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문학관일 일 때문에
머리도 복잡하고 의기소침해져 있는 내게
남편이 기분 전환 겸 1박2일로 낚시를 가자고 한다
추석 지나고 다음 날이라 내려가는 길은 막히지 않을 거라며
준비를 대충하고 따라나섰다
음성 우리 농장 옆의 삼용지라는 저수지에서 낚싯대를 폈다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지나다니기만 하고
낚시 할 시간이 없었기에 기대가 컸다
비가 부실, 부실 내리는 좀 흐린 날씨라
낚시하기는 더 좋은 것 같다
나는 밭에서 깻잎 따고(참 우리 밭의 들깨는 게으름뱅이 같다
다른 밭의 들깨는 다 꽃이 피고 깨가 여물어 가는데
아직 꽃필 생각도 안 한다 키는 나보다 훨씬 커 가지고)
주위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밤에 가로등 불빛 때문에
잠을 못 자서 열매가 안 연다고 한다)
콩은 가로등 빛이 안 비취는데
들깨는 바로 불 밑에 있으니~~~~~
그래서 무공해 잎이나 먹자하고 사정없이 잎을 따 가지고
큰 비닐 자루에 가득 담는다
애호박 (윤기 자르르 흐르는 )7개나 따고
오이는 이제 끝물이라 누른 이파리에 조금 붙은
파란 순이 애처롭기만 한데
그래도 억척스레 덩굴 밑을 뒤져서
꼬부라지고 못생긴 오이 다섯 개를 땄다
그 중에서 작고 볼품 없는 오이하나 아삭 베어 물고는
머위 줄기 고구마줄기 따고
가을 김장용 배추 제일 크고 잘 생긴 것 하나 씨 세워두고
나머지는 다 뽑아 봉지에 담았다
잘 여문 콩 한 포기가 유난히 눈에 띈다
제법 묵직하다 조롱조롱 달린 콩깍지를
벌려서 서리 콩(겉은 까맣고 속은 연두색이남)을 깠다
무척 많기에 할 일 없이 콩알을 세어봤다
무려 삼백 개가 넘었다
우와 콩 한 개가 땅에 묻혀서 삼백 배의 자손을
온 여름에 땀흘려 김매주고 풀독 올라
고생한 댓가를 이렇게 돌려주다니
정말 땅은 위대한 신의 어머니임에 틀림없다
어두워질 무렵 낚시터에 앉아
수면에 떨어지는 파문을 세며 바라보는 찌는
꼼짝도 하지 않고 다리 위 길가에서
바람님이 끓여주는 라면 맛은 기막히다
곧 케미라이트의 초록별이 물위에 내려앉고
가끔 튀어 오르는 큰 고기들의
풍덩거리는 파문은 깊고 넓게 퍼져가고
물새 우는 소리와 풀벌레 울음소리가 어우러져
어둠이 점점 검은 장막을 드리울 때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산 능선, 어슴푸레
멋진 곡선을 그리며 내 주위를 에워싼다
산모퉁이 신작로에 가끔 자동차의 불빛만
은행나무 가로수를 흔들어 깨우며 지나간다
고개 숙인 누른 벼이삭이 방울방울 수정구슬을
까칠한 잎 위에 도르르 굴리고 있다가
지나가는 나에게 한꺼번에 안겨준다
저수지 옆 작은 도랑에 피어있는 여뀌 꽃이
하얀 소금을 뿌려둔 듯, 은하수가 흐르듯 곱게 빛나고 있다
불편한 자동차 안에서 쪼그리고 누워
풀벌레 자장가에 잠을 청해본다
하늘의 별들이 보이지 않아 좀 섭섭하지만
첫댓글 고생도 되셨겠지만 제귀엔 행복한 시간이 되신것 같아서 부러워요!!!
네 자주 야외로 나가지요 요즘 비가와서 벼가 많이 쓰러졌더군요
애호박 하루가 다르게 크는거 눈으로 확인할때면 보기만해도 좋던데요...낚시요 그거..그거 하면 맘이 편해지나요?
네 애호박 정말 맛있지요 동그란 전부치면~~~~
창꽃님 직접 농사 지으시나요? 호박전 먹고 싶어져요...
결실의 열매는 30배 60배 100배의결실이랍니다 성경말씀 좋으시겠어요 자연과 살고 시 하고 데이트하고 ....부러워요
그렇지요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못산다고 아우성일까 물가가 너무 비싸서 그렇지요 농산물 값은 떨어지고 중국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