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Ⅲ. 차와 문화
제1장 문화속의 차
차의 물질적 기능과 정서적 기능의 올바른 이해는 일상생활과 관련한 여러 분야의 예술세계와의 연관성과 하나의 독창적인 차문화로써 독립적이면서도 종합적인 예술문화로써 가치가 있으며 어떻게 활용되어 왔는지 알 수 있다.
차의 물질적 기능은 차나무 물질의 속성과 성분으로 차의 약리성과 효능의 기능을 말한다. 이 기능은 ‘차의 외면’ 또는 ‘차의 성격’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신체적 건강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인간은 물질문명과 과학의 눈부신 발전 결과로 수명이 연장되고 생활환경이 편리하고 쾌적하게 변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는 희귀 질병이 생기고 이에 노출되는 사람도 많아 환경으로부터 점점 나약해지고 저항력을 잃어가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하려는 경향성이 짙다. 즉 차는 오래 살며 건강하고 즐겁게 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에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차가 가지는 정서적인 기능은 차나무의 물질적 특성을 잘 다스리는 일련의 일을 통해서 얻어지는 교감인 정서적 현상으로‘차의 내면’이라 할 수 있다. 즉 차의 성품인‘다성’이다. 이러한 차의 성품은 인간의 정신과 사고방식에 연결되어 의미화 시키고 상징화 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차 성품의 의미화나 상징화는 생활 속에서 사색의 공간을 넓혀 주고 마음의 눈을 뜨게 하거나 사람으로 하여금 예를 갖추게 하거나 차를 우리는 과정을 통해서 자연과의 교감을 나누고 정신과 신체를 단련해 도를 이룬다든지 하는 하나의 이론과 철학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차의 이론과 철학적 의미에 동조하는 성향을 가진 집단이 생기고 그 집단이 각기 다른 사회구성원들 간의 의사소통의 매체로 활용되거나 자신의 사유세계를 표현한다던지 예술적 감성을 표현한다던지 집단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자리매김 할 때 비로소 사회적 저변을 가진‘차문화’로써의 그 가치를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차문화도 유구한 역사를 거치면서 종교, 문학, 도자기, 시. 서, 화, 건축물, 차도구 등에 한 시대를 대표 할만한 예술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이나 문화재로 남아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승 계승되어지기도 하고 무형의 사유체계나 사유방식의 매체로서 이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차는 다양한부분에 있어 종합예술적 결과물과 정신문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역할과 기능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 정신문화로써 차
1) 고승들의‘다선일여’정신
차가 문인들과 결합되면서 차나무가 상록수로써 겨울의 눈보라를 능히 이겨내고 봄을 맞는 세한의 정신과 선비가 굶주림과 출세의 유혹을 물리치고 절의와 기개를 지키는 꿋꿋한 정신이 선비의 굳은 충절과 동격으로 비고 되었다. 문인다도는 문장가 보다는 학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색이다.
2) 정치적 도구로써 차
차문화는 시대적으로 어떤 특정한 종교나 이념을 펼치는 인물과 결합 사회적 저변을 조성하게 되어 문화로써 가치를 가지기도 한다. 반대로 국가의 통치 방향에 부합하지 못한 경우 쇠퇴하여 질곡의 명맥을 이어오기도 했던 예를 없이 볼 수 있다.
3) 시, 서, 화 문학의 중심으로서 차
다양한 문학 장르에 담긴 차와 관련된 시, 서, 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훌륭한 문인과 화가를 남겼다.
★ 陪族叔 ... 遊洞庭 이백
洞庭西望楚江分/동정서망초강분/동정호 서쪽 바라보면 초강과 나눠지고
水盡南天不見雲/수진남천불견운/물이 끝나는 남쪽 하늘엔 구름 한 조각 없네.
日落長沙秋色遠/일락장사추색원/해 떨어진 장사 고을엔 가을빛이 멀리 퍼져있는데
不知何處弔湘君/부지하처조상군/이 넓은 물가 어디에서 상군의 넋을 위로할까?
★ 曲 江 杜甫 詩
一片花飛減却春(일편화비감각춘)-한조각꽃잎날려봄은점점저물어가고
風飄萬點正愁人(풍표만점정수인)-바람에 흩날리는 만점 꽃잎에 정녕 시름에 잠긴다.
且看欲盡花經眼(차간욕진화경안)-지는 꽃 보는 것도 잠간 사이려니
莫厭傷多酒入脣(막염상다주입순)-속상한 일 많다고 술 마시기를 꺼리지 말자
江上小堂巢翡翠(강상소당소비취)-강위의 작은 정자에 물총새가 둥지를 틀고
苑邊高塚臥麒麟(원변고총와기린)-상림원 옛 무덤 앞에는 기린 석상이 누워 있다.
細推物理須行樂(세추물리수행락)-세상의 이치를 꼼꼼히 살펴보면 마땅히 즐겨야 하느니
何用浮名絆此身(하용부명반차신)-어찌 쓸데없는 이름 때문에 이 몸을 얽어매랴.
4) 차가 唐詩에 미친 영향
(1)山水田園詩
왕유(王維)와 맹호연(孟浩然)의 탈속적인 絶句들이 대표하는 山水田園詩는 혼란스러운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 침잠하고자하던 사람들의 염원을 반영한다. 시 자체의 계보로 보자면 자연 속에 묻혀 살면서 속세를 초월하고 싶어했던 이른바 은일(隱逸)을 추구했던 도잠(陶潛)과 사령운(謝靈運)의 시적 경향을 계승하고 있다. 또 이들의 시는 남북조시대와 唐代를 통해 널리 유포되었던 불교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2)李白과 杜甫
詩仙 李白과 詩聖 杜甫는 唐代의 시뿐만이 아니라 중국 고전문학 전반을 대표하는 文豪로 꼽히는 시인들이다. 그들은 盛唐시기의 번영과 쇠락, 낭만주의와 현실주의, 끝없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호방한 기상과 기울어져 가는 제국의 운명에 대한 한탄 등을 각기 대표한다. 李白의 시풍은 호방표일(豪放飄逸)이라는 말로, 杜甫의 시풍은 침울비장(沈鬱悲壯)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특히 杜甫의 시는 近體詩의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는다. 唐詩의 번성 배경에는 安史의 난이라고 불리우는 일대 혼란기를 분기점으로 하여 唐제국은 후반기를 맞는다. 安史의 난이 휩쓸고 지나간 중국 대륙은 그야말로 초토화되어 버렸다. 지연과 혈연을 배경으로 하여 대대로 일정한 지역과 그 지역에 거주하는 서민들을 소유물처럼 장악해 왔던 문벌들의 체제는 일단 붕괴되자 원상으로 복귀되지 않았다. 상인, 수공업자, 부유한 농민, 하층 군인, 도교와 불교의 지도자 등을 필두로 하여 오랫동안 문벌들에 의해 장악당해왔던 서민들이 예전과 같은 반노예적 상태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문벌로부터 분해되어 나간 각 지역의 작은 세력들도 지방의 세력가들에게 또 다시 인적으로 지배당하는 것보다는 중앙의 거대 왕조에 제도적으로 복속당하는 쪽을 선호하였다. 권위를 상실한 唐왕실도 정치적 권력의 행사에 많은 불편을 겪었지만 문벌들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권력을 상실해 갔으며, 비록 일상적으로 무법과 탈법이 횡행하는 등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신진사대부들은 이전보다 권력의 중심부로 진입해 들어가기가 쉬운 상황을 맞이하였다. 中唐시기에 들어와 백거이(白居易), 劉禹錫, 柳宗元, 한유(韓愈)와 같은 하층 사대부 출신의 문인들이 고위 관직에 오르고 문단의 중심인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상과 같은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가능했다. 시대 자체는 혼란스러웠지만 서민들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던 中唐시기에는 서민들의 문화적 수요와 이해관계를 반영한 變文이라는 새로운 문학 양식이 나타났는가 하면 白居易가 서민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정치적 견해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新樂府運動을 전개하기도 했다. 韓愈와 柳宗元이 주도했던 古文運動도 서민계층의 상승된 사회경제적 위치에 대한 긍정을 내포하고 있었으며, 傳奇와 같은 文言小說 양식도 서민계층 특히 도시의 시민들의 상승된 위상을 일정한 정도로 반영하고 있었다.
5) 宋代의 詞
송대 초기 詞의 발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일은 만사(慢詞)의 발달이다. 張先에 의해 주도되었던 慢詞는 짤막한 서정적이고 민요적인 노래의 차원에 머물러있던 詞의 세계를 서사적인 표현이 가능한 본격적이고 보다 발달된 예술양식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오늘날에는 당시의 음악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아쉽지만 추측컨대 詞의 음악은 琵琶와 笙篁, 簫 등을 포함한 소규모 악단이 반주하였으며 서정적이고 장식적인 선율이 기반을 이루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6) 元代의 詩
元왕조는 몽고족이 만리장성을 넘어들어와 중원을 점령하고 세운 왕조였다. 이 때문에 중국의 문학사가들은 元代의 문학에 대해 편향된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 몽고족은 군사주의 일변도였고 문화는 거의 없었으며 통치도 강압적이었다는 식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역사적 자료들은 그와는 상반된 사실들을 말해 주는 경우가 많다. 당시 대륙간 무역로의 중요한 구간을 장악했던 몽고는 동서양의 문명을 모두 깊이 이해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적 능력은 물론 대제국을 건설하고 통치해 나갈 수 있는 높은 국가 통치의 능력, 장기적인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우수한 교통과 통신, 제국 운영의 궁극적 배경이 되는 발달된 산업적 배경 등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특히 개방적인 국가 운영은 놀라울 정도여서 유라시아 대륙에 걸친 네 개의 제국이 긴밀하게 협조하였으며 외국인이 자국의 영역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조치들을 갖추고 있었다고 전한다.
7) 明代의 시
漢族 민족주의를 표방하고 元을 몰아냈던 明왕조는 건국 이후 강력한 왕 일인 통치 체제를 수립하였다. 그 과정에서 明태조 朱元璋은 개국의 공신과 동지들을 포함하여 전제체제 수립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제거하였다. 이후 明왕조는 南宋 때에 형성되었던 性理學을 국교로 정하고 강력한 일인 전제체제에 입각하여 제국을 통치하였다. 이후 정치적 억압이 극심하였던 明代에는 왕의 통치에 대한 이의제기가 엄격하게 금지되었으며 사소한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도 가혹한 처벌이 뒤따랐다. 明代에는 필화사건이 빈번하였는데 대부분 지엽적이고 사소한 내용으로 인한 것들이었다. 明代의 억압적인 분위기 아래서 창조적이고 개성적인 문학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사대부들의 문학양식 가운데서 가장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시는 특히 보수적이고 복고적인 경향으로 흘렀다. 산출량은 방대했지만 시는 산수자연이나 초월적인 철학적 담론, 관료사회의 일상사를 다룬 것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스타일도 이미 무난한 것으로 검증된 唐宋 시대의 시의 스타일을 흉내낸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8) 淸代의 시
淸代의 문학적 풍토도 明代와 비슷하였다. 明은 내부 부패와 분열로 멸망하였으며 가혹한 정치에 시달렸던 중국의 서민들은 이민족인 淸이 중원을 점령하고 왕조를 건립하는 데도 별로 저항하지 않았다. 말기의 明은 淸과 변변히 전투를 벌일 능력도 없었으며 淸은 거의 무혈입성하다시피 중원을 점령하였다. 淸은 건국 이후 서민들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관대한 정책을 시행하여 민심을 얻었다. 그러나 민족의식을 버리지 못한 漢族사대부들은 淸왕조에 저항하고자 하였다. 淸은 강온 양면 정책으로 대처하였다. 淸왕조는 저항하는 漢族사대부들은 가혹하게 탄압하였지만 왕조에 복속하는 사대부들에게는 지위와 부유한 생활을 보장해 주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漢族사대부들은 대부분 淸왕조에 복속하였으며 왕조는 번영을 구가하였다. 학술적 자유는 부여하지만 정치적 자유는 엄격하게 규제한 淸왕조의 이중적인 문화정책 아래서 사대부들은 明代에 이어 淸代에도 시를 통해 현실의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설파하려는 노력 자체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 노력은 淸代 후기에 들어가 서구제국주의의 침략 아래 중국적 질서 자체가 파탄에 직면하기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2.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서 차
1) 도자기와 건축물
茶와 관련된 행정제도와 관습과 관례, 음다 풍습들은 직간접적으로 산업분야에 영향을 미쳐 많은 예술분야를 발전 성숙시켰다. 고려의 음다 풍습은 신비의 비색을 갖춘 고려청자, 고려 다완, 청자 다완 등 세계에서도 제일가는 도자예술품을 만들어 냈다.
송나라시대에는 대자연속에 누각이나 정자 도는 초당을 지어 차를 마셨고 ‘다헌’이라 하여 차를 마시는 집을 따로 짖기도 했다. 차 한 잔으로 친교를 맺었고 수많은 인사들이 들러 시서화를 남기고 풍류를 노래했다.
2) 무대예술로서 차
다례를 위해 많은 문인들이 찻자리 에서 아름다운 시를 짓고 읊조리는 것 그 자체가 음악이었다. 일상생활 속에 차의 정신은 다양한 영역에 까지 영향을 미쳐 훌륭한 정신문화와 아름답고 독특한 예술품을 남기게 되었다. 이러한 차문화는 오늘날에 있어서는 시대와 시대를 이어주는 즉 옛날의 생활풍습과 함께 의미화 되고 상징화되었던 것들 중에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은 문화유산의 맥으로써 전승되거나 계승되어지는 전통문화로써의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내재 하고 있다.
옛것과 새로운 것을 함께 공유하고 누릴 수 있는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는‘차문화’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사회교류적인 성격을 가지며 정신건강과 신체적건강에 모두 도움을 줄 뿐 만아니라 오늘날의 너무도 다양한 문화코드 중에서도 전통적 가치를 지니면서도 현대적이고, 보수적이면서도 창조적이고, 세계적이면서도 인간의 내면정서를 외부로 표출해낼 수 있는 종합적 예술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제 6장 다기
1. 다기 발전의 역사
1) 역대 다구의 변천
중국 다구의 발전은 도자기 산업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에서 송대(宋代) 이전까지는 단차(團茶 떡차)가 주류였기 때문에 차를 마시려면 물을 끓이고 나서 다시 차를 끓여야 했다. 송대부터 소량의 산차(散茶 잎차)가 생산되기 시작해 명대(明代)에 이르면 중국인들은 대부분 산차를 마셨다. 산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물만 끓이면 되었다. 단차를 마시는데는 10여 가지의 다구가 필요하였다.
(1) 솥(釜, 요, 복, 甁) : 물을 끓이는 기구로, 한자 명칭은 부, 요, 복, 병 등 다양하지만 솥이나 냄비를 지칭하는 것으로 시대별로 크기와 모양의 차이가 있었다. 육우는 철제로 제작된 것이 적당하다고 하였지만, 송초(宋初) 도곡(陶穀)은 『청이록(淸異錄)』에서 은(銀)으로 만든 것이 으뜸이고 다음이 동(銅)으로 만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소식(蘇軾 1037∼1101)은 동과 철제는 물맛을 변하게 하므로 돌(石)로 만들 것이 최고라고 하였다. 소식의 의견이 과학적인 입장에서도 가장 타당하다.
『다록(茶錄)』을 쓴 채양(蔡襄)은 특히 물 끓이는 기구를 병(甁)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황금으로 만든 것이 상품이고 은제, 철제, 도자기제, 석제가 있다고 하였다. 병(甁)은 손잡이와 뚜껑, 주둥이가 있는 다구이고 부, 요, 복 등과 차이가 적지만 근대의 주전자와 비슷하다.
(2)다기와 다구명칭
다기와 다구의 사용은 중국차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며 보이차, 오룡차, 녹차, 황차 등에 쓰이는 다기와 다구들의 명칭을 설명하여 우리나라 다기들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자수기(煮水器) : 물을 끓이는 기구
ⓑ수호(水壺) : 주전자, 물을 담는 그릇
ⓒ명로(茗爐) : 물을 끓이기 위한 화로, 옛날에는 숯을 사용하였고 요즈음은 전기, 가스 등을 사용
ⓓ다부(茶缶) : 차를 보관하기 위한 것으로 도자기나 주석통사용 우리나라에서는 차호라고 한다.
ⓔ다하(茶荷) : 찻잎을 다호에서 꺼내어 담아놓은 도구로 손님에게 찻잎을 감상하기 위해 쓰인다.
다하(茶荷)
ⓕ다칙(茶則) : 칙이란 헤아린다는 뜻으로 다호에서 차를 꺼내기 위한 도구로 대나무, 흑단 등이 쓰인다.
다칙(茶則
ⓖ다루(茶漏) : 원형깔대기 모양 다호에 찻잎을 넣을 때 분산되지 않게 쓰는 도구
ⓗ다시, 다표(茶匙, 茶杓) : 다하내의 찻잎을 다호나 다완에 조금씩 넣기 위한 도구
다시(茶匙
ⓘ다통(茶通) : 다호의 입구가 막혔을 때 찻잎은 제거하기 위한 것
다통(茶通)
ⓙ다협(茶鋏) : 차를 우려낼 때 뜨거운 물을 사용하므로 화상을 입지 않는 도구
ⓚ차 거름망 : 차를 거르는 망
ⓛ다호(茶壺) : 차를 우려내는 다기로 우리나라에서는 자사호, 다관 등으로 불리며 일본에서는 급수라 한다.
다호(茶壺)
ⓜ다잔, 개완(茶盞,蓋碗) : 개완은 각종차를 넣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주 이용되며 복건성, 광동성 지역의 풍습이다. 차향을 즐기는데 좋으며 녹차, 백차, 황차를 우려내는데 적합한 도구이다.
다잔(茶盞)
ⓝ다해(茶海) : 다충 또는 공도라 한다. 우려낸 차를 고르게 분배하기 위한 것으로 최근에 홍콩, 대만에서 새로 창안한 다기이다.
ⓞ다배(茶杯) : 음용배라고도 하며 찻잔을 말한다.
ⓟ다반(茶盤) : 차상을 말한다.
ⓠ다탁(茶托) : 찻잔 아래 끼는 기구(차받침)
ⓡ다선(茶船) : 다호를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한 도구
ⓢ다지(茶池) : 연지를 말한다.
ⓣ수우(水盂) : 남은 물을 버리는 도굴 폐수부라고도 한다.
ⓤ다호의 각부명칭
ⓥ개완의 각부명칭
2. 다례
다예(茶藝)는 현대 중국에서 흔히 쓰이는 말로 예(藝)란 원래 심어 가꾸기에서 나온 말로 차나무를 가꾸어 잎을 따 차를 만들고 또 찻물을 내는 기예를 통털어 말할 수 있으나 보통 찻물을 내는 사람을 가리켜 말하고 있으며 실제 중국에서는 다예사가 손님에게 차를 낼 때 써커스 묘기처럼 눈요기로 기예를 부려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1) 中國茶 茶禮
①팽자천수(烹煮泉水 : 찻물 끓이기)
②분향정기(焚香靜氣 : 향을 피워 향로에 꽂음)
③오룡포진(烏龍布陣 : 다기 배열)
④맹신임림(孟臣淋霖 : 뜨거운 물로 다호의 온도를 높임)
⑤엽가수빈(葉嘉酬賓: 온호시간중 다객들 차잎 감상)
⑥감천온해(甘泉溫海 : 다해 예열)
⑦감은천지(感恩天地 : 다배를 왼쪽부터 똑바로 놓음)
⑧오룡입궁(烏龍入宮) 또는 관음입궁(觀音入宮):차 넣기
⑨미인세진(美人洗塵 : 차 씻기 또는 차기운 열기)
⑩약침출곡(若琛出谷 : 다배의 온도 높이기 溫杯)
⑪현호고충(懸壺高沖 : 다호의 차에 물을 부어 우림)
⑫춘풍불면(春風拂面 : 거품 걷어내기 蓋沫)
⑬중세선안(重洗仙顔 : 다호를 다시 예열)
⑭원앙정중(鴛鴦情重 : 다해로 찻물 옮기기)
⑮관공순성(關公巡城).한신점병(韓信點兵) : 차 따루기
⑯감상탕색(鑒賞湯色 : 눈<目品>으로 탕색 감상)
⑰희문유향(喜聞幽香 : 코<鼻品>으로 차향 감상)
⑱초품기명(初品奇茗 : 口品으로 吟味 후 茶 禮讚)
⑲재짐난지(再斟蘭芷),삼짐감로(三斟甘露):계속 우리기
⑳노산진면(盧山眞面 : 다시 찻잎 감상)
⑳①회연사명(懷緣謝茗 : 차 예찬과 팽주에게 감사)
2) 설명
①팽자천수(烹煮泉水 : 찻물 끓이기)
의의 : 불(烹煮)과 샘물(泉水)의 조화를 칭송
이론 : 물은 차의 근본인 몸(體)이 되고, 차는 물에 있어서 정신(神)이 되어지는 것. 자연이 베풀어 주는 복덕 가운데 가장 신비스러운 조화인 물의 중요성을 강조 좋은 물이 아니면 차의 영정(靈精)한 氣가 살아나지 아니하고, 색과 향과 맛을 얻을 수가 없다. 따라서 옛 다인들이 물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 더욱 섬세하였으며, 물중에서도 샘물이 으뜸. 차문화와 다례의 첫걸음은 불과 물의 만남이다. 양(陽)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불과 陰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물은 차로써 성립되기 이전엔 서로가 어울릴 수 없는 가장 상극적 諸性을 띄고 있다. 동양의 사상인 陰陽(水火)의 이론에 中正의 心性을 품은 차를 접목시켜 "中庸사상"을 표현했다.
②분향정기(焚香靜氣 : 향을 피워 향로에 꽂음)
의의 : 공손한 마음으로 향을 태워 옛 선인들의 정기(正氣)와 혜기(慧氣)를 기림(동양문화의 신성한 예식)
이론 : 중국에서는 향을 피우는 것을 ‘초혼(招魂)을 부른다’라는 의미도 부여하기도 하고 고대 중국에서는 실내의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향내 나는 향을 피워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 따라서 다례를 행할 때 이러한 분향문화를 접목하여 선인과 찻잎에 대한 예를 갖추는 한편,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목적도 포함되어있다. 많은 중국 가정들이 거실에는 향로가 준비되어 있어 자주 향을 피운다. 그러나 거실에 향로가 준비되어 있지 않고, 또는 특수한 장소(야외)에서 다례를 행할 때, 분향정기(焚香靜氣)의 순서는 제3순서인 오룡포진에 포함되어 행다 하기도 한다. 차는 인간이 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생에 있어서의 깊은 덕목으로 이어지게 하는 길인 것이다.
"옛 성현들은 모두 차를 사랑하였는데, 차는 군자의 성품과 같아서 삿됨이 없다"는 뜻과 같이 옛성현들의 지혜를 본받아 차의 방편을 통해 끊임없이 인간의 심성을 淨化하여 다스리고 성찰하고자 한다. 따라서 茶神이신 神農씨를 비롯해서 옛 聖賢들의 고결한 정신과 차의 높은 존엄성을 기르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공손히 향을 올려 예를 갖춘다.
③오룡포진(烏龍布陣 : 다기 배열)
의의 : 오룡이란, 우롱차를 지칭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사(磁砂)계열 다기들의 검푸른 색빛이 마치 길다란 흑룡들이 포진한 것 같아 오룡포진이라 명명한 것
이론 : 왼손과 오른손의 역할을 철저히 이분화하여 차 우리는 데에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다기의 위치를 배열한 생활지혜이다. 음양사상의 이론 하에 다기를 배열, 좌측은 陽으로 男, 熱, 불(火)등이 속해있고, 우측은 女, 陰에 속해있다. 따라서 찻상의 왼쪽 陽에는 풍로와 열탕기를 오른쪽 陰측에는 냉각된 다우, 즉 퇴수기를 배치한다. 또한 찻상은 음과 양의 중간에 배치되어 찻잎의 심성인 중정의 정신을 함축하고자 하는데 의의.(찻상의 공간배치 분석) 양측인 왼쪽은 향로 불과 아버지격인 다호를 배치했으며, 음측의 오른쪽은 여성적인 다건과 어머니격인 다낭을 배치하는 것을 보아 찻상의 바깥쪽과 안쪽 모두 음양이론에 입각하여 배열한 것
④맹신임림(孟臣淋霖 : 뜨거운 물로 다호의 온도를 높임) 이때 열탕기로 다호를 향해 물을 따를 때 봉황삼점두(鳳凰三點頭) 방식을 행한다.
의의 : 통상적으로 온호(溫壺) 또는 열관(熱罐)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맹신(孟臣)이란 다호를 지칭한 것. 명나라 때 의흥에 혜맹신이란 걸출한 도공이 있었는데, 그는 주니(朱泥-적토) 재질로 작은 다호를 즐겨 제작하였고 이러한 작은 다호들을 맹신호(孟臣壺) 또는 맹신관(孟臣罐)이라 이름을 지어 후세의 도공들이 많이 본떠 모방 제작하기도 했다. 청 차다예 행다 중 온호(溫壺), 열관(熱罐)하는 과정에 그의 맹신관을 인용하기에 맹신임림(孟臣淋霖)이라 명명
이론 : 발효차인 청차의 향기 성분이 잎속에 침투해 있기 때문에, 물의 온도뿐만 아니라 다기들의 온도도 높아야 차향과 차탕을 맛낼 수가 있다. 따라서 가능한 높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기류의 자사호를 예열하는 것이 바람직함. 신성한 찻잎을 넣기 전, 천지의 영물인 물을 데워서 대지의 흙(다호)의 온화한 숨결이 젖도록 함으로서 우리에게 자연의 큰 깨달음을 가르치며, 또한 맹신이란 걸출한 도공이 살아 있는 정신적 체온을 느낄 수 있도록 정절한 마음을 가다듬는다. 또한 하늘이 주신 은덕인 수액을 다부(다호)가 받아 다낭(다해, 수구)과 다자(다배, 찻잔)와 함께 공유하고자 그 정기를 온양함으로써 사랑의 마음을 배운다. 봉황삼점두(鳳凰三點頭)란, 봉황새가 머리로 세 번절을 한다는 뜻으로 팽주가 다객들에게 환영을 표시하는 의미이다. 이는 찻물을 부을 때 세 번 정도 살짝 물의 높낮이를 절하듯이 조절하여 사람이 살아가는데 예(禮)의 중요성을 강조
⑤엽가수빈(葉嘉酬賓:온호시간중 차잎 감상)
의의 : 품질이 좋은 찻잎이란 목품(目品), 비품(鼻品). 구품(口品) 등 세 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성립된다. 눈으로 마른 찻잎의 외형을 감상하는 목품과 후각으로 차향을 감상하는 비품을 즐기는 한 과정이다.
● 방법과 순서
ⓐ먼저 다하를 다점위에 놓는다.
ⓑ다관을 찻상위에 놓는다.(또는 무릎위에)
ⓒ다관의 뚜껑을 열고 관점 위에 놓는다.
ⓓ차시를 한번 살짝 닦은 후 찻잎을 다하에 담음.
ⓔ찻잎이 조형(條形)일 경우 차시와 사시를 함께 사용.
ⓕ차시를 다건에 살짝 닦은 후 제자리에 놓는다.
ⓖ다하에 담은 차를 팽주가 먼저 식차(識茶)를 함.
ⓗ팽주가 식차 후 다객들에게 상차(賞茶)를 권함.
ⓘ다객이 賞茶를 마친후 다하를 팽주에게 돌려줌.
▶目品(눈으로 외형과 탕색감상), 鼻品(코로 차향과 탕향감상)을 통해 찻잎의 품질을 감상하되, 팽주가 행할 때에는 식차(識茶)라 하고, 다객들이 행할 때에는 상차(賞茶)라 한다.
사람들은 밝고 순결한 곳에 안주하며 지순한 삶을 얻고자 하는 것처럼, 찻잎 또한 고결하고 성스럽다. 이러한 차의 내포된 정신을 음미하고 開悟하기 위해우리 모두 지극한 마음으로 찻잎의 미묘하고 섬세한 향과 색의 뜻을 헤아린다.
⑥감천온해(甘泉溫海 : 다해 예열) (다객들이 상차를 즐기는 동안 팽주는 다호에 있는 열수를 다해로 옮겨 다해의 열을 높인다)
의의 : 감천이란 감미로운 찻물을 말하며, 온해(溫海)란 다해의 내열을 높이자는 뜻
이론 : 발효차인 청차의 진정한 차향과 차탕을 맛내기 위해 가능한 높은 열수로 다해의 온도도 높여 예열 하늘이 주신 은덕인 수액이 다부가 받아 그 정기를 溫陽한 후 다낭에게 전해주고, 다낭(다해, 수구)은 다부의 陽氣를 받아 재차 그 정기를 온양함으로써 다자(찻잔)와 함께 공유하고자 음기를 키워 사랑을 베푼다.
⑦감은천지(感恩天地:다탁의 다배를 왼쪽부터 바로 놓음)
의의 : 오체투지로 엎어져 있던 다배들이 똑바로 일어나 천지에 대한 감사의 예를 올렸다는 뜻의 感恩天地
이론 : 일반적으로 찻잔은 뚜껑이 없다. 따라서 온호, 온해 및 다객들이 찻잎을 감상하는 긴 시간 동안 찻잔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다배를 다탁 위에 덮은채로 진열한다. 천지의 영물인 수액이 양기와 음기가 가득한 부모님 품(다부, 다낭)에 온양되어 자식인 다자 찻잔에게 베풀어주려는 부모님의 은덕이 하늘과도 같아 오체투지 하였다. 이제 옛 조상들에게는 결코 부끄럽지 않은 자손이 되고 옛 선인들의 지혜를 본받아 노력하며, 지극한 마음으로 차생활의 바르고 참된 덕목을 기르고자 몸가짐을 단정히(똑바로) 한다.
⑧오룡입궁(烏龍入宮) 또는 관음입궁(觀音入宮):차 넣기
의의 : 오룡이란 우롱차(烏龍茶)이며, 관음(觀音)이란 철관음차, 궁(宮)이란 궁궐인 다호를 지칭, 따라서 청차를 다호에 입궁한다는 뜻으로 오룡입궁(烏龍入宮) 또는 관음입궁(觀音入宮)이라 명명한 것. 만법의 참모습은 둥근 햇빛보다 더 밝고 푸른 허공보다 더 깨끗하여 항상 때 묻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사는 모든 번뇌 망상 속에서 생활하고 있기에 우리는 이러한 일체의 망상을 떠난 무심무념의 경지를 향해 끝없이 성찰하고 정진한다. 일체의 망상을 떠나서 진정으로 견성을 하고 열반을 성취하며 일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대자유인이 되기 위해 나 자신(차잎)을 궁(다호)이란 한정된 공간에 넣어 해탈하고자 사색한다. 찻잎의 옛 이름이 망우군(忘憂君)으로 그 뜻을 헤아리게 한다. (망우군-근심을 잊게 해 주는 군자)
●방법과 순서
깨끗하고 신성한 찻잎을 우리기 위해 다하에 담아 있던 찻잎을 다호에 넣어 본격적으로 차 우리기를 시작.
ⓐ다객들이 감상한 다하(차잎)를 팽주에게 돌려줌
ⓑ팽주는 차시로 다하에 담아있던 찻잎을 다호에 넣는다.
ⓒ다호의 뚜껑을 닫은후 차시를 다건에 살짝 닦아 제자리에 놓는다.
ⓓ다불을 사용하여 다하에 남아 있는 찻잎 찌꺼기를 깨끗이 청소하고 제 위치에 놓는다.
⑨미인세진(美人洗塵 : 차 씻기 또는 차기운 열기)
의의 : 미인은 찻잎을 가리키는 것으로, 다호에 담은 첫차탕을 마시지 않고 곧 바로 버린다는 것을 마치 미인들이먼지를 씻을 때 예쁘게 살짝 한번 샤워하는 것과도 같아 미인세진(美人洗塵)이라 명명
●방법 및 순서
ⓐ물을 높은 곳에서 ,즉 高沖방식으로 다호를 향해 가득차게 담은 후 그 차탕을 마시지 않고 곧 바로 퇴수기인 다우에 비운다.(高沖 : 높은 곳에서 아래로 붇다) 통상적으로 세차 혹은 개차라고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물을 따를 때 열탕기를 팽주안쪽 방향으로 돌리면서 따른다. 안쪽방향으로 돌리는 것은 환영한다는 뜻이다.
이론 : 청차 중에 첫 번째 우리는 차탕을 마시지 않고 곧바로 퇴수기인 다우에 버리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옛날에 유통된 찻잎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하여 관리상 그다지 청결하지 못했다. 따라서 유통과정 중 위생이 불량한 찻잎을 마시기 전에 다인들이 세차 먼저 뜨거운 열수로 찻잎을 한번 씻는 과정을 걸친다(세차에 관한 기록은 명나라 때 1541 전춘년의 [다보], 1640년 주고기의 [양이명차계], 1642년 전후에 풍가빈의 [개차전]등 옛 문헌에서 볼 수 있고, 당시 찻잎의 먼지를 씻기 위해 특히 제작한 차세라는 다기도 함께 소개됐다. 차세의 모양은 오늘날 여과받이가 부착되어있는 겹층 개인다기와 유사하다). 둘째 청차 계열의 찻잎은 제다 과정 중 뚤뚤 말아져 곧바로 제 맛나는 차탕을 우려내기가 쉽지가 않다. 따라서 열수를 한번 가볍게 적셔 잘 말아져 있는 찻잎을 살짝 풀은 후 제맛나는 차향을 즐기기 위함이다. 인간사는 모든 번뇌망상 속에서 생활하고 있기에 무심 무념의 경지를 향해 나(찻잎)를 궁(다호)이란 한정된 공간에 갇히우고 성찰하고 정진한다. 마음에 번뇌망상의 때가 낀다는 것은 마치 명경에 때가 꽉 끼어 있는 것처럼, 거울은 본래 깨끗하고 항상 맑으나 거기에 먼지가 쌓이면 거울의 환한 빛은 사라지고 아무것도 비추지 못한다. 따라서 靈氣인 熱水(眞理)로 찻잎(自身)의 먼지를 씻어 나의 내부의 心魂을 비워내는 작업을 통해 닦아내고 나의 참 모습을 밝히고자 하는 작업. 찻잎의 옛 이름을 척번자(滌煩子)라고도 하는 뜻과 같다(滌煩子 : 씻을<척>, 괴로울<번> : 괴로움을 씻어주는 군자).
⑩약침출곡(若琛出谷 : 다배의 온도 높이기 溫杯)
의의 : 약침(若琛)이란 陶工의 이름으로 찻잔을 지칭. 청나라 사적에 의하면 조주(潮州)일대의 사람들이 호도 크기만한 맹신관인 다호와 도공 약침이 제작한 다배를 사용해 다례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도공 약침에 관한 문헌적 기록은 소실된 상태이기에 그에 대한 자료는 없다. 다해에 있는 열탕으로 다배의 온도를 높이는 과정을 약침출곡이라 명명. 溫杯(잔 데우기)라고도. 이때 다해(茶海)에 남는 물은 퇴수기인 다우에 비운다.
이론 : 앞서 맹신임림과 감천온해에서 행하듯이 발효차인 청차의 진정한 차향과 차탕을 맛내기 위해 높은 열수로 모든 다기들의 온도를 높여 예열하는 작업의 일환 부모님(다호, 다해)품에 온양된 양기와 음기로 가득 찬 천지의 영물인 수액이 단정한 모습의 차림새인 다자(찻잔)에 골고루 베풀어 주어 부모님의 자애심과 나누어 주는 보시의 정신을 강조한다.
⑪현호고충(懸壺高沖 : 차를 우림)
의의 : 현호고충이란 열수기를 높게 들어 고충방식으로 찻잎을 우린다는 뜻으로 청차다례의 기본적 행다강령임. 걸<懸> 단지, 병<壺>, 높을<高> 비울<沖> 중국에서 차를 우린다는 것을 泡茶 또는 節茶라고도 함.
이론 : 말아져 있는 찻잎이 완전히 풀기 위해 열수기를 높게 들어 고충 방식으로 찻잎 우리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 인간의 모든 번뇌망상과 진리의 왜곡은 사물을 高低, 長短, 貴賤 등으로 대립시키고 나누는 二分法的인 사유체계로부터 비롯된다.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러한 분별심을 버리고 세상사를 뿌리가 같은 하나로 보아야 함. 따라서 항상 같은(如如) 심정으로 일정한 척도를 두어 열수를 붓는데, 이는 곧 분별심없는 사유에서 출발 무심의 세계로 정진한다는 것을 의미
⑫춘풍불면(春風拂面 : 거품 걷어내기 蓋沫)
의의 : 현호고충으로 우린 차탕 표면에 마치 잔잔한 호수에 봄바람이 불어 은은한 파도 물결이 생긴 것과 같다. 이때 차탕 위로 우러난 거품을 걷어 내기 위해 팽주가다호 뚜껑을 이용하여 제거하고 다호의 뚜껑을 덮는다. 이는 마치 봄바람이 파도물결의 표면을 스쳐 가는 것과도 같아 춘풍불면(春風拂面)이라 명명. 먼지 털 <拂>, 씻을 <拂> 이를 개말(蓋沫)이라고도 한다. 덮을 <蓋> 거품 <沫> : 거품을 걷어내고 뚜껑을 덮다
이론 : 제다과정 중 찻잎이 청결하지 못하여 우러난 거품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발효된 찻잎을 우리는데 찻잎 재질의 특성상 일정한 거품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우려나는 차탕이 맑아야 제 맛이 난다. 따라서 청결 개념과 관계없이 이러한 거품을 제거한다. 차탕 위로 우러난 거품은 마치 우리 마음의 눈을 가린 삼독(三毒:貪瞋痴)과도 같아 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 마음의 눈을 자연적으로 뜨이게 하는 작업이다. 명경(明鏡)의 때를 닦아내고 삼독 또한 제거해버려 마음의 눈을 뜨고 보면 해가 대명중천(大明中天)하여 청천백일을 환히 볼 수가 있으며, 맑고 맑은 거울이 마치 봄바람과 같이 고요하게 그대로 환하게 드러난다.
⑬중세선안(重洗仙顔 : 다호를 다시 예열)
의의 : 선안(仙顔) 이란 다호의 외형적 모습을 지칭 탕수기의 열수를 이용하여 다호를 예열하는 과정을 마치 茶仙의 龍顔을 재차 씻는 것과도 같아 중세선안(重洗仙顔)으로 명명.
방법 : 열수기의 열수를 이용하여 다호의 뚜껑을 향해 뿌린다. 이는 다호를 재차 예열하기 위함이다. 임정(淋頂)이라고도 함. 물 뿌릴<淋> 꼭대기<頂>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첫 번째 차 우릴 때의 임정은 다배의 온수를 사용한다. 첫 번째 포차는 약 1분 동안 차를 우린다.
이론 : 앞서 몇 번 강조했듯이 발효차인 청차의 향기 성분이 잎 속으로 침투해 있기 때문에 물의 온도뿐만 아니라 다기들의 온도도 높여야 차향과 차탕을 맛낼 수가 있다. 따라서 가능한 높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찻잎을 우리고 있는 다호에 다시 열수를 부어 다기의 온도를 높이는 작업이다. 아무리 깨끗한 명경이라도 먼지가 앉을 것 같으면 명경이 제구실을 못한다. 우리가 참다운 명경을 구하려면 다시 새로운 명경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부단히 먼지와 때가 끼인 거울을 닦고 또 닦아야 한다. 찻잎(내면의 세계)뿐만 아니라 다호(외면적 세계)의 때도 부단히 씻고 또 씻어 본래의 마음을 바로 찾는 정신적인 수련의 일환이므로 이것이 茶道이다. 따라서 청차행다에 있어 개말과 임정은 매 순서마다 필히 행하여 마음의 때를 씻고 또 씻는다.
⑭원앙정중(鴛鴦情重 : 다해로 찻물 옮기기)
의의 : 원앙이란 다부(아버지)라고도 칭한 다호와 다낭(어머니)이라고 부르는 다해를 합쳐 원앙이라 표현했으며, 아버지인 다부에서 우린 찻물을 어머니라는 다낭으로 옮기는 과정을 마치 원앙부부의 깊은 사랑과도 같아 원앙정중(鴛鴦情重)이라 명명
이론 : 다호에서 우린 찻물을 골고루 혼합하기 위해 근세대에 고안된 다해라는 다기에 옮긴 후 다시 다배에 따르는 작업 세상만사의 근원이 가정이라는 단위에서 출발이 된다. 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듯이 부부사이의 깊은 정이 곧 그 가정의 초석이 된다. 이는 屋中花滿開, 즉 온 집안에 웃음꽃이 만발하게 피워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흐뭇함을 주어 마음의 평화를 전파한다. 따라서 찻물을 통해 이러한 화(和)의 정신을 기르고, 가정의 근본이 무엇인가의 중요성을 일깨워 줌.
⑮관공순성(關公巡城).한신점병(韓信點兵) : 차 따루기
의의 : 삼국지의 관운장을 가리켜 관공이라 한다. 다호의 차탕을 다배에 골고루 분배하는 모습이 마치위엄 있는 관공장군이 성곽을 순시하는 것과도 같아 관공순성(關公巡城)이라고 명명하기도 하고 차탕의 마지막 물방울들을 다배에 골고루 분배하는 과정이 마치 한신(중국 한 나라의 지용겸비한 맹장)이 장병들을 사열하는 모습과도 같아 한신점병이라 명명
방법과 순서 : 우려낸 차탕을 왼쪽 다배로부터 소위, 고충저작(高沖低酌)방식으로 따르는데 다해를 낮게 다배를 향해 따름. 즉 다호로 향한 물은 높게 부어야 하며, 다배로 향한 물은 낮게 부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때 찻물은 다배의 약 80%정도 따른다. 첫 번째 다배에는 차탕을 20%정도 따르며, 두 번째 다배에는 40%, 세 번째는 60%, 네 번째는 80% 전체를 따른 후 다시 세 번째 다배를 향해 20%, 두 번째에 40%, 첫 번째에 60%를 채워 드린다.
이론 : 옛날에는 다호에서 우린찻물을 직접 다배에 따랐다. 이렇게 우려낸 차탕이 골고루 섞인 후 관공순성. 한신점병이란 방법으로 나뉘어 분배 했으나, 근세기에 들어 다해라는 다기가 발명되어 이러한 작업을 쉽게 처리하도록 변형되었다. 또한 다호로 향한 물을 높게 부어야 한다는 것은 찻잎이 잘 우려나기 위함이요, 다배로 향한 물이 낮게 부어야 한다는 것은 차향의 손실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차의 정신은 분별을 초월하는 것이어야 한다. 찻물을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나뉘어져 마셔지게하여 차가 지니는 맑고 고요한 성품과 높은 경지의 숨결이 골고루 젖어들게 한다. 옛 선현들이 걸었던 풍요롭고 슬기로운 명상의 세계를 통해 心魂이 和해지는 근원을 모두에게 체득하여 온화하고 부드러운 차의 물로써 융화시킨다. 또한 맑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아름다움과 고요히 순화된 소우주 속에서 서로 일체가 될수 있는 분위기를 창조하여 마지막 한 방울의 愛心(찻물) 또한 보시하고 나누어 갖는 따뜻한 인간상을 완성한다.
⑯감상탕색(鑒賞湯色 : 눈<目品>으로 탕색 감상)
의의 : 찻물의 탕색을 감상하는 것, 감상탕색(鑒賞湯色)
이론 : 품질이 좋은 찻잎이란 목품, 비품, 구품 등 3가지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야만 성립된다. 눈으로 차의 탕색을 감상하는 목품의 한 과정. 신성한 찻잎을 감상하는 데에 있어서는 찻물의 탕색, 차의 향기, 차의 맛을 느끼는 과정을 거침. 이러한 과정을 다스릴 때에는 일체의 사념이 없어야 하는데, 이는 즉 사념이 없는 삼매에 들어가서 개오의 깊은 경계에 도달하는 것과 같다. 삼매란 마음을 한 가지에 집중하고 그 한가지일 외에 다른 생각이 없는 사념의 통일이다. 심경일여(心境一如), 物我不二(물아불이)란 의미 호수의 맑은 빛처럼 가라앉은 미묘한 차탕의 색을 바라보면서 명경의 진리를 다시 한 번 새겨본다.
⑰희문유향(喜聞幽香 : 코<鼻品>으로 차향 감상)
의의 : 유향이란 신비스런 차향을 말함. 따라서 이런한 분위기에 맞추어 희문유향(喜聞幽香 )이라 명명.
이론 : 후각으로 차의 탕향을 감상하는 비품의 일환 차향은 순향(純香), 청향(淸香), 난향(蘭香) 등이 있으며, 마치 불교의 戒향, 定향, 慧향과 비유되어 이러한 세 가지의 성스런 향기 속에서 차의 향과 색과 맛의 조화로운 세계에 계합되어 참다운 인간성의 삶의 길로 나아가게 한다. 또한 이 모든 것이 골고루 조화된 것을 如香이라고도 하는데 차가 지니는 향을 통하여 나의 삶에 가득한 眞香을 더욱 높이자는 것이다.
⑱초품기명(初品奇茗 : 口品으로 吟味 후 茶 禮讚)
의의 : 기명이란 품질 좋은 명차를 얘기하는 것이다. 찻물의 탕색과 유향을 즐긴 후 차 맛을 음미하는 과정을 초품기명(初品奇茗)이라 명명
이론 : 입으로 차탕의 맛을 직접 감상하는 구품의 일환 마음의 눈을 뜨면 결국 自性을 보는데 이러한 見性의 맛을 느끼고자 간을 맞춘 찻물에 나의 들끓는 生業을 가꾸면서 맛보고 또 맛본다. 우리의 생에 眞(珍)香이 가득한 간을 맞추어 저 무한히 들끓는 내부의 생업을 잘 가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중하고 참된 우리의 생명이 마치 덜 익은 찻물처럼 헛되어 맹탕처럼 되고 말 것임
⑲재짐난지(再斟蘭芷),삼짐감로(三斟甘露) : 계속 우리기
의의 : 짐(斟) 이란 마시고 감상한다는 뜻 난지(蘭芷)란 난꽃 향이 물씬 풍긴 찻잎을 말한 것이고, 감로(甘露)란 감칠 맛 나는 찻물을 말함. 따라서 두 번째 우린찻물을 재짐난지(再斟蘭芷)라 명명했고, 세 번째 마시는 찻물을 삼짐감로라 정함
방법 및 순서 : 두 번째 차를 우리는 시간은 1분15초, 세 번째 차를 우리는 시간은 1분40초를 정하고 우려야 제 맛이 난다. 일반적인 생활다예에서는 4~5번까지 우리기도 한다. 이럴 때 네 번째 우리기 시간은 2분15초며 다 섯번째 우리는 시간은 3분 정도로 한다. 이때 모든 과정은 필히 蓋沫 및 淋頂해야 하며 앞에서 말한 고충저작방식을 택한다.
이론 : 팽주가 계속 우려낸 찻물을 다객들에게 권하고 즐겁고 유익한 차자리를 마무리하는 단계.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貪瞋痴 三毒이 마음의 눈을 가려 이를 제거하기 위해 우리는 정진 또 정진한다. 마치 찻물을 세 번 마셔 삼독을 씻는 작업과도 같다. 삼독이 녹아지는 동시에 마음의 눈이 완전히 뜨여서 저 밝은 광명을 환히 볼 수 있도록 매번 차 마실 때마다 一毒을 씻어내는 마음을 가진다.
⑳노산진면(盧山眞面 : 다시 찻잎 감상)
의의 : 중국의 언어 표현 중에 인간, 또는 사물의 본색이 드러나는 것을 가리켜 노산진면(盧山眞面)이라는 어구를 사용한다. 따라서 찻잎의 본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이러한 순서를 노산진면(盧山眞面)이라 명명한 것
방법과 순서 : 차를 다 마신후 다시 한 번 다객들에게 상차를 하는데 이때 감상해야하는 차는 젖은 찻잎이므로 접시 모양의 다하를 사용한다. 사시를 사용하여 다호에 있는 찻잎을 다하에 골고루 펴지게 펼친 후 찻잎이 뜨일 정도로 약간의 물을 붓는다. 마신 찻잎의 본래 형태와 품질을 다객들에게 상차를 통해 재차 감상하게 한다.
이론 : 마지막으로 눈으로 우리가 지금껏 마셨던 찻잎의 원형을 감상하는 목품의 일환 찻잎의 본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마치 마음에 먼지가 쌓여 찻물로 부단히 씻어 맑고 밝은 광명과 크나큰 지혜가 나타난 것과 같다. 본래의 마음자리가 본래진면목 이라고 했거늘 찻잎의 본래 모습을 보며 내 자아를 발견하고 성찰하며 더욱 정진한다.
⑳회연사명(懷緣謝茗 : 차 예찬과 팽주에게 감사)
의의 : 찻물을 모두 즐긴 다객들이 팽주의 정성스런 마음과 신성한 찻잎에게 감사를 드리는 과정을 회연사명(懷緣謝茗)이라 명명.
이론 : -茶緣의 모든 순서가 막이 내려 다종인산(茶綜人散)할 시기이다. 짧은 시간이나마 나와 緣이 닿아 비로소 접했던 찻잎, 찻물, 따스한 다기들과 오고 가는 다우들의 마음, 차로 인해 맺은 인연 등. 모든 상황들에 감사한다. 먼지에 쌓인 마음을 찻잎, 찻물, 다기 등의 매체를 통해 씻고 또 씻을 수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며 맑고 밝은 광명과 선현들의 지혜를 얻기 위해 부단히 찻잎을 접하고 省悟하노라 다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