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 끈적한 칠월이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장마비 속에
일상적인 삶의 피곤함이 무겁게 어께를 짓누르고 있다.
유난히 땀이 많은 나는 참으로 여름이 싫은데
질기디 질긴 인연의 사슬마냥 나를 괴롭혀 오는 칠월이다
어디선가 불어 오는 바람에 울려 퍼지는 풍경 소리가 있다면
그때 내가 네 마음속을 다녀간줄 알아라라는 풍경의 싯귀처럼
청아한 한줄기 소슬 바람이 그립다.
내리 쬐는 강렬한 햇볕아래 마냥 시달리는 호박잎
마루밑의 한자락 그늘속에 숨어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는 강아지
모시메리 차림으로 할일없이 마당을 서성거리는 어머니
앞냇가 개울에서 개수영을 하는 아이들
TV에선 연일 폭염에 대한 소식을 반복해 토해 내고 있다.
나는 해가 지고 어둑해진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목적없는 외출을 해본다 아이 쇼핑을 할까?
호프집에서 시원한 맥주를 한잔 마실까? 아니면 영화관에라도 가볼까?
그냥 무작정 거리를 걸어 본다 모두들 바쁜 걸음으로 걸어들 간다
연인들끼리, 친구들끼리, 가족들끼리 모두들 끼리 끼리다
그러다 문득 나 혼자라는 생각에 한웅큼의 설움이 북받쳐 온다
벌써 등짝엔 굵디 굵은 땀방울이 흘려 내려 런닝 셔츠가 달라 붙는다.
그래 집에 가서 찬물에 샤워를 하고 시원한 수박 잘라서 갈증을 풀고
왕골 돗자리에 누워 선풍기 바람을 쏘이면 내 누운 곳이 바로 천당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