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부담되는(?) 세계문학 관련 책만 소개하다가 이번엔 읽기에 부담 없는 만화책을 한 번 소개해봅니다. 요즘 다시 만화 읽기에 열중하고 계시는 미니티노님을 비롯하여 (아직은 정체를 숨기고 있지만?) 아마도 꽤 있을 법한 '만화팬'분들을 염두에 두고 소개를 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사실 만화나 애니를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오타쿠 수준은 아닙니다만(정말입니다! 믿어주세요). 대부분의 만화 독자들이 그러하듯, 취향이나 관심사가 일본 만화에 편중되어 있는 건 사실입니다(오늘 소개해드리는 만화도 일본 만화입니다).
일본 만화 편중 현상은 그 자체로는 그리 좋은 현상이랄 순 없지만, 일본 만화들 중에 좋은 것들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한국이 드라마 강국이라면) 일본은 만화/애니 강국이니까요. 거기다 출판 현실을 들여다보더라도 우리가 실제로 구해서 볼 수 있는 만화--즉 번역 출판되는 만화는--는 사실상 일본만화가 대다수이기도 합니다. 만화출판시장이 극히 협소한 터라 출판사측에서도 어느 정도의 판매가 보장된 만화만을 출판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만화를 보고 싶다"라는 건 만화팬들의 오랜 바람일 겁니다. 하지만 한국만화출판시장도 (이제는 보편화된 웹툰에 밀려) 근근이 겨우 유지만 되고 있는 상황이니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런 바람이 이뤄지진 않을 듯합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드리는 <은수저>와 같은 만화를 보면 무척 반갑고 기쁘고 그렇습니다. <은수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농업고등학교 이야기" "농촌생활 이야기"라는 점만 밝힙니다. 읽기에 따라선 '감동'이라는 양념을 뿌린 '진정한 자아 찾기' 이야기가 축을 이루는 진부한 '성장담'으로 읽힐 소지도 있지만, 소재의 신선함이나 묘사의 디테일이 그런 진부함을 상쇄시켜주고도 남습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농촌 생활을 낭만화하지 않는다는 것, 생명 또는 일상의 먹거리에 대한 묵직한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존 쿳시(저희 모임 1기에서 다룬 작가죠)의 <엘리자베스 코스텔로>나 <동물로 산다는 것>과 관련하여 생각할 점이 많은 만화이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은수저>에 대한 김낙호라는 만화연구자/매체연구자의 글입니다. 읽어보시면 좋을 듯하여 링크를 걸어둡니다.
낭만화하지 않은 농업으로 성장담을 이야기하기 – 은수저
첫댓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쉽게 구할수 있어야 할텐데요 제목은 어디선가 본것같기도 하구요 못찾으면 또 눈 부라리며 찾으러 다닐지 몰라요 뭔가에 열중하는 요즘의 일상이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여름엔 물건을... 겨울엔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응암동 책방에 비치되어있길 기대해봅니다 ^^
혹시 못 구하시면 다음 모임 때 갖고 가서 빌려드리지요. 또 읽고 싶으신 분들 계신가요? 예약받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