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지평선 코스모스 백리 길에서 일몰 직전 망해사의 34차 꽃산행

[dolgam]

06-34차 김제 지평선의 일백 리 코스모스  길에서 일몰 전 망해사 꽃산행  꽃산행 일시 : 2006년 9월26일 화요일 16:50 - 20:00  참 여 : 전귀옥, 김을수, 김삼중, 유 정, 김자미, 김지선 ,           이복재, 한태순, 김용수, 김현철, 김수영 (11명) 꽃산행 하기에 참 좋은 청량한 가을 날씨여서인지 어서 빨리 코스모스 길을 거닐어 보고 싶어진다. 우리는 모임 장소인 등나무 아래 벤치에서 하늬뫼 회원님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마침 예쁜 차림으로 나오는 여선생님들을 보니 자태가 참 곱다. 특히 오늘은 학교에서 3학년 앨범 촬영날이어서 정장 차림으로 오신 전귀옥, 김자미 선생님의 모습 참 곱기도 하다. 오늘은 꽃산행인지라 등산복 차림이 아닌 그저 가벼운 옷차림이면 되어서인지 우리의 차림이 평소와는 다른 색 다른 모습이 참 좋다. 김미순 선생님도 오늘 꼭 참여하고 싶었지만 대학원 수업날이라 오늘 참여하지 못하는 마음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한다. 우리는 김삼중 선생님차에 여선생님과 김현철 선생님 7명이 타고, 김수영 선생 차엔 남선생 4명이 타고 출발하여 경찰청 앞길을 통하여 김제 가는 도로로 규정 속도로 차창에 그려진  가을 풍경을 즐기며 가는데 도로변에 유난히 찐빵집이 여기저기 많이 있어 촐촐함을 느끼게 한다. 드디어 김제 기능대학 앞 도로변에 잠시 우리 차를 주차하고 찐빵집에 가서 빵을 사려는데 건널목을 'ㄷ' 형태로 두 번 건너야 할 것 같기에 시간을 아낄 목적으로 체면불고하고 무단횡보하여 빵집에 가서 아주머니에게 우리 일행은 11명인데 두 상자 살 터이니 우수로 한 개 더 달라 부탁하니 맘씨 좋은 아주머니가 빙그레 웃으며 솥에서 따끈한 찐빵을 11개 싸 주면서 값은 두 상자값 5천원만 받는다. 빵 두 상자와 거스름돈 5천원을 받아들고 차가 있는 곳으로 무단횡보하려니 커브길에서 차들이 무섭게 달리기에 겁이 나 커브길이 아닌 곳 까지 가서 기회만 보다가 드디어 쏜쌀같이 뛰니 차안에서 이 모습을 바라보는 선생님들이 마구 웃어댄다. 빵 한 상자를 김삼중 선생님 차에 건네주고 남선생님들이 있는 차에 와서 따끈한 찐빵을 먹고 있는데 전귀옥 선생님이 차 문을 노크하기에 열어보니 여선생님 차에는 인원이 7명인데 빵은 6개 만 있다고 하기에 아뿔사! 김현철 선생님이 그 차에 탄 것을 깜박 잊었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박장대소하며 빵 한 개를 건넸다. 따끈한 찐 빵은 밀가루 반죽이 잘 되어서인지 빵을 떼면 빵의 결이 그렇게 얇고 부드럽기가 그지 없고 또한 달콤한 앙금이 가득하기에 맛이 아주 좋다. 서산에 기울기 시작한 태양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얘들아 나는조금 있으면 바다 밑으로 수영하러 간다. 그러니 그렇게 한가롭게 노닥거리지 말고 지금 서둘러야 한다." 우리는 서둘러 김제 외곽도로에 접어 들어 부안가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우쪽으로 들어서니 코스모스 백리 길이 시작되는데 코스모스가 그렇게 흐드러지지 않아 약간의 실망을 하고 달리는데 우리 실망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눈앞에 도로 변 양쪽에 코스모스가 쭉 도열하여 우리를 맞이하기에 우리는 그 모습에 탄성을 지르며 달린다.    이 장면을 눈으로만 보기엔 안타까워 사진촬영을 하려는데 차를 도로변에 세워두면 차량통행에 방해가 될 것 같기에 적당한 자리를 물색 중 마침 다리 밑이 있기에 우리는 그 곳에 차를 주차해 놓고 사진촬영 장소를 찾고 있는 데 장소가 그리 마땅치 않다. 오고가는 차량에 유의하면서 급한 데로 몇 장면 찍고 다음 장소를 향하여 가는데 코스모스 길이 끝없이 눈부시게 펼쳐져 있어 학교시절 미술 시간에 원근법 수업장면이 오버랩된다.. 마침 공간이 넓은 곳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기념촬영하는데 전귀옥 선생님과 김현철 선생님은 바삐 셔터를 누른다. 우린 그저 코스모스에 파 묻혀 사진촬영하는데 그 맛 또한 즐겁기가 이를데 없다.             서산에 기우는 찬란한 태양은 점점 붉은 기운을 띠고 있는 가운데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코스모스는 용혜원님의 '가을은 느끼려면'의 시심에 안겨 준다. 가을을 느끼려면         가을을 느끼려면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거리를 걸어가보라 가을을 느끼려면 아직도 그리움이 남아 있는 사랑하는 이와 속삭여보라 가을은 고독을 아는 사람에게 더 깊이 찾아온다 가을을 느끼려면 가슴에 젖어드는 가을 바람 속을 걸어 들어가라 - 용혜원의 시《가을을 느끼려면》중에서 - 정말로 이 시야말로 우리가 보고있는 이 정경에 너무나 잘 어울린다. 시인이야말로 언어의 마술사란 말이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우린 이 자리에서 마냥 코스모스에 마냥 취하고 싶지만 일몰진 망해사 모습이 보고 싶어져 우리는 서둘러 망해사 쪽으로 향하여 달려 서둘러 망해사 범종각 쪽으로 가는데 전귀옥 선생님은 일몰 모습을 놓지지 않기 위하여 카메라를 들고 뛰기 시작한다. 우리도 같이 보조를 맞추어 서둘러 망해사에 이르니 방금전까지만 해도 노을진 모습은 하나도 보이질 않고 짙은 회색빛만 가득하다. 우리는 한 발 놓친 일몰 광경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땅거미질 녘에 망해사 바로 앞까지 서해바다 물결이 찰랑찰랑 거리는 환상적인 모습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거목 팽나무와 소나무가 어슴프레한 바다와 그렁게 잘 어울리리기에 우리는 여기에서도 기념촬영을 했다.     망해사는 백제 때인 642년(의자왕 2년)에 부설거사가 처음으로 머물렀다 한다. 그 뒤 당나라 승려 중도법사가 중건하였으나 절터가 무너져 바다에 잠겼는데 조선시대인 1589년 (선조22년) 진묵대사가 낙서전을 세우고 수도하면서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의 모습은 사찰이라기보다는 암자에 가까운 소박한 절이다. '해지는 서쪽을 즐긴다'는 뜻의 낙서전과 범종각 사이의 아름드리 팽나무가  서 있어 운치를 자아낸다. 팽나무와 적당하게 굽이진 소나무 아래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기념촬영을 마치고 '망해대'로 불리는 진봉산의 전망대로 가면서 야트막한 오솔길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5분쯤 걸으니 3층짜리 콘크리트 전망대가 나타나 오르니 서쪽으로는 서정적인 바다, 동쪽으로는 우리나라 제일의 곡창지대인 김제 만경평야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데 그 맛이 아주 색다르다. 전망대가 있는 산등성이로는 심포항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펼쳐진다.    이러한 광경에 이리저리 구경한고 있는 사이에 어둠은 점점 짙어오고만 있어 우리는 주차한 곳으로 가 차를 달려 다음 행선지인 금구 '예촌'으로 향하였다. 어두은 밤길을 달리다 보니 이 길이 저 길 같고 저 길이 이 길 같아서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인지 구분이 안된다. 가다보면 다른 길이 있겠지 하며 가는데 밤길에도 코스모스는 양쪽으로 도열되어 우리의 사열을 받고 있다. 우리는 드디어 낯익은 길이 나오기에 다행히도 길을 잘 찾아 왔구나 하고 안심하며 김제 삼거리에 들어서서 금산사 쪽으로 달려 가니 금구 이정표가 나와 금구 방면으로 달려 드디어  금구 면사무소 바로 앞 '예촌'에 도착하여 저녁식사를 주문하는데 시래기국과 멸치국수를 주문하였다. 우리는 식사가 나오기전까지 이 집의 예스럽게 꾸며 놓은 분위기를 감상하며 여기저기 골동품을 구경하는데 특히 놋쇠로 만든 학교종이 옛날 학교시절을 떠 올리게 한다. 시작종은 3번(들어 가), 끝종은 두 번(나 와) 친다고 젊은 선생님께 설명하니 선생님들이 그 종을 유심히 살펴 본다. 화장실에 다녀온 선생님이 이 집 화장실을 꼭 한 번 구경하라고 귀뜸한다. 좌변기가 아주 낮아 편하고 바닥은 자갈로 깔아 놓아 청소하기에 편하게 해 놓았고 '확독'에다 세면대를 만들어 놓은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이윽고 걸판지게 나온 음식 그야말로 완전한 토속적인 맛이어서 어머니 손맛이 떠오른다. 김지선 선생은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 이런 좋은 곳으로 안내하여 줌에 대하여 고마움을 표하기에 이 곳에 잘 왔구나 하는 자부심마저 든다. 우리는 시래기국에 밥을 말아서 맛있게 먹고 또한 멸치국수를 먹는데 '국물이 끝내주어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혀에 착착 달라 붙는 맛이란....... 저녁 식사를 아주 맛있게 마치며 다음 산행 행선지를 학산으로 정하고 오늘의 감흥을 다시 새기면서 귀가길을 서둘럿다. 오늘도 행복하기 그지없는 날을 주심에 저절로 하느님께 감사기도가 드려진다.

[막내]

선생님~ 이번 산행일지 정말 명작이십니다~~!!! 짝짝짝~~ 앞으로 막내는 대장님 옆에 최대한 붙어 다니며 말을 많이 하려고 해요 ^^ ㅋㅋㅋ

[막내]

특히 태양의 의인화에 한표~!! 저도 50대에 선생님과 같은 낭만과 감수성과 천진함이 묻어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