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업무에 시달리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치게 마련이다. 봄이 지나고 여름으로 바뀌면서 몸이 나른하고 업무의 피로를 깔끔하게 날려버리면서 화끈하게 원기(元氣)가 회복되는 음식은 없을까. 보양식으로 빠지지 않는 음식 중에 하나로 단연 손꼽히는 것은 민물장어다. 몸이 지칠 때나 심신이 허약할 때, 기력이 쇠약할 때, 건강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음식은 단연 장어요리다.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민물장어는 단백질과 비타민 그리고 고도의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기력 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민물장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 가격이 비싸 접근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몸에 좋은 ‘민물장어의 대중화 선언’을 한 젊은 사장이 눈길을 끈다. 바로 삼창수산 청주직영점 한상희 대표(30)다. 그는 “장어가 좋은 것은 알지만 비싸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저희는 양만수협 중도매인을 통해 유통되기 때문에 저렴하게 장어를 공급받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가격과 양, 그리고 맛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며“해남의 청정지역에서 자란 국내산 민물장어의 가격과 크기에 고객들은 두 번 놀라고 민물장어 맛을 경험한 고객들은 반드시 다시 찾아온다.”고 말한다.
건강한 사회,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장어의 꿈’
민물장어는 강에서 자라고 살다가 자신이 태어난 태평양으로 돌아가는 산란여행을 한다. 한반도에서 무려 5,000km 떨어진 바다로의 6개월에 걸친 긴 여정이다. 장어는 그 기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미스터리한 에너지 때문에 장어가 예로부터 스태미나에 좋은 음식으로 인식되어지는 추측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민물과 바닷물이 합류하는 기수지역인 섬진강하구를 비롯해 금강하구와 한강하구, 강화도서북지역, 북한의 예성강, 전라북도 고창지역 등 주로 서, 남해 지역에서 서식활동을 한다. 흔히 즐겨먹는 국내산 장어는 자포니카, 필리핀산, 북미산 3종으로 분류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국내산 장어는 이 3종의 치어를 6개월 이상 양식한 장어를 말한다.
‘민물장어의 대중화’를 선언한 장본인은 한상희 대표의 아버지인 삼창수산의 한상연 회장이다. 해물탕을 23년간 해오며 수많은 해산물과 함께해 온 한 회장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장어를 선택했다. 비타민A가 풍부하고, 스테미너, 혈관건강, 피부미용 등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장어를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싶다는 한 회장은 본인만의 뚜렷한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민물장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매우 단순했다. 직접 맛을 보니 내 몸에 너무 좋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 장어의 탄생에 관한 미스테리와 장어의 효능을 알고 자신도 모르게 장어사랑에 빠지게 됐다. 이후 몸에 좋은 장어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 좀 더 싸게 공급해야겠다는 ‘장어의 꿈’을 가지게 됐다. 그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장어의 꿈’은 ‘건강한 사회,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 첫 걸음은 바로 아들에게 사업을 전수하는 것이다. 아들 상희 씨는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사회학과를 전공했다. 유학생으로 공부하다 해병대(해병 제1141기)를 지원했다. 한 회장도 해병대(하사 제118기)출신이다. 후배이기도 한 아들에게 군 제대 후, 한국으로 들어와 자신의 사업에 파트너가 되기를 제안했다. 아들 상희 씨는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고 삼창수산의 4호점인 청주직영점을 맡게 됐다.
20년 묵은 신안 천일염과 어우러진 장어 소금구이
민물장어는 단백질과 비타민 그리고 고도의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기력 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다보니 최고의 스테미너 음식으로 각광받게 된 것. 요즘 같이 기력이 떨어지는 여름에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특히 민물장어에는 비타민 B1, B2와 A, D, E 의 인체 및 생체의 필수적 각종 비타민의 보고다. 따라서 항암효과, 피부미용, 노화방지에 뛰어난 효능이 있는 것으로 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오죽하면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에도 피부미용, 원기회복, 정력증강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을까. 또한, 장어는 남자들의 대표적인 정력 증진음식으로 손꼽히는 식재료다. 장어에는 단백질 흡수를 촉진시키고 장내 윤활제 역할을 하는 당 단백질 ‘뮤신(mucin)’과 성기능 장애에 특효인 비타민E가 많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EPA와 DHA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고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삼창수산 청주직영점에서 판매하는 민물장어는 양만수협에서 중도매인 자격을 취득하여 국내산 민물장어만 취급한다. 주문방식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머리, 뼈, 내장, 등을 제거한 후 정확히 100g당 6,330원, 1kg(600g)을 기준으로 3만798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 대표는 정직함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삼창수산 청주직영점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장어 소금구이 한가지다. 숯불에 노릇하게 구워 향긋한 숯불 향을 가득 머금은 장어 한 점을 깻잎 장아찌에 싸 먹으니 조화로운 맛에 입안이 즐겁다. 이 집만의 특제 소스에 잘 구워진 장어를 콕 찍어 생강과 함께 먹어도, 잘 익은 묵은 지를 올려 먹어도 장어의 고소함이 혀끝까지 전해진다. 아는 것만큼 맛이 있다는 말은 이제는 진리다. 속설에 고기는 숯맛, 장어는 소금맛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원재료가 지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최상의 상태를 말한다. 두툼하고 큼지막한 장어를 하나 집어 들고 20년 묵은 신안 천일염을 살짝 찍어 맛을 보니 희한하게도 단 맛이 난다. 장어 소금구이가 정말 맛있다. 이곳 장어의 맛에 화룡정점은 단연 소금이었다. 어떻게 해야 이렇게 맛있는 소금을 얻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 비법은 한 대표의 어머니에게 있었다. 20년 전, 우연히 신안에 들렀다가 천일염의 가격이 싸서 한 트럭을 사게 됐다. 어마어마한 천일염을 사용할 일이 없어서 창고에 켜켜이 쌓여놓고 긴 세월동안 간수를 빼는 과정을 거쳤다. 그렇게 오랫동안 묵혀 있었던 천일염은 장어를 만나 본연의 맛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