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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부님이 ‘풍기방적’을 하셨어요. 1934년에 설립된 최초의 직물공장이죠. 수직기 200여대가 있었어요. 직원들도 400여명이나 되는 주식회사였어요.”
루디아 대표 송세영 대표(64)가 ‘블리스’ 인견매장에 걸린 흑백 사진을 가리키며 “왼쪽 제일 위에 분이 백부님이시고 그 아래 분이 작은 아버님이십니다. 작은 아버님은 아흔이 넘으셨는데 서울에 계십니다”라고 말한다.
‘블리스’에 걸린 두 개의 흑백사진 액자 중 하나는 풍기방적주식회사라고 쓰인 현판이 걸린 건물을 배경으로 여러 사람들이 두 줄로 서서 찍은 사진과 또 다른 사진은 1959년 가내 수공업 전성기 때의 수직공장 내부를 찍은 사진이다. 수직공장 흑백사진 속에는 치마 저고리를 입은 젊은 처녀들이 직조기 앞에 죽 앉아 있다.
1959년이면 지금부터 48년 전이다. '흑백사진 속에 처녀들은 지금 모두 파파 할머니가 되어 있겠지'라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간다.
송세영 대표께 오전에 전화를 넣었더니 11시에 회의가 있어서 오후에 잠깐 시간을 낼 수 있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 무슨 회의냐고 물어 보았다.
“풍기인견 발전협의회를 지난달에 구성했습니다. 오늘 정관을 만들었고 다음달 총회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라는 송 대표는 풍기인견 발전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풍기인견 발전협의회는 인견제품의 고급화와 품질향상, 그리고 홍보 등 그야말로 풍기인견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단체라고 설명했다.
최근 풍기지역의 인견업체는 제2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전에는 인견이 대부분 양복 속지로 사용되고 여름에 집에서 입는 옷 정도가 다였습니다만 작년부터 다양한 직조와 염색으로 제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저희 블리스에도 옷 뿐 아니라 이불 등 100여 제품이 있습니다. 앞으로 여름에는 인견 등 자연섬유가 호황을 누릴 것 입니다.”라며 자신 있는 어조로 말한다.
풍기인견은 지난 7월14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개최한 풍기인견 홍보 행사에 서울 시민 1만 2천 여명이 다녀가 1억 2천 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굉장했어요. 일부 품목은 없어서 못 팔았어요. 크게 홍보도 안했는데요, 다음부터 홍보도 좀 많이 하고 기간도 늘리고 하면 더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볍고 시원하고 또 자연섬유라 아토피에 좋다고 소비자들이 많이 알고 있더라고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송 대표의 루디아 사무실에는 고용창출로 받은 국무총리표창과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모범 납세자 지정서, 중소기업대상 등 그동안 지역에서 기업을 하면서 받은 많은 표창장이 있어 그동안 얼마나 성실하게 기업을 이끌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1990년에 지금의 농공단지로 들어왔어요, 그전에는 풍기초등학교 뒤 그러니까 단위 농협 뒤에 공장이 있었어요, 처음에 이곳 부지를 보니까 온통 잡초에 쓰레기 더미였어요,”
송 대표가 운영 중인 직물업체 루디아는 생산량의 80%를 수출하고 있다. 수출량의 40% 이상을 중국에 수출하고 나머지를 유럽과 동남아에 수출한다. 송 대표의 두 아들은 루디아 서울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송 대표는 두 차례 풍기직물조합장을 하면서 많은 일을 해왔다. 2001년과 2002년 영주시와 함께 풍기섬유페스티벌을 개최해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섬유의 우수성을 알렸고 2003년에는 독자 개발한 제품 ‘유니크’로 국내외 호평과 함께 경북중소기업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03년 태풍 매미로 전국이 많은 수해를 입자 1천만원의 수재의연금을 내놓기도 했다.
수재의연금 얘기에 “조사를 많이 하셨네요.”라며 “다음부터는 우리 직물업계에 젊고 유능한 사람 많으니 다른 사람을 취재해 알려주세요.”라고 당부한다. 송 대표는 1969년에 결혼한 부인 김학란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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