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교본 제35장:331-333면)
최경용(베드로)신부님
레지오 마리애는 물질적인 원조 활동을 펴는 빈첸시오회와는 달리 영적인 활동을 하므로 자금이 필요 없는 단체로 인식되기 쉽다.
사실 레지오는 원칙적으로 본당이나 교구에서 재정적인 보조를 받지 않으며 단원들에게 모금도 하지 않는 단체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금이 의외로 많이 드는 단체이다.
영적인 활동에도 금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쁘레시디움과 평의회 설립 등의 레지오 확장 사업비, 제반 운영 경비, 단원 연수와 피정 등의 교육비, 아치에스, 연차 총 친목회, 토론 대회, 체육 대회 등의 제반 행사비에 자금이 소요된다.
제반 운영 경비로는 성모상, 꽃, 초, 제대보, 벡실룸 등의 레지오 제대 비품과 레지오 교본, 각종 회의록, 레지오 월간지, 훈화집, 뗏세라, 단원 활동 수첩, 각종 서식, 꾸리아와 쁘레시디움의 단기 등의 레지오 용품 그리고 인쇄비, 도서비, 통신비, 우편료, 활동 여비, 위령 미사 예물, 특수 쁘레시디움 보조비, 특별 사업비 등이다.
특별 사업으로는 교회 서적 대여 사업, 불우 이웃을 위한 숙박소나 복지 시설을 국가 보조를 받으면서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오늘날까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레지오가 운영하고 있는 샛별 숙박소, 천상의 모후 숙박소가 이에 해당된다.
레지오는 자금의 재원(財源)을 오로지 단원들의 비밀 헌금에만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비밀 헌금은 단원들의 의무이다.
자금이 있어야 쁘레시디움의 제반 비용을 지불하고 꾸리아와 상급 평의회에 의연금(義捐金)을 납부할 수 있다. 자금이 없으면 쁘레시디움과 상급 평의회를 유지할 수 없으며 레지오의 관리와 확장 임무를 수행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단원들은 성모님의 군자금인 비밀 헌금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레지오를 잘 모르는 단원은 '없는 시간을 내어 봉사 활동을 하면서 비밀 헌금까지 해야 하니 손해를 많이 본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쁘레시디움에서 비밀 헌금을 모아 놓기가 바쁘게 꾸리아나 직속 상급 평의회에 의연금으로 몽땅 내어 놓아야 하니 허탈함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성모님을 통한 하느님 사업비에 아낌없이 헌금할 때 하느님께서 축복해 주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비밀 헌금을 할 때 단원들이 쓰고 남은 것에서 얼마를 바치려고 하거나 그나마도 아까워하면서 낸다면 레지오의 확장과 발전에 관심이 없고 하느님과 성모님을 사랑하는 행위도 아니다.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듯이 헌금을 함으로써 레지오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쏟게 된다. 비밀 헌금이 많을수록 좋지만 그렇다고 비밀 헌금을 무조건 많이 내라는 뜻은 아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과부가 감사와 사랑과 정성이 깃든 마음으로 헌금한 것을 칭찬하셨다(마르 12,41-44 참조). 비록 액수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있는 것을 몽땅 털어 넣고도 아까운 줄 몰랐다.
자신이 가진 것을 하느님의 것으로 여기고 봉헌 정신으로 하느님께 되돌려 드렸던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힘들어 번 돈을 감사와 사랑의 마음으로 아까워하지 않고 낼 때 더 가치가 있고 주님께 칭찬과 축복을 받는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