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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태화산 마곡사 대광보전 주련 公州 泰華山 麻谷寺 大光寶殿 柱聯
대광보전(大光寶殿)
이 글씨는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 1712~1791)의 글씨
태화산 마곡사(泰華山 麻谷寺)는 조계종(曹溪宗) 제 6교구 본사로 대전ㆍ충남 지역 70여 사찰을 관장하는 대본산이며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는 말이 전해질 만큼 예로부터 봄의 경치가 뛰어나다고 합니다.
백제 의자왕 3년(643)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창건하고 고려 명종 2년(1172)에 보조국사가 중건하였다고 합니다. 절의 이름은 신라 보철화상(補綴和尙)이 법문(法門)을 열 때 모인 대중이 삼밭(麻田)의 삼대(麻) 같이 많다 하여 마곡사 (麻谷寺)라 이름 지는 것이라 합니다.
가람의 배치는 태극도형으로 사찰을 감싸고 흐르는 태화천(泰華川)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오층석탑(보물 제799호) 및 대광보전(大光寶殿 보물 제802호)과 대웅보전(大雄寶殿 보물 제801호) 등 부처님의 공간(극락세계)을 상징하며, 하천 남쪽으로는 영산전(靈山殿 보물 제800호) 및 매화당(梅花堂) 수선사 등을 배치하여 스님들의 수행(修行) 공간으로 배치하였고, 이를 극락교(極樂橋)로 연결하여 스님들의 수행목적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淨極光通達 정극광통달 寂照含虛空 적조함허공 却來觀世間 각래관세간 猶如夢中事 유여몽중사
雖見諸根動 수견제근동 要以一機抽 요이일기추
맑음이 지극하면 광명 통달해 고요히 비추어 허공 머금네. 돌아와 세간을 관하여 보니 세상사 모두가 꿈속 일 같네.
설령 비록 제근 동함 보이더라도 요컨대 한 고동을 트는 것일세.
☞ 이 주련은 정면 찍기가 여건상 어려워 45˚로 찍었습니다. 이 게송은 능엄경 제6권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오언육구로 되어 있는데, 마지막 두 구는 윗 구절과 상통하지 않는 느낌입니다. 느닷없이 제근이 동함을 보이더라도 요컨대 한 고동을 트는 것일세 라는 것은 좀 당황하게 만듭니다. 차라리 마등가재몽(摩登伽在夢) 수능유여형(誰能留汝形)이란 두 구를 쓰는게 자연스러운데 생뚱맞게 수견제근동(雖見諸根動) 요이일기 추(要以一機抽)를 쓴 것은 무슨 뜻일까 생각해 보게 합니다. 선뜻 이해도 안 가는 듯 해서 원문을 실어 보았습니다.
다음의 게송은 능엄경에 나오는 부처님의 게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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淨極光通達 정극광통달 맑음이 지극하면 광명 통달해 寂照含虛空 적조함허공 고요히 비추어 허공 머금네 却來觀世間 각래관세간 돌아와 세간을 관하여 보니 猶如夢中事 유여몽중사 세상사 모두가 꿈속 일 같네. 摩登伽在夢 마등가재몽 마등가도 꿈속에 있는 것인데 誰能留汝形 수능유여형 누가 능히 너의 형(形)을 머물게 하리.
如世巧幻師 여세교환사 이건 마치 세상의 요술장이가 幻作諸男女 환작제남녀 환으로 모든 남녀 만듬과 같아 雖見諸根動 수견제근동 설령 비록 제근 동함 보이더라도 要以一機抽 요이일기추 요컨대 한 고동을 트는 것이니, 息機歸寂然 식기귀적연 그 고동을 멈추어 조용해지면 諸幻成無性 제환성무성 모든 환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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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이 지극하면 광명이 통달한다는 말은 각(覺)이 지극히 원만하고 깨끗해 진다는 말로 거기에 광명이 통달해서 궁극에 가서는 듣는 성품(聞性)의 자리 를 회복해 진(塵)이 다 없어지면 세계가 공(空)하여져서, 이렇게 육근(六根)과 (六境)을 해탈하여 공함을 알고 돌아와 세간을 관하면 모든 세상사는 꿈속의 일과 같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아난존자를 유혹했던 마등가도 꿈속의 일이니 마등가에게 홀려 갈 것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깨달으면 홀릴 것이 없다는 이야깁니다.
이건 마치 환술사가 환으로 만든 모든 남자 여자가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하더라도 이는 기계장치 같은 고동으로 조작되는 것과 같은 것이니 이 고동을 틀어 멈추게 하면 환으로 보였던 것이 모두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추(抽)는 빼낸다, 돌린다는 뜻입니다. 고동 하나를 돌려 남녀가 왔다 갔다하게 하고, 춤도 추게 하지만 진짜로 자체가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 니다. 일기(一機)는 '한 고동'이라는 뜻입니다. 한 고동을 가지고 흔드는 것 을 멈춰 놓으면 남녀가 다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자체 성품이 없다는 것입니 다.
여기서 남녀는 육근이 육경과 더불어 화합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고동을 틀면 조용하다는 것은 공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환은 성품이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註】
각래(却來) : 돌아오다. 제근(諸根) : 육근(六根 眼耳鼻舌身意). 기추(機抽) : 고동을 트는 것. 고동이란 기계 등을 움직여 활동시키는 장치를 말합니다. 마등가(摩登伽) : 마등가녀는 부처님 당시 주술가로 그의 딸이 아난의 준수한 외모에 반하자 딸을 위하여 환술로 아난존자를 유혹하려 했는데 부처님께서 신주(神呪)를 설하여 아난존자의 어려움을 풀어 주었습니다. 교환사(巧幻師) : 환술사. 요술장이. 남녀(男女) : 환술로 만든 남자와 여자. 육근(六根)과 육경(六境)을 비유. 무성(無性) : 성품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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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시보니 새롭습니다~~감사합니다
해방 후 김구 선생이 대광보전 앞에선 찍은 사진을 보면 주련이 선명하던데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으니 글씨도 잘 안 보일 만큼 퇴색했네요. 감사합니다. _()_
좋은글감사 합니다
능엄경을 예전에 아주 조금 배웠는데 그런 기회가 다시 있었으면 합니다. _()_
맨 위 주련 설명을 읽으니 앞과 끝이 어딘가 어색하더니 밑에 제대로 된 내용이 있는 것을 억지 짜 맞추었던 모양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와 같은 주련이 몇 군데 있습니다. 계룡산 갑사 대웅전에도 있지요. 또 다른 곳에도 있는데... 똑같이 걸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다보니 아랫 구절이 이상하게 해석되고 있더군요. 검색해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_()_
_()()()_
길상님 다녀가셨네요. 반갑습니다. _()_
유여몽중사란 글귀는 세속에서도 많이쓰느데
주련에서 보니 정겹내요.
꿈속 일은 깨고 나면 말 헛것이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