는 서비스 분야 위주로 목포지역의 취업 특성에 맞춰 운영되고 있다. 목포 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인 김종선 학교장은 “직업전문 교육이 조선분야에 맞춰지면서 서비스 분야 구직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뒷받침 하고 있다”며 “꾸준한 서비스업계 인력 수요에 맞춰 제과제빵, 컴퓨터 관련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무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1급~6급 장애인들의 취업을 위한 교육과정과 시설을 마련, 매년 50~60% 이상의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학교장은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직업전문교육 희망자들의 연령대도 다양화 되고 있다”며 “조선분야에 취업을 꺼리는 분들이나 사회초년생 등을 위한 서비스 분야 과정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하당 CGV극장 옆 한국직업전문학교는 구직자와 직장인을 위한 교육과정으로 프로그램을 나눠 다기능 훈련과정 등을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교육과정으로 가스설비시공, 정보통신설비, 실내건축 등이 있다. 이들 과정을 우선 선정직종훈련으로 채택해 수강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고 있다. 또 네트워크구축과 운용 훈련을 실업자 직업훈련으로 설정, 재취업의 성과도 높이고 있다. 2호광장 유달성형외과 2층 서남직업전문학교는 IT분야 취업을 위한 컴퓨터 과정으로 수강생 모집에 들어갔다. 김 석 학교장은 “최근 조선관련 설계분야 등에 수강생들이 많이 늘어 학생 모집이 무난했다”며 “목포 지역의 각 직업전문학교가 특화된 교육을 선보이면서 수강생들 또한 진로의 폭이 대폭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신종욱기자, 프리랜서 명기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